| 현역병 출신들 “우리도 일과 후 음주운전 해도 되나?”
서울 용산경찰서는 민씨가 지난 6일 오후 11시 15분쯤 서울 용산구 한남동 한 도로에서 만취 상태로 전동 스쿠터를 몰다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혐의로 입건돼 면허취소와 범칙금 처분을 받았다고 7일 밝혔다. 민씨는 지난해 9월 사회복무요원으로 군(軍) 대체 복무 중에 있지만 처벌은 군인이나 공무원이 아닌 일반인 신분으로 받는다. 병무청에 따르면, 사회복무요원이 근무 시간 외에 범죄를 저지르는 경우 민간법상 처벌 외에 병무청 차원의 2차 징계는 따로 없다.
사회복무요원 복무관리규정에 ‘품위유지의 의무(제8조)’와 ‘근무기강 문란행위의 범위(29조의2)’ 조항이 있다. 하지만 근무 시간 외의 경우는 사회복무요원이라 하더라도 해당 규정에 구속받지 않는다는 것이다. 서울지방병무청 관계자는 “업무와 상관없이 근무 시간 외에 발생한 사항에 대해서는 병역법령 등에 따른 별도 신분상 조치는 없다”며 “업무와 연관성이 없어서 그렇다. 모든 사회복무요원에게 동일하게 적용되는 규정”이라고 말했다.
사회복무요원은 병역판정검사에서 보충역 처분을 받은 이들이 공공기관 등 공익 수행이 필요한 분야에서 대체복무를 하는 제도다. 현역 판정을 받아 실제 군에서 복무를 하는 현역병들의 경우 사회에서 범죄를 저질렀을 경우 군형법의 적용을 받고 군사법원에서 재판을 받는다. 똑같이 의무 복무를 하지만, 근무시간만 아니면 민간법 적용을 받는 사회복무요원에 비해 현역병이 되려 차별을 당하고 있는 셈이다.
일부 현역병 출신은 “우리도 일과 후 음주운전을 해도 되는 것이냐”는 반응을 내놨다. 해병대를 전역한 예비역 김모(28)씨는 “현역병, 공익 모두가 고생하는 것은 맞지만, 더 열악한 조건에서 복무를 수행하는 현역병이 오히려 손해를 보는 상황 아니냐”며 “이참에 사회복무요원에 대한 처벌 규정을 강화하는 등 어느 쪽으로든 공정한 잣대가 마련돼야할 것 같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