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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은 14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부인 김건희(사진) 씨와 모 기자 간 통화 녹음의 일부의 방송을 허용했다. 사진은 김 씨가 지난해 12월 26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력 부풀리기" 의혹 등에 대한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는 모습. /남윤호 기자

부정적 영향 불가피…대선 판세 요동 가능성 커져

[더팩트ㅣ신진환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주자가 또다시 위기에 직면했다. 배우자 김건희 씨와 모 기자의 통화 녹음 파일 중 일부가 전파를 탈 예정이기 때문이다. 김 씨의 경력 부풀리기 논란 등으로 어려움에 부닥쳤던 윤 후보가 재차 "배우자 리스크" 영향으로 수세에 몰릴 것으로 보인다.

법원은 수사 관련 등 일부를 제외한 공익 목적의 방송은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서울서부지법 민사합의21부(박병태 수석부장판사)는 14일 김 씨가 MBC를 상대로 낸 가처분 신청 심문을 진행하고 일부 인용 결정을 내렸다. 다만 방송금지 부분의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지 않았다. 앞서 국민의힘은 전날 MBC를 상대로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친여 성향 유튜브 채널 "서울의소리" 기자 A 씨는 지난해 7월부터 12월까지 김 씨와 여러 차례 통화하면서 녹음한 7시간가량 음성 파일을 MBC 측에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는 모 기자의 녹취록에는 정부에 대한 비판과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검찰수사, 삼부토건 전 회장과의 관계 등 정치적으로 민감한 내용 등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더라도 김 씨의 발언의 수위와 그 내용의 민감성과 파급력을 가늠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윤 후보에게 어느 정도 영향을 끼칠지 여부에 대해서도 섣불리 전망하기 어려운 분위기다. 하지만 이미 논란의 중심에 섰던 김 씨가 재차 대선 정국의 핵심 인물로 부상하면서 윤 후보에게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일단 시기가 좋지 않다. 대선이 50여 일 앞으로 다가온 만큼, 윤 후보에게는 적잖은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악재 하나에 민심이 돌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12월 말부터 이달 초까지 당 내홍 사태와 "윤핵관"(윤 후보 측 핵심관계자) 젠더 논란에 더해 김 씨의 허위 경력 이력 여파 등으로 윤 후보의 지지율이 급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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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또다시 "가족 리스크"에 발목이 잡히게 됐다. 법원은 14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부인 김건희(사진) 씨와 모 기자 간 통화 녹음의 일부의 방송을 허용했기 때문이다. /국회사진취재단

직격탄을 맞은 윤 후보는 선대위 재편과 이준석 대표와 갈등을 해소하면서 최근 다시 반등하고 있다. 또한 연일 정책과 공약을 내놓으며 표심 몰이를 하며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하지만 방송 이후 여당의 대대적인 공세와 일부 지지층 이탈을 피하기 어렵다는 것이 정치권 안팎의 중론이다.

특히 오는 설 연휴를 앞뒀다는 점에서 윤 후보의 고심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이른바 "밥상머리" 민심은 대선 표심의 "바로미터"로 여겨져 왔다. 이런 가운데 이미 불거진 "김건희 리스크"는 윤 후보의 설 명절 민심 잡기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가능성이 크다. 만약 방송 내용의 수위에 따라 국민의 눈높이와 정서에 크게 반한다면 대선 판세가 요동칠 공산이 크다.

더군다나 김 씨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의 소환을 통보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경찰은 지난해 12월 김 씨의 허위 경력 기재 의혹에 대한 수사에 착수한 상태다. 수사 당국의 칼날 위에 김 씨가 올려진 가운데 향후 "녹취록" 파장이 어느 정도까지 확대될지도 미지수다.

덩달아 김 씨도 자취를 감출 가능성도 커졌다. 애초 그가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지난해 12월 대국민 사과를 위해 기자회견을 열었을 때가 처음이었다. 이후에는 외부에 자신을 노출하지 않았다. 김 씨는 선거 전략상 "조용한 내조"에 무게를 둘 것으로 보인다.

실제 윤 후보는 지난 5일 김 씨의 향후 행보에 대해 "선거운동 과정에서 정치적 운동에 동참하기보다 조용히 봉사활동 같은 할 일을 할 수 있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국 사태 이후 처가와 처에게 집중적인 수사가 이어지며 심신이 많이 지쳐 있다. 요양까지 필요한 상황"이라고도 했다.

shincombi@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