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이자 연출자 구교환의 원동력, "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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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교환은 티빙 "괴이"에서 고고학자 정기훈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티빙 제공

[더팩트|박지윤 기자] 구교환은 자신의 환경을 지배한다. 일을 일 자체로 보지 않고 즐길 줄 안다는 것이다. 영화 "모가디슈"의 참사관 역, "반도"의 서대위 역, 넷플릭스 " D.P."의 상병 한호열 역 등 그동안 그가 맡았던 배역들은 실존 인물처럼 생생한 생명력으로 살아 숨쉰다.

연기파 배우로 입지를 다지고 있는 구교환이 이번엔 초자연 현상을 연구하는 박사 역을 맡아 기이한 저주의 실체를 추적한다.

구교환은 지난달 29일 공개된 티빙 오리지널 "괴이"(극본 연상호·류용재, 연출 장건재)에서 초자연 현상을 연구하는 고고학자 정기훈 역을 맡아 기이한 힘과 사투를 벌이는 열연을 펼쳤다.

지난 2020년 구교환의 첫 상업 영화 "반도"의 감독 연상호가 "괴이"의 극복을 맡았다. 구교환은 "연상호 작가님이 "잘 부탁한다"고 하셨어요. 심플하지만 저에게는 부담을 줄 수 있는 좋은 디렉션이었죠. 장건재 감독님은 촬영 쉬는 시간에도 저를 정기훈 박사라고 부르셨어요. 정기훈 그 자체로 대해주셨죠"라고 회상했다.

"괴이"는 저주받은 불상이 나타난 마을에서 마음속 지옥을 보게 된 사람들과 그 마을의 괴이한 사건을 쫓는 초자연 스릴러다. 연 작가는 드라마 "방법"에 등장한 귀불을 소재로 다루면서 재앙에 휩쓸린 사람들의 혼돈과 공포, 기이한 저주의 실체를 추적하는 과정을 독창적인 세계관 위에서 흥미롭게 그려냈다.

이에 시청자들은 "연니버스" 세계관 확장을 향한 기대감을 감출 수 없었다. 그러나 작품은 총 6부작, 한 편당 약 30~40분으로 다소 짧은 분량이었고, 세계관 확장과 함께 극 중 인물들의 서사를 다 풀어내기에는 부족했다는 아쉬움이 잇따르기도 했다. 구교환은 "극 전체로서 아쉬움이 남을 수 있지만, 정기훈으로서는 수진(신현빈 분)이와 함께 그곳을 벗어날 수 있었기 때문에 알찬 엔딩이었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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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교환은 "오컬트 장르보다 인물간의 관계에 더 집중했다"고 말했다. /티빙 제공

"저는 오컬트는 장르적인 카테고리일 뿐, 기훈과 수진의 드라마라고 생각하고 접근했어요. 그래서 장르를 벗어나서 기훈과 수진, 그리고 하영(박소이분)이와의 관계, 고립된 진양군을 함께 가는 한석희(김지영 분)와의 관계를 더 중요하게 생각했죠. 기훈이는 수진이를 만나러 가는 길이었고, 수진이와 함께 그곳에서 벗어날 수 있었기 때문에 정기훈으로서는 엔딩에 만족해요."

"메시지나 주제는 시청자의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저 또한 시청자의 입장으로 말한다면 "괴이"는 마음이라는 단어에 대해 더 깊게 생각해보는 시간이었어요. 마음이 가진 스펙트럼이 넓어요. 이 단어가 정말 위력적이고 멋지지만 한편으로는 무섭다고고 느낀 거 같아요."

2008년 단편영화 "아이들"로 데뷔한 구교환은 영화 "꿈의 제인" "메기" 등에 출연하며 독립영화계 아이돌로 활약을 펼쳤다. 이후 "반도"를 시작으로 "넷플릭스 "킹덤: 아신전", 영화 "모가디슈"에 출연하며 대체 불가한 배우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지난해 넷플릭스 "D.P."에서 한호열로 분해 특유의 독특한 발성과 다채로운 연기 톤으로 전 세계 시청자들을 사로잡은 그가 차기작으로 "괴이"를 택하며 더욱 관심을 모았다. 구교환은 ""반도"랑 "모가디슈"를 보고 구교환이 차를 타면 죽는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차에 타도 죽지 않는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어요"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평소에 초자연 현상에 관심이 많아요. 그리고 처음 시나리오를 받고 나서 기훈의 첫인상이 궁금하더라고요. 인물과 시나리오가 저의 호기심을 자극했죠. 그리고 함께한 제작진과 동료 배우들을 향한 호감과 신뢰, 궁금증으로 참여하게 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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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교환은 배우이자 연출자로 대중들과 소통하고 있다. /티빙 제공

이렇게 "괴이"와 정기훈을 만난 구교환은 이번에도 틀에 갇히지 않은 연기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그는 전체적으로 어두운 작품에서 "화이팅" "나 혼자 할 수 있어" 등과 같은 대사로 분위기를 환기시키는가 하면, 유튜브 채널 월간괴담을 운영하는 괴짜 고고학자이자 사고로 아이를 잃은 절망감에 빠져 사는 아빠, 남편으로서 다채로운 면모를 드러내며 극을 가득 채웠다.

정기훈에게 다가간 방법부터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까지, 구교환의 답을 듣는 순간 그가 얼마나 디테일하게 준비했는지 알 수 있었다. 그는 "직업에 뚜렷한 형태나 모습이 정해져 있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고고학자라는 모습이 존재하는 건 아니잖아요. 그냥 우리 주변에 사는 고고학자 정기훈으로 설정했죠. 그리고 공식 설정은 아니지만 "기훈이와 수진이는 CC고, 비밀연애를 했으나 곧 들켰을 것"이라고 혼자 상상하면서 캐릭터를 만들어 갔어요"라고 설명했다.

"처음에 정기훈이 차를 운전하면서 안전 방지턱을 거칠게 넘어가는 장면이 있어요. 저랑 감독님만 아는 디테일인데 이는 기훈이의 아픔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주행이라고 생각했죠. 그리고 마지막에는 수진의 옆자리에 앉아서 안전벨트를 잘 매죠. 기훈이의 변화가 가장 잘 나타나는 두 장면이라 가장 기억에 남아요."

구교환은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오가며 "열일" 행보를 이어가면서도 또 다른 목표를 향해 열정을 불태우고 있다. 이옥섭 감독과 함께 유튜브 채널 "[2x9HD]구교환X이옥섭"을 재밌게 운영하며 "감독 구교환"으로 대중들과 소통하고 있는 것. 구교환은 "나에게 "재미"란 배우이자 창작자, 그리고 사람으로서 살아가는 원동력"이라고 말했다.

"최근 두 작품을 공개했어요. "구교환 대리운전 브이로그"라는 브이로그인 척하는 단편 영화를 연출하고 출연했고, "러브빌런"이라는 단편 영화에 출연했죠. 시나리오 작업도 꾸준히 하는 중이에요. 아직 많이 부족해서 잘 보이지 않지만 곧 티 나도록 노력해서 제 작품으로 인터뷰할 수 있는 순간이 왔으면 좋겠어요."

"제가 두 시간짜리 영화를 만든다면 그걸 보는 분들의 두 시간이 아깝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저에게도 콘텐츠나 영화는 엔터테인먼트이기 때문에 그 시간이 즐겁길 바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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