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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세친구] 2021년 6월 1일 띠별 운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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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년 6월 1일 오늘의 띠별운세[쥐띠] 이동 변동 수가 하루를 지배하는 날이니 안 풀리는 자는 해결의 실마리를 잡을 것입니다.1960년생 : 문서상의 문제로 좋은 변호사를 구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게 됩니다.1972년생 : 사업상의 일이나 남편과의 여행 수가 보이는 날입니다.1984년생 : 근사한 주말을 위해 애인과의 여행을 준비하십시오.[소띠] 꿈자리가 사나우니 무언가 불길한 징조임이 틀림없습니다. 조심과 좌중을 요합니다.1949년생 : 동기 간으로 인한 망신 수를 겪습니다.1961년생 : 계약이 만료됐으면 줄 돈 줘서 내보내는 것이 망신을 안 당합니다.1973년생 : 주말을 앞두고 마음이 해이하면 업무 처리에 곤란함을 겪습니다.1985년생 : 물건을 파손하거나 입고 있는 옷이 찢어지니 조심하십시오.[호랑이띠] 비록 분한 마음이 들거나 어려운 일에 처해도 급하게 서둘지 말고 안정과 관용을 베푸는 지혜가 필요합니다.1950년생 : 서류상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있습니다.1962년생 : 물리적인 충돌 사고가 나도 감정보다 법으로 해라.1974년생 : 부인과의 외출은 길하고 애인과의 외출은 흉합니다.1986년생 : 효가 살아야 나라가 산다는 것을 명심하십시오.[토끼띠] 용이 물을 일었으니 어찌 어디에서 조화를 함부로 부리 리오. 되도록 나서지 않는 것이 이득입니다.1951년생 : 답답했던 서류상의 문제라면 풀릴 기 미가 보입니다.1963년생 : 명예를 양보하고 실리를 취함이 이득입니다.1975년생 : 투자는 불길하고 보험 등은 이득을 창출합니다.1987년생 : 속된 말로 조동아리 함부로 놀리면 호되게 당하는 날입니다.[용띠] 부동산을 매매하고자 하는 분은 본인의 위치에서 동쪽에 해당되는 것을 매각하십시오.1952년생 : 임자를 못 만난 경매 물건이 도처에 널려있는 격입니다.1964년생 : 안방이나 현관문이 정북은 절대 피하십시오.1976년생 : 자식으로 인한 기쁨도 따르고 하루가 즐겁고 편안합니다.1988년생 : 같은 일을 되풀이하는 가운데 보람찬 하루를 보내게 됩니다.[뱀띠] 재앙이 물러가고 복이 깃드니 하루가 편안한 날입니다.1953년생 : 명예도 높아지고 하는 일도 잘 풀립니다.1965년생 : 금전적인 이득이 따라오고 이성 문제도 잘 풀리리라.1977년생 : 서운했던 장모님과의 화해도 모색되니 아랫사람이 모양을 갖춰라.1989년생 : 친구의 애인에게 고백을 들으니 입장이 난처합니다.[말띠] 신수가 태평하니 재운도 좋아지고 가정도 화기가 돌아 안정을 하게 되는 날입니다.1954년생 : 막혔던 재물의 물꼬가 터지는구나.1966년생 : 광고를 열심히 한 만큼 물건은 많이 팔릴 것입니다.1978년생 : 동기 간의 일을 벌이려 하니 한 팔을 거들음이 이득이 됩니다.1990년생 : 돼지띠나 용띠의 도움은 이득을 달고 옵니다.[양띠] 천지 사방이 혼란한 가운데 드디어 평안을 얻게 되니 먼저는 흉하고 뒤에는 길함을 얻게 됩니다.1991년생 : 때로는 독한 면을 보임도 이득이 됩니다.1955년생 : 지금은 속을 상하게 하는 자식이 나중엔 효자 됩니다.1967년생 : 멀리 있어도 핏줄의 정은 어디 가는 것이 아니구나.1979년생 : 책 보는 것도 공부지만 현장 경험도 큰 도움이 됩니다.[원숭이띠] 비록 재수는 있다 하나 실속 면에서는 큰 이득이 안 따르니 분수에 맞는 투자를 하시길.1992년생 : 한 가지 문제를 깊이 파고들면 실속이 따른다.1956년생 : 오늘은 하는 일마다 성에 안 차니 스스로를 나무랍니다.1968년생 : 비자나 서류 문제로 하루를 소비하는 운입니다.1980년생 : 남자의 명예는 돈으로 살수 없음을 명심하십시오.[닭띠] 눈 위에 종자를 뿌리는 격이니 어찌 그 일이 결실을 보던가 사기당하기 십상입니다.1993년생 : 말만 잘하는 사람을 아직도 구분 못하니 발등을 찍히리라.1957년생 : 빌려준 돈은 함흥차사. 일찍 포기함이 나을 것입니다.1969년생 : 카드를 감당 못하며 또다시 만드는 것은 바보임을 드러내는 것입니다.1981년생 : 귀하는 일은 없으나 마음속의 근심은 태산입니다.[개띠] 가내의 근심이 있는 것이 아마도 복을 입게 되거나 그렇지 않으면 우 환이 생길 소지가 다분합니다.1994년생 : 늦게 나온 내 형제가 앞서 길을 가려고 하니 마음이 아픕니다.1958년생 : 모든 일에 대한 결과는 결국 자기 몫이다.1970년생 : 아이가 아프면 지체 말고 병원으로 달려가십시오.1982년생 : 염불엔 관심 없고 잿밥에만 관심을 갖는군요.[돼지띠] 무엇이 풀릴 듯하면서 안 풀리니 제자리에 있는만 못하며 허욕을 부리면 큰 것을 잃게 됩니다.1995년생 : 급전 빌려서까지 일을 벌일 필요는 없으니 참고하십시오.1959년생 : 문어발 식 확장은 결국 공멸로 이어집니다.1971년생 : 남편이 직장을 그만두게 되는 운입니다.1983년생 : 지갑 조심 돈 조심 불량 배 조심하십시오.

[미디어데이] '홍현희♥' 제이쓴, 웃픈 코인 수익률 공개'-49.89%'…"곧 70% 갈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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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제이쓴 인스타그램 캡처]개그우먼 홍현희 남편이자 인테리어 디자이너 제이쓴이 자신의 코인 수익률을 공개했다.5월 24일 제이쓴은 자신의 인스타그램 스토리를 통해 누리꾼들과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다.여러 질문이 오가던 중 한 누리꾼이 "이쓰니 코인 물렸어?!?! 다뺐어?!?! 난 마이너스 70퍼 뽀항항항 (안웃김)"이라며 웃고 있지만 웃지 못할 웃픈 질문을 건넸다.이에 제이쓴은 "기다려. 아슨스도 곧 70프로 갈 거 같아 휴"라며 자신의 수익률을 공개했다. 제이쓴이 공개한 코인 수익률은 마이너스 49.89%로 많은 누리꾼들의 공감을 얻었다.한편 제이쓴은 지난 2018년 홍현희와 결혼했다. 이후 홍현희 못지않은 많은 방송활동을 하며 인기를 얻고 있다.news@mediaday.co.kr[ⓒ 미디어데이 & Mediaday.co.kr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운세친구] 2021년 5월 21일 띠별 운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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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년 5월 21일 오늘의 띠별운세 [쥐띠] 신수가 태평하니 재운도 좋아지고 가정도 화기가 돌아 안정을 하게 되는 날입니다.1948년생 : 막혔던 재물의 물꼬가 터지는구나.1960년생 : 광고를 열심히 한 만큼 물건은 많이 팔릴 것입니다.1972년생 : 동기간 일을 벌이려 하니 한 팔을 거들음이 이득이 됩니다.1984년생 : 돼지띠나 용띠의 도움은 이득을 달고 옵니다.[소띠] 천지 사방이 혼란한 가운데 드디어 평안을 얻게 되니 먼저는 흉하고 뒤에는 길함을 얻게 됩니다.1949년생 : 때로는 독한 면을 보임도 이득이 됩니다.1961년생 : 지금은 속을 상하게 하는 자식이 나중엔 효자 됩니다.1973년생 : 멀리 있어도 핏줄의 정은 어디 가는 것이 아니구나.[호랑이띠] 비록 재수는 있다 하나 실속 면에서는 큰 이득이 안 따르니 분수에 맞는 투자를 하시길.1950년생 : 한 가지 문제를 깊이 파고들면 실속이 따릅니다.1962년생 : 오늘은 하는 일마다 성에 안 차니 스스로를 나무랍니다.1974년생 : 비자나 서류 문제로 하루를 소비하는 운이다.1986년생 : 남자의 명예는 돈으로 살수 없음을 명심하십시오.[토끼띠] 눈 위에 종자를 뿌리는 격이니 어찌 그 일이 결실을 맺으리라 보는가? 사기당하기 십상입니다.1951년생 : 말만 잘하는 사람을 아직도 구분 못하니 발등을 찍히리라고 봅니다.1963년생 : 빌려준 돈은 함흥차사. 일찍 포기함이 나을 것입니다.1975년생 : 카드를 감당 못하며 또다시 만드는 것은 바보임을 드러내는 것입니다. [용띠] 가내의 근심이 있는 것이 아마도 복을 입게 되거나 그렇지 않으면 우환이 생길 소지가 다분합니다.1952년생 : 늦게 나온 내 형제가 앞서 길을 갈려고 하니 마음이 아픕니다.1988년생 : 염불엔 관심 없고 잿밥에만 관심을 갖는군요.[뱀띠] 무엇이 풀릴 듯하면서 안 풀리니 제자리에 있는만 못하며 허욕을 부리면 큰 것을 잃게 됩니다.1953년생 : 급전 빌려서까지 일을 벌일 필요는 없으니 참고하십시오.1965년생 : 문어발식 확장은 결국 공멸로 이어집니다.1977년생 : 남편이 직장을 그만두게 되는 운입니다.1989년생 : 지갑 조심 돈 조심 불량배를 조심하십시오.[말띠] 이동 변동 수가 하루를 지배하는 날이니 안 풀리는 자는 해결의 실마리를 잡을 것이고 잘나가는 자는 곤란을 겪을 것입니다.1954년생 : 선전을 위하여 분주히 이동을 하게 됩니다.1966년생 : 문서상의 문제로 좋은 변호사를 구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게 됩니다.1978년생 : 사업 상의 일이나 남편과의 여행 수가 보이는 날입니다.1990년생 : 근사한 주말을 위해 애인과의 여행을 준비하십시오.[양띠] 꿈자리가 사나우니 무언가 불길한 징조임이 틀림없습니다. 조심과 좌중을 요합니다.1991년생 : 동기 간으로 인한 망신 수를 겪습니다.1955년생 : 계약이 만료됐으면 줄 돈 줘서 내보내는 것이 망신을 안 당합니다.1967년생 : 주말을 앞두고 마음이 해이하면 업무 처리에 곤란함을 겪습니다.1979년생 : 물건을 파손하거나 입고 있는 옷이 찢어지니 조심하십시오.[원숭이띠] 비록 분한 마음이 들거나 어려운 일에 처해도 급하게 서둘지 말고 안정과 관용을 베푸는 지혜가 필요합니다.1944년생 : 서류상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있습니다.1956년생 : 물리적인 충돌 사고가 나도 감정보다 법으로 해라.1968년생 : 부인과의 외출은 길하고 애인과의 외출은 흉합니다.1980년생 : 사방 어디를 둘러봐도 험난하고 힘든 일만 기다리고 있습니다.[닭띠] 용이 물을 일었으니 어찌 어디에서 조화를 함부로 부리 리오. 되도록 나서지 않는 것이 이득입니다.1993년생 : 답답했던 서류상의 문제라면 풀릴 기미가 보입니다.1957년생 : 명 예를 양보하고 실리를 취함이 이득입니다.1969년생 : 투자는 불길하고 보험 등은 이득을 창출합니다.1981년생 : 속된 말로 조동아리 함부로 놀리면 호되게 당하는 날입니다.[개띠] 부동산을 거래하고자 하시는 분은 자신이 사는 곳에서 서쪽에 해당되는 것을 거래하십시오.1994년생 : 임자를 못 만난 경매 물건이 도처에 널려있는 격입니다.1958년생 : 안방이나 현관문이 정북방향은 절대 피하십시오.1970년생 : 자식으로 인한 기쁨도 따르고 하루가 즐겁고 편안합니다.1982년생 : 같은 일을 되풀이하는 가운데 보람찬 하루를 보내게 됩니다.[돼지띠] 재앙이 물러가고 복이 깃드니 하루가 편안한 날입니다.1994년생 : 명예도 높아지고 하는 일도 잘 풀립니다.1959년생 : 금전적인 이득이 따라오고 이성문제도 잘 풀리라.1971년생 : 서운했던 장모님과의 화해도 모색되니 아랫사람이 모양을 갖춰라.1983년생 : 친구의 애인에게 고백을 들으니 입장이 난처합니다.

[미디어데이] 소유진♥백종원, 아이들과 함께 행복 넘치는 가족 나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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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소유진 인스타그램 캡처]소유진♥백종원, 아이들과 함께 행복 넘치는 가족 나들이배우 소유진이 가족 나들이 근형을 전했다.소유진은 5월 20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양재천 #가족나들이 참 좋았다"라는 글과 함게 사진과 영상을 게재했다.공개된 사진 속에는 소유진과 남편 백종원이 산책을 즐기고 있는 모습이 담겨있다. 이어 아이들과 함께 놀아주는 백종원의 모습도 훈훈함을 자아낸다.이를 본 누리꾼들은 "사진 영상 보고있으니 같이 엄마미소가", "행복한 부부"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이에 소유진은 "엄마를 안 찾으니까 그르케 좋드라고~"라는 재치 있는 댓글을 달아 웃음을 자아냈다.news@mediaday.co.kr[ⓒ 미디어데이 & Mediaday.co.kr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미디어데이] 서효림, ♥정명호·딸 조이와 봄 나들이…'슈돌' 출연 소감 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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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서효림 인스타그램 캡처]배우 서효림이 '슈퍼맨이 돌아왔다' 출연 소감을 전했다.서효림은 지난 4월 26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나의 행복 나의 보물들 어제 즐겁게 보셨나요?"라는 글과 함께 여러 장의 사진을 게재했다.공개된 사진 속에는 사진은 서효림이 남편 정명호 씨와 딸 조이와 함께 화목한 봄나들이를 즐기고 있는 모습이 담겨있다.이어 "짧았지만 저희도 뜻깊은 시간이었어요. 많은 고민 끝에 조이에게 좋은 추억을 선물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용기 내서 시작했는데 많은 분들께서 조이를 예뻐해 주셔서 정말 감사드려요"라며 출연을 결심했던 이유를 밝혔다.그러면서  "가족이 나오고 또 아기가 나오다 보니 엄청나게 걱정되고 떨리고 또 걱정했거든요. 혹시라도 제가 실수할까 봐. 부족한 부분이 많았을 텐데 예쁘게 봐주셔서 감사드리고, 지금처럼 건강하고 밝고 웃음이 많고 씩씩한 아이로 잘 키울게요."라고 덧붙여 시청자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한편, 서효림은 지난 2019년 배우 김수미의 아들 정명호 씨와 결혼해 부부의 연을 맺어 슬하에 1녀를 두고 있다. 또, 이들 가족은 최근 KBS 2TV 예능 프로그램 '슈퍼맨이 돌아왔다'에 출연해 화제를 모았다.news@mediaday.co.kr[ⓒ 미디어데이 & Mediaday.co.kr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운세친구] 2021년 4월 1일 띠별 운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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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년 4월 1일 오늘의 띠별운세 [쥐띠] 비록 재수는 있다 하나 실속 면에서는 큰 이득이 안 따르니 분수에 맞는 투자를 하시길.1948년생 : 한 가지 문제를 깊이 파고들면 실속이 따릅니다.1960년생 : 오늘은 하는 일마다 성에 안 차니 스스로를 나무랍니다.1972년생 : 비자나 서류 문제로 하루를 소비하는 운입니다.1984년생 : 남자의 명예는 돈으로 살수 없음을 명심하십시오.[소띠] 눈 위에 종자를 뿌리는 격이니 어찌 그 일이 결실을 보던가 사기당하기 십상입니다.1949년생 : 말만 잘하는 사람을 아직도 구분 못하니 발등을 찍히리라고 봅니다.1961년생 : 빌려준 돈은 함흥차사. 일찍 포기함이 나을 것입니다.1973년생 : 카드를 감당 못하며 또다시 만드는 것은 바보임을 드러내는 것입니다.1985년생 : 귀하는 일은 없으나 마음속의 근심은 태산입니다.[호랑이띠] 가내의 근심이 있는 것이 아마도 복을 입게 되거나 그렇지 않으면 우환이 생길 소지가 다분합니다.1950년생 : 늦게 나온 내 형제가 앞서 길을 갈려고 하니 마음이 아픕니다.1962년생 : 모든 일에 대한 결과는 결국 자기 몫입니다.1974년생 : 아이가 아프면 지체 말고 병원으로 달려가십시오.1986년생 : 염불엔 관심 없고 잿밥에만 관심을 갖는군요.[토끼띠] 무엇이 풀릴 듯하면서 안 풀리니 제자리에 있는만 못하며 허욕을 부리면 큰 것을 잃게 됩니다.1951년생 : 급전 빌려서까지 일을 벌일 필요는 없으니 참고하십시오.1963년생 : 문어발 식 확장은 결국 공멸로 이어집니다.1975년생 : 남편이 직장을 그만두게 되는 운입니다.1987년생 : 지갑 조심 돈 조심 불량배를 조심하십시오.[용띠] 이동 변동 수가 하루를 지배하는 날이니 안 풀리는 자는 해결의 실마리를 잡을 것이고, 잘나가는 자는 곤란을 겪을 것입니다.1952년생 : 선전을 위하여 분주히 이동을 하게 됩니다.1964년생 : 문서상의 문제로 좋은 변호사를 구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게 됩니다.1976년생 : 사업상의 일이나 남편과의 여행 수가 보이는 날입니다.1988년생 : 근사한 주말을 위해 애인과의 여행을 준비하십시오.[뱀띠] 꿈자리가 사나우니 무언가 불길한 징조임이 틀림없습니다. 조심과 좌중을 요합니다.1953년생 : 동기 간으로 인한 망신 수를 겪는다.1965년생 : 계약이 만료됐으면 줄 돈 줘서 내보내는 것이 망신을 안 당합니다.1977년생 : 주말을 앞두고 마음이 해이하면 업무 처리에 곤란함을 겪습니다.1989년생 : 물건을 파손하거나 입고 있는 옷이 찢어지니 조심하십시오.[말띠] 비록 분한 마음이 들거나 어려운 일에 처해도 급하게 서둘지 말고 안정과 관용을 베푸는 지혜가 필요합니다.1954년생 : 서류상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있습니다.1966년생 : 물리적인 충돌 사고가 나도 감정보다 법으로 해라.1978년생 : 부인과의 외출은 길하고 애인과의 외출은 흉합니다.1990년생 : 효가 살아야 나라가 산다는 것을 명심하십시오.[양띠] 용이 물을 일었으니 어찌 어디에서 조화를 함부로 부리 리오. 되도록 나서지 않는 것이 이득입니다.1955년생 : 명예를 양보하고 실리를 취함이 이득입니다.1967년생 : 투자는 불길하고 보험 등은 이득을 창출합니다.1979년생 : 속된 말로 조동아리 함부로 놀리면 호되게 당하는 날입니다.1991년생 : 답답했던 서류상의 문제라면 풀릴 기미가 보입니다.[원숭이띠] 부동산의 매입 의사가 있으신 분은 자신이 사는 곳에서 남쪽에 해당되는 것을 매입하십시오.1956년생 : 안방이나 현관문이 정북은 절대 피하십시오.1968년생 : 자식으로 인한 기쁨도 따르고 하루가 즐겁고 편안합니다.1980년생 : 같은 일을 되풀이하는 가운데 보람찬 하루를 보내게 됩니다.1992년생 : 임자를 못 만난 경매 물건이 도처에 널려있는 격입니다.[닭띠] 재앙이 물러가고 복이 깃드니 하루가 편안한 날입니다.1957년생 : 금전적인 이득이 따라오고 이성문제도 잘 풀리라.1969년생 : 서운했던 장모님과의 화해도 모색되니 아랫사람의 모양을 갖춰라.1981년생 : 친구의 애인에게 고백을 들으니 입장이 난처합니다.1993년생 : 명예도 높아지고 하는 일도 잘 풀립니다.[개띠] 신수가 태평하니 재운도 좋아지고 가정도 화기가 돌아 안정을 하게 되는 날입니다.1958년생 : 광고를 열심히 한 만큼 물건은 많이 팔릴 것입니다.1970년생 : 동기 간 일을 벌이려 하니 한 팔을 거들음이 이득이 됩니다.1982년생 : 돼지띠나 용띠의 도움은 이득을 달고 옵니다.1994년생 : 막혔던 재물의 물꼬가 터지는구나.[돼지띠] 천지 사방이 혼란한 가운데 드디어 평안을 얻게 되니 먼저는 흉하고 뒤에는 길함을 얻게 됩니다.1959년생 : 지금은 속을 상하게 하는 자식이 나중엔 효자 됩니다.1971년생 : 멀리 있어도 핏줄의 정은 어디 가는 것이 아니구나.1983년생 : 책 보는 것도 공부지만 현장 경험도 큰 도움이 됩니다.1995년생 : 때로는 독한 면을 보임도 이득이 됩니다.

내복만 입고 거리 헤맨 3살 아이…울면서 행인에 “도와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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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지역의 최저기온이 영하 18도로 떨어진 지난 8일 내복 차림의 3살 아이가 거리를 헤매다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아이는 행인에게 “도와주세요”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 강북경찰서는 아이의 모친인 A씨를 아동복지법상 유기·방임 혐의로 입건해 조사 중이라고 10일 밝혔다. A씨는 딸 B(3)양을 집에 혼자 방치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B양은 지난 8일 오후 5시40분쯤 서울 강북구의 한 편의점 앞에서 내복 차림으로 떨고 있다 행인에게 발견됐다. 서울에 최저기온 영하 18.6도의 강추위가 몰아친 날이었다. B양은 A씨가 아침에 출근한 뒤 9시간가량 아무것도 먹지 못한 채 집에 혼자 있었으며, 배가 고파 집 밖으로 나왔다가 문이 잠겨 들어가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남편 없이 홀로 B양을 키우고 있었다. 아이가 발견된 곳은 집에서 100m 정도 떨어진 곳으로, 바지는 대소변으로 젖은 상태였다. 아이를 발견한 행인은 “아이가 울면서 ‘도와 달라’고 했다”고 전했다. 경찰은 B양이 이전에도 홀로 거리를 떠도는 등 아이가 상습적으로 방치됐다는 주민의 진술을 확보했다. 다만 학대 의심 사례가 접수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혐의를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B양은 분리조치해 친척집에서 지내고 있다”며 “상습 방임이 있었는지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권구성 기자 ks@segye.com

"정인아, 정말 미안해" 화환 200개 육박…첫 재판 D-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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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더 잔인해야 살인죄가 되나요." 서울 양천구에서 숨진 16개월 입양아 "정인이"의 입양모 A씨의 재판이 이틀 앞으로 다가온 11일, 서울남부지검과 서울남부지법 앞에 A씨 엄벌을 촉구하는 내용의 화환들이 쇄도하고 있다. 이날 오전 서울남부지검과 서울남부지법 앞에는 70여개의 근조 화환이 늘어섰다. 정인이 사건을 수사한 검찰청 앞에는 30개의 화환이, 장씨 재판을 진행하는 법원 앞에는 40개의 근조 화환이 설치될 예정이지만 실제 행렬에 참여하는 화환은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각 화환에는 "정인아 미안해 사랑해", "정인아 영원히 사랑해", "꽃같이 이쁜 정인이 사랑하고 보고싶다" 등 정인이를 추모하는 문구가 적혔다. "가장 악질적이고 추악한 살인자들", "검사님 정의를 보여주세요" 등 엄벌을 촉구하는 내용의 문구도 있었다. 근조화환 행렬 옆에는 학대로 숨진 정인이와 다른 아이 11명의 사진도 전시됐다. 이번 행사를 주최한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공혜정 대표는 "저희가 입수할 수 있었던 피해 아동들이다. 실제로는 더 많을 것"이라며 "정인이 만의 문제가 아니라 이렇게 많은 아동이 사망했는데, 제발 좀 강하게 처벌해달라는 이야기"라고 취지를 밝혔다. 협회가 진행하는 화환 행렬은 이번이 세번째다. 지난달 14일부터 18일까지 첫번째 근조 화환 행렬을 진행했고, 지난달 21일부터 24일까지 2차 행렬도 열렸다. 이번에 늘어선 화환까지 합치면 시민들이 보낸 화환은 총 170개다. 여기에 화환 행렬을 보고 개인적으로 화환을 보낸 이들도 있어, 그 동안 200개 가까운 화환이 남부지검과 남부지법 앞에 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근조 화환 행렬과 함께 1인 피켓 시위도 진행된다. 이날 시위자로 참여한 B(38)씨는 "두 달 전 이 사건에 대해 알게 됐다"면서 "이후 잠도 잘 못 잤다. 그래서 오늘 반차 내고 시위에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렇게라도 목소리를 내지 않으면 나중에 똑같은 일이 반복해서 벌어질 것 같아서"라고 덧붙였다. B씨는 11개월 된 아이를 키우는 엄마다. 한쪽에서는 양부모를 살인죄로 처벌해달라는 서명식도 진행됐다. 서명을 받고 있던 이모씨(55)는 "소아과 선생님과 부검의 등이 양부모에게 살인 의도가 있었다고 하는데도 학대치사 혐의로 기소됐다"며 "이걸 공소장에 살인죄로 반영해달라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화환에는 바람개비도 설치됐다. 현장에서 만난 김승희(43·전북 전주시)씨는 "원래 바람개비는 외국에서도 아동학대 근절을 상징하는 데 쓰인다"면서 "아동학대의 의미를 알리고자 한 회원이 직접 손으로 종이 오리고 코팅까지 해 50개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번 근조 화환은 오는 15일까지 진행된다. 1인 피켓시위와 학대로 숨진 아이들 사진 전시전은 13일까지다. 13일은 서울남부지법에서 A씨의 첫 재판이 열리는 날이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3부(부장판사 신혁재)는 오는 13일 A씨의 아동학대치사 혐의, A씨 남편의 아동복지법 위반(아동학대 등) 혐의 첫 재판을 연다. 법원은 이 재판의 쏠린 관심을 고려해 민사법정 두 곳에서 해당 재판을 생중계할 예정이다. 법원은 정인이 사건의 방청권도 추첨제로 배포할 예정이다. 보통 "선착순"으로 방청권을 배포했는데, 이번엔 사회적 관심이 커지면서 방청객이 많아질 것으로 보고 추첨제로 바꾼 것이다.

노부모·자녀 ‘이중 부양’에 급급… 노후 준비 시기 놓쳐 ‘우울’ [연중기획-피로사회 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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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에 다니는 50대 후반의 A씨는 얼마 전 회사에서 전직 지원 프로그램 참여를 독려하는 메일을 받게 되면서 충격에 빠졌다. 아직 충분히 더 일할 수 있고, 자녀 결혼도 시켜야 하는데 퇴직 대상자로 몰렸다는 생각 때문이다. 1980년대 대학 졸업 후 취업해 앞만 보고 달려오면서 노후 계획은 미뤄둔 상태였다. A씨는 “자산은 살고 있는 집에다 예금 조금이고, 노후 준비는 국민연금과 퇴직금 정도”라며 “준비가 안 돼 있다는 두려움과 막막함 등을 느낀다”고 말했다. 은퇴 후 노후를 어떻게 보낼 것인가는 5060(50∼60대) 신중년 세대의 가장 큰 고민이다. 여행, 취미생활을 하며 여유로운 노후를 바라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자산은 부동산에 묶여 있고, 국민연금 수급액만으로는 부족한 경우가 많다. 퇴직 후에도 부모 부양, 자녀 지원 등 돈 들어갈 데는 여전하다. 늦은 나이까지 경제활동을 해야 하는 처지인 셈이다. ◆사망 13∼16년 전까지 경제활동 27일 보건복지부 등에 따르면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은퇴 후 기대여명이 가장 짧다. 기대여명은 어느 연령에 도달한 이후 몇 년 동안 생존할 수 있는가를 계산한 평균 생존연수를 말한다. 2018년 기준으로 한국 남성노인은 72.3세 은퇴하고, 은퇴 후 기대여명은 12.9년이다. 여성 노인은 72.3세 은퇴하고 16.3년을 더 산다. OECD 평균 은퇴 연령은 남성 65.4세, 여성 63.7세, 은퇴 후 기대여명은 각각 17.8년, 22.5년이다. 한국 노인들이 다른 나라에 비해 훨씬 오랜 기간 일을 하면서, 경제활동에서 벗어나 사망에 이르기까지 기간이 짧은 것이다. 실제로 70∼74세 노인의 경제활동참가율은 35.3%로, OECD 평균 16.2%의 배에 달한다. 사회참여나 보람, 건강 등을 위해 계속 일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경제적인 이유가 적지 않다. 2019년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 고령층 부가조사를 보면 근로 희망 사유로 ‘생활비 보탬’이 59.04%로 가장 높았다. 이어 일하는 즐거움 33.94%, 무료해서 3.3%, 사회가 필요로 함 2.22% 순이었다. 이 같은 불안정한 고령층 노후 문제는 은퇴를 시작한 신중년 세대가 증가하면서 더 악화할 수 있다. 신중년은 50~69세 연령대를 말하는데, 올해 전체 인구의 30%를 차지하고, 2026년 32.2%까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들은 정년을 채우지 못하고 일찍 직장에서 나오게 되는데, 노부모와 자녀 ‘이중 부양’의 부담을 지고 있다. 노후 대비가 취약할 수밖에 없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실시한 ‘신중년의 안정적 노후 정착을 위한 생활실태조사’에서 신중년이 희망하는 근로 참여 연령은 평균 69.2세이며, 70세 이상까지 근로 활동을 희망하는 비율은 59.9%로 절반을 넘었다. 58.1%가 소득을 위해 일하고 싶다고 답했다. ◆부부 월 267만원 필요한데 수입은 부족 은퇴 후 가장 큰 걱정은 생활비다. 지출은 계속되는데 수입은 많이 줄어든다. 국민연금공단 국민연금연구원의 ‘국민노후보장패널’ 8차 조사 결과를 보면 50대 이상 중·고령자는 표준적인 생활을 하는 데 필요한 ‘적정 노후 생활비’로 부부 267만8000원, 개인 164만5000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저 생활비는 부부 기준 194만7000원, 개인 기준 116만6000원이었다. 그러나 통계청의 2019 가계금융복지조사 자료를 보면 가구 소득(근로소득, 사업소득, 재산소득, 이전소득)은 은퇴 전 평균 6255만원에서 은퇴 후 2708만원으로 감소했다. 월 226만원 수준으로, 생활비를 겨우 충당하는 수준이다. 자산 대부분이 부동산이어서 유동성이 부족하고, 현금 수입은 국민연금 등 공적연금에 의존하고 있어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국민연금 가입 기간이 20년 이상인 수급자의 월평균 연금액이 92만원이다. 신중년과 고령자들을 위한 일자리는 충분하지 않다. 자영업을 하지 않는 경우 연령이 높아질수록 할 수 있는 일은 단순노무와 임시직이 대부분이다. 노후 스트레스는 우울감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신중년의 안정적 노후 정착을 위한 생활실태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38%가 우울 상태라고 답했다. 배우자가 없는 경우(54%), 1인 가구인 경우(53.4%) 우울 상태 비율이 높았다. 전체 응답자 중 2.7%는 자살을 생각해 본 적이 있는 것으로 확인했다. 가구 소득이 낮을수록 자살을 생각한 경험이 있다고 답한 비율이 높았다. 노후 문제 해결을 위해 고령층의 높은 경제활동 참가 원인 등을 분석하고 소득지원과 고용 두 가지 측면에서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고제이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공적연금과 기초연금 등 현행 노후소득보장제도만으로는 충분하지 않고, 재정부담 문제도 있어 고용 측면에서 함께 해결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며 “중고령자 고용에 대한 책임은 정부와 기업이 적절하게 분담하는 것이 고령화 시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자체·공공기관 진로컨설팅 활용 ‘경제력 유지’ 은퇴 후에는 이전과는 다른 생활이 펼쳐진다. 재정 상태는 물론 사회적 지위도 달라진다. 이로 인한 스트레스를 줄이려면 대비가 필요하다. 27일 한국고용정보원 ‘한눈에 보는 신중년 5060 경력설계 안내서’ 등에 따르면 퇴직 후 가장 큰 변화는 자신의 지위다. 은퇴로 사회에서 인정해주는 명함이나 직함이 없어진다. 사회에서 고립되지 않도록 지역 사회단체나 자원봉사단체 참여 등 연결고리를 만드는 노력이 필요하다. 가정 안에서는 아내와 남편의 역할이 변한다. 전통적으로 남편이 돈을 벌어오고 아내는 살림하는 구조였다면 은퇴 후에는 새로운 역할분담을 해야 한다. 나이가 들면서 체력이 떨어질 수 있기에 규칙적인 운동으로 건강관리를 해나가야 한다. 정기적으로 들어오던 소득이 없어지면서 소비에도 제약을 받는다. 퇴직 후 경제력에 걸맞은 삶을 영위하려면 지금부터 소비수준을 바꿀 필요가 있다. 가정경제의 지출 요인을 분석하고 낭비 요인을 제거해 효율적으로 자산을 관리해야 한다. 자녀와 관련된 재무위험을 줄이고 가족 간 재무에 대한 대화로 사전에 갈등을 줄여야 한다. 또 국민연금과 퇴직연금, 개인연금 등 정기적인 수입원을 확보하고, 주택연금이나 농지연금 등을 활용해 부동산 자산과 금융자산의 비율을 적절하게 유지한다. 인생 후반전을 준비하고 있다면 지방자치단체와 공공기관 등에서 운영하는 진로컨설팅지원 프로그램을 활용해도 좋다. 국민연금관리공단에서는 재무와 건강, 여가 등 다양한 영역에 대한 진단과 상담, 교육 등을 제공하고 있다. 전국 109개 지사에서는 노후준비 일반상담을, 전문상담사가 배치된 16개 지사에서는 노후준비 심층상담인 전문상담과 재무설계 서비스를 각각 받을 수 있다. 한국고용정보원이 운영하는 ‘대한민국 평생 현역 준비프로젝트’는 만 40세 이상 재직자 및 구직자를 대상으로 한다. 생애경력설계 자가진단을 해보고 그에 따른 경력 관리, 상담을 진행한다. 퇴직자나 퇴직 예정자를 대상으로 전직지원서비스도 제공한다. 서울시50플러스재단에서 운영하는 ‘50플러스 포털’에서는 장년층 대상 채용정보, 학교·복지기관·지역 등과 연계한 사회공헌활동 정보 등을 볼 수 있다. 일자리 수요와 인재 데이터를 매칭하는 인재뱅크, 창업 관련 교육 및 지원 프로그램, 상담서비스 등도 운영하고 있다. 부산, 대전 등 지자체별로 비슷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시니어인턴십’은 한국노인인력개발원이 만 60세 이상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사업이다. 개발원과 운영기관에서 진행하는 교육을 이수한 시니어 근로자를 채용한 기업이 인턴(3개월) 과정을 거쳐 6개월 이상 고용 계약을 맺으면 월 급여의 50%(1인당 최대 270만원)를 정부가 해당 기업에 지원한다. 이진경 기자 ljin@segye.com

그들만의 ‘물징계’… 뇌물·성추행 걸려도 법복 벗으면 끝 [탐사기획-법관징계 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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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은 법관의 파면 절차를 다른 공무원보다 엄격히 규정하고 있다. 국회의 탄핵소추와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필요하다. 사법부의 독립과 법관의 신분보장이 법치주의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판사는 3권분립 원칙과 신분보장 제도하에서 헌법과 법률에 따라 공정하게 재판할 수 있다. 법관의 신분보장은 유무죄나 이해충돌 사안의 최종 심판자인 사법부가 정치권력과 금력, 여론 등에 휘둘리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국민의 뜻이 반영된 것이다. 그만큼 법관들은 어떤 공직자보다 더 엄격한 잣대를 스스로와 동료 법관들에게 들이대야 한다. 하지만 세계일보가 7일 공무원 징계 및 윤리 전문가와 함께 1995년 이후 25년간 법관 징계 사례 43건을 전수 분석한 결과, 26건(60.4%)이 다른 공무원과 비교해 솜방망이 처벌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징계 사유로는 ‘위신 실추’가 38건(88.3%)이었고, ‘직무상 의무 위반’이 5건이었다. ‘위신 실추’ 사례로는 ‘떡값’ 등 뇌물수수 및 향응·접대가 10건(23.2%)으로 가장 많았고, ‘사법행정권 남용’ 9건(20.9%), 음주운전 6건(13.9%), 성비위 4건(9.3%) 순이었다. 음주운전 중 2건은 뺑소니 혐의까지 포함됐다. 징계 이후엔 대체로 법복을 벗었다. 수감자와 현직을 제외한 28명 중 14명이 징계 후 1년, 5명이 2년 이내에 변호사로 개업했다. 억대의 뇌물수수 행위나 음주뺑소니 사고 같은 엄중한 사안에서도 연루 법관들은 정직 이하 징계를 받았다. 반면 다른 공직자들은 유사한 사례에서 파면·해임 같은 중징계에 처해졌다. 파면·해임과 정직 이하 징계는 추후 공직 임용 제한과 공무원 연금·퇴직수당 삭감 등에서 차이가 크다. 1990년 이후 언론에 보도될 정도의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뒤 아무런 징계 없이 사표가 수리된 법관도 30명이 넘었다. 이 같은 제식구 봐주기식 법관 징계 관행은 국민의 사법 불신을 부채질하는 요인이다. 헌정 사상 처음으로 현직 법관이 탄핵소추된 사태나 사법부 수장인 대법원장의 거짓말이 드러나 대법원장 탄핵론이 제기되고 있는 참담한 상황도 이 같은 사법 불신의 귀결이라는 지적이다. 이번 분석에 참여한 한 전문가는 “헌법이 법관들의 신분과 재판의 독립성을 보장해 주는 것은 ‘그만큼 높은 도덕성이 뒷받침될 것’이라는 전제에 따른 것”이라며 “다른 공무원과 비교해 법관들에게 오히려 낮은 수위의 징계만 이뤄져 왔다는 사실은 우리 사회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꼬집었다. ◆100만원 이상 수뢰 공무원 ‘무조건 파면’인데… 법관은 ‘정직’ - (상) 한없이 가벼웠던 법관의 죗값 1993년 김영삼정부 출범 직후 이뤄진 고위공직자 재산 공개는 사법부를 송두리째 뒤흔든 사건이었다. 대규모 땅투기 의혹에 휩싸인 김덕주 당시 대법원장 등 법관 십수명이 법복을 벗었다. 법원에 대한 국민 신뢰가 바닥을 쳤고, 이는 1995년 6월 법관윤리강령 제정의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 “법관윤리강령은 법관 윤리를 제고하고 재판 신뢰를 회복할 획기적인 조치가 될 것입니다.”(최종영 당시 법원행정처장) 법관 윤리에 대한 문제의식이 형성된 것도 바로 그 즈음이었다. 윤리강령 제정 직후 헌정 사상 첫 법관 징계가 이뤄진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었다. 징계는 조직의 도덕성을 거울처럼 비춘다. 그로부터 25년, 법원은 과연 국민 염원대로 모범을 보여 왔을까. 7일 세계일보 취재팀이 공무원 징계 및 윤리 전문가들과 함께 1995년 이후 25년간 법관 징계 43건을 전수 분석한 결과는 실망스럽다. 법관이 아닌 이들의 잘못에 엄정했던 법원은 ‘제 식구’들의 잘못에는 관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6년 사법부 수장이 약속한 징계 법관에 대한 공무원 연금 삭감 등의 대책도 ‘공염불’에 그쳤다. ◆43건 중 38건 ‘위신 실추’… 수뢰·향응 최다 1956년 제정된 법관징계법은 법관이 법원의 위신을 떨어뜨리거나 직무상 의무를 위반했을 때 징계하도록 해놓았지만 40년 가까이 유명무실했다. 물의를 일으키면 징계 대신 법복을 벗고 나가는 게 ‘불문율’이었기 때문이다. 첫 징계 대상은 1995년 8월 이선희 서울가정법원 판사였다. 그는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한 남편의 선거운동을 도왔다가 법원의 위신 실추를 이유로 ‘감봉 6개월’ 징계를 받았다. 전체 43건(정직18건·감봉16건·견책9건) 중 이 같은 ‘위신 실추’가 38건이었고, 비위 유형은 뇌물수수와 음주운전, 성비위, 폭행, 막말 등으로 다양했다. 징계 법관 42명 중 21명이 남성 부장판사였고, 징계 당시 나이(평균 43.2세)는 30대가 12명, 40대가 24명, 50대가 6명이었다. 최고령과 최연소는 각각 57세(뇌물수수), 31세(지하철 몰카)였다. 징계 이후엔 대체로 법복을 벗었다. 수감자와 현직을 제외한 28명 중 14명이 징계 후 1년, 5명이 2년 이내에 변호사로 개업했다.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을 받는 이규진 전 부장판사만 변호사 개업을 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다른 공무원은 ‘무조건 파면’인데 법관은 ‘정직’ “이건 뭐, 솜방망이나 다름없네요….” 분석에 참여한 전문가 3명은 법관 징계를 다른 공무원 징계 사례와 비교 분석한 뒤 한목소리로 “징계 수위가 눈에 띄게 낮다”고 평가했다. 3명 모두 43건 중 13건(30.2%)은 ‘(다른 공무원 징계와 비교해) 약하다’고 판단했다. 3명 중 2명이 ‘약하다’로 판단한 건은 13건이었다. 3명 모두 ‘평이하다’고 본 건 배우자 상해(정직 2개월) 등 3건뿐이었다. 법원은 특히 법원 바깥에서 저지른 비위에 온정적이었다. 대법원 공고에 따르면, 2019년 5월 김세준 서울남부지법 판사는 혈중알콜농도 0.163%의 만취 운전을 하다가 적발됐다. 2018년 12월 음주운전 처벌을 강화한 ‘윤창호법’ 시행 이후였지만 대법원 결정은 감봉 2개월에 그쳤다. 이는 같은 해 3월 국토교통부 국장급 간부가 음주운전(0.151%)으로 정직 1개월을 받은 것과 대비된다. 장세영 인천지법 부장판사는 2016년 11월 음주운전을 하다가 고속도로에서 차량 2대를 친 뒤 달아났다. 인적 피해를 낸 음주뺑소니는 당시 공무원징계령 기준으론 최소 정직, 현재 기준으로 최소 해임인 중대범죄이지만 법원은 감봉 4개월로 매듭지었다. 반면 법원 내부 잡음엔 엄정했다. 2007년 10월 정영진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는 “부적절 처신 판사들이 징계 없이 요직으로 발령되고 있다”며 대법원장 징계를 주장하다가 정직 2개월의 중징계를 받았다. 이는 공판검사 성추행(정직 1개월)이나 택시기사 폭행(감봉 6개월)보다 수위가 높았다. 강호석 인천시 행정심판위원(변호사)은 “표현의 자유를 벗어났다는 이유로 정직까지 내린 것은 과도해 보인다”고 분석했다. 들쭉날쭉한 징계수위는 법관 징계에 관한 양정기준이 법원 내부에 따로 없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유봉 한국법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법관은 징계기준이 법적 형태로 제시되어 있지 않은데, 변호사와의 이해충돌이나 재판 관련 정보 취급, 정치적 의견 표명 등에 관한 징계기준이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다만 ‘사법행정권 남용’과 관련해선 의견이 다소 엇갈렸다. 오정일 경북대 교수(행정학)는 “다른 공무원과 비교한다면 상급자에게 하는 정보보고가 기획업무에 속할 수 있다”며 수위가 강했다는 의견을 냈고, 나머지 2명은 대체로 약했다고 판단했다. 재판 독립을 위한 신분보장 조항은 사실상 비위 법관들의 ‘보호막’으로 작용했다. 2015년 이후 억대의 뇌물수수로 구속된 최민호·김수천 판사에게 내려진 징계는 정직 1년이 전부였다. 2015년 정부는 100만원 이상 뇌물을 받은 공무원을 ‘무조건 파면’ 하도록 법을 바꿨으나 법관은 예외였다. 그해 뒷돈 516만원을 받은 50대 경찰은 원칙에 따라 파면됐다. 파면·해임이 공무원에게 치명적인 이유는 추후 공직 임용이 제한되고 연금과 퇴직수당이 크게 깎이기 때문이다. 바꿔 말하면, 법관들은 다른 공직자보다 비난 가능성도 크고 더 무거운 죄를 저질러도 불이익은 더 적게 받는다는 얘기다. ◆연금 삭감으로 ‘제머리 깎겠다’더니 사법부도 이런 문제를 의식하고 있었다. 2016년 뇌물수수로 현직 판사가 구속되자 양승태 당시 대법원장은 대국민 사과와 함께 “정직 6개월 이상 법관의 연금 감액 등 각종 대책을 추진하겠다”고 공언했다. 국회 탄핵소추가 필요한 파면 조치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면 그에 준하는 징계 규정을 마련해 법관들의 일탈을 막겠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여태껏 연금 감액을 비롯해 비위 법관의 재판 배제 조치 등은 거의 개선되지 않았다. 다른 공무원들처럼 징계부가금을 5배로 높인 게 사실상 전부다. 법원행정처 측은 “당시 추가 검토 후 현실적인 여러 문제로 연금 감액 등 조치가 이뤄지지 않은 것이 맞다”며 “법원행정처 윤리감사관 신설로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향응은 관행” 억울하거나… “내 잘못” 반성하거나 징계를 받은 전직 법관들은 대부분 인터뷰를 꺼렸다. 인터뷰에 응한 법관 중 일부는 억울함을 토로했고, 일부는 “부당한 징계가 아니었다”며 잘못을 인정했다. “그렇게까지 비난받을 일을 했다곤 생각하지 않습니다만….” 1998년 ‘의정부 법조비리’ 때 변호사로부터 향응을 제공받았다가 징계처분을 받은 전직 법관 A씨는 취재팀과의 통화에서 “징계 결정을 받아들였다”면서도 억울함을 피력했다. 그 시절 수많은 법관들이 그와 비슷한 향응을 제공받았음에도 따로 징계를 받진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A씨는 변호사의 법관 향응을 ‘관행’ 정도로 기억했다. 그는 “그때는 어떻게 보면 여론(압박)에 막 밀렸다”며 “통상적으로 법관에 대해 할 만한 그런 (징계 수위의) 기준은 넘은 것 같다”고 말했다. 견책 처분을 받은 경험이 있는 전직 법관 B씨는 “(비위행위를 했을 때) 사직서를 내는 게 일반화해 있었다”며 “사직을 하면 징계를 못하게 돼 있었던 것 같다”고 기억했다. ‘사표를 내지 않고 징계를 받은 이유가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나갈 마음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그는 “당시 언론에 보도된 것과 다른 내용이 많지만 어쨌든 문제가 일어났기 때문에 징계가 부당하다고 생각하진 않는다”며 “제 책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음주운전으로 징계를 받았던 전직 법관 C씨는 징계와 관련해 “제가 명백히 실수를 한 부분이고 징계 사유는 아무 문제가 없었다”고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제 스스로 법원장님께 (음주운전 사실을) 보고 드리고 법관징계위원회에 출석해 변명도 해봤지만 생각보다 중징계가 나왔다”며 “일종의 권고사직을 당한 셈”이라고 떠올렸다. ◆뇌물·성추행 걸려도 법복 벗으면 끝… 관대한 내부 잣대 “그동안 사법부는 ‘제 식구 감싸기’ 관행을 여실히 보여줬어요. 사법농단을 ‘위헌적 행위’라고 못 박고도 여태껏 징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게 대표적이죠. 이대로라면 또 아무도 책임지지 않고 넘어갈 게 뻔해 보이네요.” 그의 말에선 법원에 대한 불신이 묻어났다. ‘잘못한 사실이 드러나면 바로 법복 벗고 나가기’라는 법원의 오랜 관행은 이런 불신을 키운 주범이었다. ◆징계 없이 사표 수리, 최소 32명 7일 취재팀이 학계 연구를 토대로 언론보도들을 확인한 결과, 사법부 불신의 일단이 드러났다. 1990년 1월 이후 언론에 보도될 정도의 비위나 사회적 비난 가능성이 큰 물의를 일으켰으나 징계가 청구되지 않은 법관 사례가 최소 55건은 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그중 절반이 넘는 32명이 사표를 냈고, 대법원은 징계 없이 사표를 수리했다. 나머지는 구두 경고나 주의, 전보 조치로 마무리된 것으로 보인다. 물론 징계청구 사안에 대한 판단은 사안의 성격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고, 언론에 보도됐다고 무조건 징계감인 것도 아니다. 그러나 헌법기관이자 인권과 정의 수호의 마지막 보루로서 사법부와 법관의 존재 이유를 감안했을 때 납득이 어려운 사례가 적지 않았다. 다른 공직자였다면 무겁게 처분했을 금품·향응수수 등이 대표적이다. 취재팀이 취합한 55건 중 28건(50.9%)이 금품·향응 관련이었다. 2006년 조모 서울고법 부장판사는 사건 청탁을 대가로 ‘법조 브로커’ 김홍수씨에게서 1억2000만원의 금품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으나 따로 징계가 청구되지 않았다. 사표를 내고 나간 그는 알선수재 혐의가 인정돼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같은 해 전주지법 군산지원에선 재판에 넘겨진 조직폭력배 출신 피고인의 동생으로부터 향응과 골프 접대를 받은 판사들의 사표가 대법원 조사 도중 수리돼 비판 여론이 고조됐다. 이에 대법원은 2006년 ‘법관의 의원면직 제한에 관한 예규’를 제정해 징계가 청구됐거나 수사 통보 혹은 직무상 위법행위가 있다고 판단될 경우 사표를 허용하지 않기로 했다. 하지만 무용지물이었다. 이듬해 폭력조직 출신과 어울려 필리핀 등지에서 골프 접대를 받은 것으로 전해진 정읍지원 판사를 비롯해 예규 제정 이후 사표가 수리된 사건은 14건이었다. 2017년엔 ‘은폐 의혹’까지 제기됐다. 법원행정처가 검찰로부터 문모 부산지법 부장판사의 골프·유흥 접대 비위 정황이 담긴 문건을 전달받고도 구두경고로 매듭지은 사실이 언론에 알려지면서다. 해당 판사는 지역 건설업자로부터 수년간 10여차례 룸살롱과 골프접대를 받았으나 징계가 청구되지 않았다. 성범죄 사건도 4건이나 됐다. 2011년 황모 서울고법 부장판사는 출근길 지하철에서 20대 여성을 성추행한 혐의로 현행범 체포됐다. 하지만 대법원은 감찰 착수 뒤 사의를 표명한 황 판사의 사표를 즉각 수리했다. “직무 관련 위법 행위가 아니어서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였다. 2015년 징계 없이 사표 수리된 유모 울산지법 판사는 대학 후배 성추행 혐의로 벌금 700만원을 선고받았다. 판결문에 따르면 유 판사는 노래방에서 피해자의 민감한 부위를 만지고, 얼굴에 입을 맞췄다. ◆“알려지지 않은 사례 훨씬 많을 것” 언론에 알려진 것만 이 정도일 뿐 외부에 알려지지 않고 조용히 넘어 간 사례는 더 많을 것이란 게 법원 안팎의 관측이다. 그동안 꾸준히 불거진 판사 막말 논란만 봐도 그러한 짐작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2015년 이모 수원지법 부장판사는 온라인 댓글로 노무현 전 대통령을 ‘투신의 제왕’에 비유하는 등 수천건의 막말 댓글을 달았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법원 내부에서도 “중징계가 불가피하다”는 여론이 일었다. 하지만 법원 결정은 전보 조치 후 사표 수리였다. 이밖에도 40대 판사가 69세 진정인에게 “어디서 버릇없이 툭 튀어나오냐”고 말하거나, 피고인 대리로 나온 70대 할머니에게 “딸이 아픈가본데 구치소 있다 죽어나오는 꼴 보고 싶으십니까?” 등의 막말 사례가 꾸준했으나 징계로 이어지진 않았다.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봐주기 관행은 외국에도 있으나 우리나라가 좀 심한 편”이라고 꼬집었다. ◆고위법관의 징계 재량권 줄여야 이런 관행들의 근저엔 ‘법복을 벗는 것이 곧 중징계’라는 사법부의 그릇된 인식이 깔려있다. 일부에선 법관에 대한 법원의 징계청구권과 결정권 독점이 제식구를 감싸게 한 것이라고 보기도 한다. 현실적인 대안으로 징계위원 구성 다양화 등을 통해 징계에 대한 법원 고위층의 재량권을 축소하고 징계 절차의 투명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승재현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징계위원회에 외부위원보다 법관이 한 명 더 많아 법관들의 의견이 중요하게 작용한다”며 “외부위원을 실질적으로 꾸려 제대로 된 심의를 할 수 있게 만들어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법관, 누구보다 엄격한 자기검열 필요” “주위에서 다들 조용히 좀 하고 나가라고 했죠. 그런데 그러기 싫더라고요.” 지난달 12일 서울지방변호사회에서 만난 이선희(72) 변호사는 ‘1호 징계 판사’라는 낙인이 찍힌 데 대해 “부당한 징계였다”고 말했다. 그는 남편인 고 이해봉 의원의 대구시장 선거를 도왔다가 ‘법원 위신 실추’를 이유로 1995년 8월 감봉 6개월을 받았다. 법관 징계는 당시로선 ‘일대 사건’이었다. 법조계와 언론에선 ‘백년사법 첫 징계자’라며 수군댔다. 그는 반발했다. “그때는 지금처럼 공직선거법 처벌 규정에 ‘부부는 예외로 한다’는 조항이 없었어요. 입법 미비 상태였던 셈이죠. 제가 법원으로부터 징계를 받고 난 직후(1995년 12월) 법이 고쳐졌습니다.” "물의’를 일으키면 조용히 퇴장하는 게 관례였던 시절이었다. 심지어 “여자가 무슨 판사를 하느냐”는 성차별적 비난까지 공공연했다. 더구나 그는 법원 주류였던 서울대 출신도, 수도권 태생도, 남성도 아니었다. 그런데 왜 끝까지 버텼을까. “저도 부담감이 컸죠. 주변에서는 ‘가정법원 판사 했으니 변호사로 돈 잘 벌 텐데 왜 버티냐’고 했어요. ‘판사인 당신마저 말을 못하면 어느 여성이 문제를 제기할 수 있겠느냐’던 지인의 말이 힘이 됐죠.” 그는 “언제까지 있을 겐가”라고 묻는 윤관 당시 대법원장의 말에 “있고 싶을 때까지 있겠다”고 답했다고 한다. 징계 이후인 2001년 그는 기존 판례를 거스르고 “친일파 후손의 재산권은 보호할 가치가 없다”는 판결을 내려 이목을 모았다. 사람들은 “승진을 포기하니 저런다”고 쑥덕였다. 하지만 그는 별다른 인사 불이익을 받진 않았다고 했다. 사법연수원 교수로 4년간 후배들을 가르쳤고, 퇴직 후에는 초대 양육비이행관리원장에 올랐다. 그는 이를 “스스로에게 떳떳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며 당부의 말을 전했다. “법관은 이 사회 어느 누구보다 엄격한 자기검열이 필요해요. 자기가 잘못을 저질러놓고 남의 잘잘못을 따질 순 없죠. 항상 거울 위에 있다고 생각하고 행동하길 바랍니다.” ◆“사표 수리 자체가 징계란 내부 인식 잘못 대법원장 독점 징계위원 선발권 바꿔야” ‘솜방망이’ 일색인 법관 사회의 징계 관행을 어떻게 끊어낼 수 있을까. 지난달 29일 취재팀과 만난 성창익(51·사법연수원 24기)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사법감시센터 소장은 “(법원이) 내부 식구에 온정적인 면이 있었다”며 대법원장 입맛대로 구성되는 징계위원회 구성이 대표적인 문제라고 지적했다. 성 소장은 판사로 법조계에 발을 디딘 뒤 변호사, 판사를 거쳐 다시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다. 법조계 전반에 걸쳐 넓은 식견을 가졌다고 평가 받는다. 성 소장은 법관 사회가 비위 판사들에게 관대할 수밖에 없는 이유로 ‘온정주의’를 꼽았다. “판사로 일할 때 ‘외부에서 보면 내 식구 감싸기처럼 보일 수 있겠다’ 싶더라고요. 동료로서 개인적 친분이 있다 보니 다른 법관을 비난하기 어렵고, 합당한 불이익을 주라고 말하기도 어렵죠.” 제도적 맹점으로는 먼저 법관징계위 위원의 편향적 구성을 지적했다. 법관징계위는 위원장 1명을 포함해 총 7명인데 7명 모두 대법원장이 임명한다. 대법원장 입맛에 맞는 징계위원이 위촉되는 셈이다. 성 소장은 “징계위원을 뽑는 데 시민사회의 의견이 실질적으로 반영될 수 있도록 위원 임명 방식을 바꿔야 한다”며 “대한변호사협회장이 추천하는 사람을 징계위원으로 위촉하는 등 다양한 방법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법관 내부에서 제대로 징계 청구를 하지 않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비위 행위를 한 법관을 그대로 두면 사법부의 신뢰가 훼손된다’는 논리 하에 법원은 사표 수리로 징계를 대신해왔다. 성 소장은 “(법원 내에선 물의를 빚은 판사의) 사표를 수리하는 게 가장 큰 징계라는 생각이 있는 것 같다”며 “징계 없이 사표가 수리되면 변호사 개업에 지장이 없어 변호사로 활동하는 데 혜택을 주는 측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최근 임성근 부장판사에 대한 탄핵 논란과 관련해선 “정상적으로 재판과정이 작동되지 않았다면 시민사회가 이를 견제하고 잘못에 상응하는 책임을 물을 수 있어야 하는데, 그 장치가 바로 (대의기관인 국회의) 탄핵 소추권”이라고 말했다. ◆‘지하철 도촬 판사’ 日은 파면 韓은 감봉 2012년 8월 일본 오사카 언론이 들썩였다. 하나이 도시키(華井俊樹·당시 28세) 오사카지법 판사보(10년차 미만 판사)가 출근길 전동차에서 휴대전화로 여성의 신체를 몰래 촬영하다가 현장에서 붙잡힌 것이다. 가뜩이나 도촬(몰카) 범죄가 일본의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던 때여서 법원과 지역사회의 충격은 더 컸다. 하나이 판사는 경찰에서 처분 보류로 풀려나자마자 곧바로 사표를 냈으나 반려됐다. 다수의 추가 범행이 드러난 데다 그가 사형 선고를 내리는 막중한 역할을 맡았던 법관이라는 점 등이 작용했다. 검찰은 지방자치단체 조례 위반 혐의로 벌금형의 약식명령을 청구했고, 같은 해 9월 법원은 벌금 50만엔(약 532만원)을 선고했다. 이와 별개로 일본 사회는 하나이 판사를 ‘파면’시켰다. 일본 재판관탄핵재판소에서 “법관에 대한 국민의 존경과 신뢰를 실추시켰다”며 그를 탄핵한 것이다. 이 사건은 법관 탄핵이 전무한 한국 법조계에서 종종 언급되는 사례다. 공교롭게 국내에서도 비슷한 사건이 있었기 때문이다. 2017년 7월 서울동부지법 성범죄 전담 재판부에서 근무하던 31살 홍모 판사는 지하철 전동차에서 여성의 신체를 몰래 촬영하다가 현장에서 검거됐다. 검찰이 약식기소했고 법원은 홍 판사에게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이와 관련해 홍 판사에 대한 법원 내 징계는 ‘감봉 4개월’에 그쳤다. 도촬 범죄를 저지른 일본과 한국 판사의 법조인 경력과 혐의, 법적 처분은 거의 비슷했지만 징계 결과에서 운명이 갈린 셈이다. 사표를 내고 변호사로 개업한 홍 판사와 달리 하나이 판사는 지금도 법조인 자격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日 “도촬 법관 봐주기 땐 사법 불신 초래” 이유 탄핵 철퇴 - (중) 법관징계 4개국 국제설문 한국에서 법관 탄핵은 지금까지 한 번도 없었다. 그동안 범죄나 비리에 연루된 판사도 적지 않았으나 그 누구도 파면되지 않았다. 법관은 탄핵 또는 금고 이상의 형의 선고에 의해서만 파면이 가능하고, 탄핵의 경우 직무상 헌법과 법률을 위반한 때에만 국회 탄핵 소추 절차와 헌법재판소 탄핵 심판 절차를 거치도록 헌법에서 법관의 신분을 강력하게 보장하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다. 사법부도 비위를 저지른 법관들에게 법복을 벗고 나가 민간인 신분에서 처벌받도록 하거나 정직 1년 이하의 징계로 마무리하는 관행에 익숙해졌다. 미국과 일본 등 주요 선진국도 대부분 우리처럼 ‘재판의 독립’을 위해 법관의 신분을 강력하게 보장한다. 하지만 드물게 비위 법관을 탄핵한 경우가 있다. 법원 내부에 경종을 울리는 동시에 사법 신뢰를 훼손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취재팀은 외국의 법관 탄핵 사례가 우리 사회에 시사하는 바가 작지 않다고 보고, 가까운 일본의 탄핵 판결문을 입수해 분석했다. 일본에서는 접대·향응과 성범죄, 우리의 검찰총장에 해당하는 검사총장 사칭 등 사유로 7명의 법관이 탄핵됐다. 그중 일곱 번째로 2013년 4월 하나이 도시키(華井俊樹·당시 29세) 오사카지법 판사보(10년 미만 판사)가 탄핵된 이유는 ‘지하철 도촬’ 탓이었다. 당시 일본에서 도촬 범죄는 지방자치단체 조례를 근거로 6개월 이하 징역형 혹은 50만엔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지는 비교적 가벼운 범죄였다. 하나이 판사 측도 잘못은 인정하되 ‘이 정도 범죄로 탄핵은 지나치다’는 주장을 폈지만 탄핵을 피하지 못했다. 다른 사람도 아닌 판사가 도촬 범죄를 저지른 데다 가벼운 징계에 그칠 경우 국민의 사법 불신을 초래할 수 있다는 일본 사회의 우려가 반영된 엄단 조치다. ◆“범행 이후 진지한 자세로 반성” 8일 일본 재판관탄핵재판소 판결문을 보면, 우선 하나이 판사는 체포 직후부터 모든 혐의를 인정하고 경찰 조사에 적극 협조하는 등 진지한 반성의 모습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사직 의사를 밝혔을 때부터 탄핵 재판에 이르기까지 6개월 동안 보수와 상여금을 반환했으며 ‘퇴직금을 받지 않겠다’는 의사도 피력했다. 이런 부분은 재판부도 충분히 인정했다. 재판부는 “피소추인의 진술과 지인들에게 ‘사법부 전체에 대한 신뢰를 실추시켜 버린 것을 깊이 후회한다’고 편지를 쓰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결코 현실에서 도피하지 않고 진지하게 마주하는 자세가 인정된다”고 보았다. 무려 67명에 달하는 하나이 판사 측 변호인들도 이를 부각하며 탄핵 사유가 된 ‘지하철 도촬’과 법관 탄핵 보호법익의 경중을 비교해야 한다는 취지의 주장을 폈다. 과거 탄핵된 법관들이 연륜 있고 징역형이 선고된 중대 범죄를 저지른 데 반해, 하나이 판사는 법조인 경력이 짧고 지자체 조례 위반이라는 비교적 가벼운 범죄를 저질렀다는 것이다. 하나이 판사 측은 또 동종 범죄에 대한 변호사협회의 징계 수준과 과거 직접적인 성추행을 한 법관이 파면되지 않은 사례도 근거로 들었다. 하지만 재판부의 태도는 단호했다. 재판부는 “조례 위반이라고 해서 경미한 범죄라고 속단할 수 없으며 국민들이 판사에 거는 기대와 신뢰는 법조인 경력 등과 상관없다”며 “변호사협회의 징계 수준과 과거 성추행 사례 등은 해당 사건의 경중과 판단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법관에 대한 존경과 신뢰 실추’가 이유 ‘헌법이 법관의 신분을 두텁게 보장하는 취지는 법관이 언제나 국민의 두터운 존경과 신뢰를 얻어야 한다는 근거이다.’ 하나이 판사 탄핵 판결문에는 일본 사회가 법관에게 거는 기대가 고스란히 묻어났다. 재판부는 ‘사법권 행사가 국가권력의 간섭을 받기 쉽다는 인류공통의 역사적 체험’ 등을 들어 사법권 독립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재판관이라는 지위에는 윤리규범이 내재되어 있다”며 윤리규범을 어긴 하나이 판사의 행위를 질타했다. 법원의 사회적 위상도 고려 대상이었다. 재판부는 “기술 발전에 따라 도촬의 방법이 점점 더 교묘해지는 상황에서 만약 이 사건이 파면되지 않는다면 ‘도촬은 판사조차도 면직되지 않는 행위’라는 잘못된 인식을 줄 수 있다”며 “여성에 대한 인권의식이 결여된 비열한 범죄를 저질러 법관이 구축해온 사법 전체에 대한 국민의 존경과 신뢰를 실추시켰다”며 파면을 선고했다. 일본에서 법관이 파면되면 최소 5년 이상 법조인 자격을 잃게 되며 추후 법조계를 위한 진정성 있는 노력 등이 인정돼야 자격을 회복할 수 있다. 역대 파면된 7명의 법관 중 4명만 자격을 회복했다. ◆“법관 신뢰 훼손, 법조계 전체에 악영향” 물론 법체계가 다른 일본의 탄핵 사례를 우리나라에 직접 대입하긴 어렵다. 하나이 판사가 도촬을 이유로 탄핵된 것은 일본 재판관탄핵법에 ‘법관으로서 위신을 상실하는 비행’도 탄핵 사유로 들어 있기 때문이다. ‘직무상 헌법과 법률 위반’을 탄핵 사유로 보는 우리보다 범위가 넓다. 반면 탄핵 외의 법관 징계 수위만 따졌을 때 일본이 우리보다 가벼운 측면도 있다. 일본에서 활동하는 정해황 변호사는 “일본에선 법관징계법이 제정된 1947년 당시 판사의 월급인 과료 1만엔과 계고(경고)가 징계 처분의 전부”라며 “법관의 신분을 보장해주려는 경향이 강해 금전이든 인사든 웬만해선 불이익을 주지 않으려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정 변호사는 “일본의 징계 제도가 극단적인 측면이 있다”면서도 탄핵 사례가 법관들의 윤리의식과 국민 신뢰도 측면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다 줄 수 있다고 보았다. 정 변호사는 “일본에서는 판사에 대한 신뢰도가 법조계에서 가장 높다”며 “판사에 대한 신뢰 훼손이 법조계 전체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위기가 강하고 그만큼 판사들이 스스로에게 엄격하다”고 전했다. ◆“법관 탄핵, 사법 독립과 균형 필요” “법관의 독립 원칙은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법관 탄핵과 사법 독립의 밸런스가 필요합니다.” 바바 겐이치(馬場健一·59·사진) 일본 고베(神戶)대 법학연구과 교수는 8일 법관 탄핵제도와 관련해 사법 독립 원칙과의 균형을 강조했다. 일본 헌법은 법관의 독립적 업무 수행과 함께 국민의 탄핵권을 인정하는 법관 파면 조항을 두고 있다. 이에 따른 재판관탄핵법은 법관이 △직무상 의무를 현저히 위반하거나 △직무를 심각하게 태만히 한 때 △기타 직무를 불문하고 법관으로서의 위신을 현저히 상실한 비행이 있을 경우를 탄핵소추 대상으로 하고 있다. 헌법에 직무 집행상 헌법·법률에 위배될 때 법관의 탄핵소추를 의결할 수 있도록 규정한 한국보다 탄핵소추 요건이 훨씬 넓다. -일본의 재판관탄핵재판소와 검찰 역할을 하는 재판관소추위원회는 어떻게 구성하나. “재판소는 중의원(하원), 참의원(상원) 각 7명, 총 14명의 국회의원으로, 소추위는 국회의원 20명(중·참의원 각 10명)으로 구성된다.” -한·일 탄핵제도를 비교하면. “일본이 한국보다 소추 요건이 폭넓다. 그래서 난용(亂用)될 위험도 크다. 소추 청구는 누구나 할 수 있다. (소추 청구에) 증거도 필요하지 않다.” -법관 탄핵 사례는. “소추 청구는 2만2000건 이상 있었다. 이 중 재판이 이뤄진 것은 9건이다. 전후 혼란기에 있었던 최초의 2건은 불파면이었고, 이후 7건은 파면됐다. 과거에 담당 사건과 관련한 이익 공여와 같은 오직(汚職)사건도 있었고, 21세기에 들어선 뒤의 3건은 아동매춘, 스토커, 도촬(몰래카메라)과 같이 한심스러운 사건들이다. 이렇게 탄핵재판은 누가 봐도 법관으로서 용납할 수 없는 사건을 일으킨 경우 이루어진다.” -한국에서 법관의 잘못에 대해 처벌이 약하다는 등 사법 불신이 있다. “예를 들어 수뢰는 명백한 범죄여서 탄핵에 부쳐도 좋다. 그런데 그렇게까지 입증될 수는 없는 재판 업무 자체를 이유로 하는 탄핵소추나 탄핵을 쉽게 인정하면 난용될 위험이 있다. 정치적 이유로 법관을 탄핵하는 길이 열릴 위험이 있다. 일본에 법관 탄핵제도가 있지만 실제 발동은 극히 필요한 최소한의 경우에 국한돼 운영된다. 그렇다고(탄핵이 극히 적다고) 법관에 대한 국민의 불신이 깊은 것은 아니다. 그래서 국민의 사법 불신을 해결하기 위해 탄핵제도를 활용한다는 것은 위험한 발상으로 보인다.” -의원으로 구성된 탄핵재판소·소추위가 정당·정치의 영향을 받을 우려는 없나. “1970년대 정부에 불리한 위헌 결정을 내렸다는 이유로 담당 법관에 대한 탄핵소추가 청구된 사건이 있다. 탄핵까지 이르지는 않았으나 큰 사회적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사법부는 큰 정치적 상처를 입었다. 이런 경험 때문에 위헌심사가 감소했으며, 국회 측도 노골적인 재판 개입을 삼가려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현재 그런 문제는 뚜렷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그러나 현재 자민당 체질을 생각하면 앞으로도 탄핵재판이 여당·정부에 의한 사법통제에 이용될 일이 없다고 말할 수 없다.” -법관 탄핵제도의 개선점은. “일본의 경우 법관 탄핵을 정치적으로 이용하거나 법관의 활동을 위축시키기 위해 이용할 위험이 있다. 그렇게 되면 법의 지배나 삼권분립이 파괴된다. 한국은 헌법재판소가 많은 위헌 결정을 내리고 일본보다 법원, 사법의 활약이 크다. 모든 일에는 장단점이 있다. 국회에 의한 탄핵재판을 활성화함으로써 한국 사법의 단점을 개선하려는 것이 거꾸로 (한국 사법의) 장점을 잃어버리는 일이 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수뢰판사, 美·英·佛선 ‘파면’ 가능한데… 韓은 고작 ‘정직 1년’ 2016년 9월 억대의 뇌물수수 혐의로 현직 부장판사가 검찰에 구속된 사건이 있었다. 당시 많은 국민이 놀라거나 분노했고 사법부는 발칵 뒤집혔다. 하지만 해당 판사에게 내려진 법원 차원의 징계는 정직 1년이었다. 이는 탄핵을 제외하고 우리나라에서 법관에게 내려질 수 있는 최고 수위 징계다. 만약 같은 일이 다른 나라에서 발생했다면 어땠을까. “영국에서 법관이 뇌물을 받았다면 파면(removal)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영국에서 활동하는 이소영 변호사(법무법인 루이스 실킨)는 8일 뇌물 같은 중대 범죄는 법관뿐 아니라 영국의 모든 법조인에게 자격 박탈 등 강한 제재가 불가피한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이 변호사는 “(영국에서) 법관의 비위는 상당히 드문 일”이라며 “법관에 대한 사회적 신뢰가 대단히 높은데 이는 한국과 비교해 부러운 점”이라고 말했다. 법관의 사회적 위치와 역할을 중시하고 판결에 대한 권위를 존중하며 그 신분을 두텁게 보장하는 것은 법치주의가 올바로 작동하는 국가에서 공통적이다. 그만큼 법관들이 국민의 신뢰를 저버리는 언행을 삼가고 최선을 다해 공정한 재판을 해줄 것이란 기대가 크다. 그런데 자국의 법관이 윤리적으로나 법적으로 그런 기대와 어긋난 행위를 저지른다면 어떻게 대처할까. 세계일보는 영국·미국·프랑스·일본 현지에서 변호사로 활동하거나 한 경험이 있는 변호사들의 도움과 연구보고서를 바탕으로 4개 나라의 법관 징계제도와 징계 관련 법조계 기류가 우리나라와 어떤 차이가 있는지 살펴봤다. 이들 나라는 법관 징계위원 구성이나 징계 청구권이 일반 시민에게도 열려 있고, 법관에 대한 사회적 신뢰가 대체적으로 높았다. ◆법관 징계청구권 개방적이나 무분별한 청구 방지 장치 둬 우선 법관에 대한 징계청구권을 소수의 고위 법관이 독점하고 있는 우리나라와 달리 누구나 징계 청구를 할 수 있도록 했다. 영국과 미국에선 ‘법관이 비위행위에 연루돼 있다’고 주장하는 누구나 법관행동조사국(JCIO·영국)이나 연방항소법원(미국)에 징계를 청구할 수 있다. 인종·성차별적 발언, 법관 지위 남용 등의 이유로도 징계 청구가 가능하다. 다만 두 나라 모두 무분별한 징계 청구를 방지하기 위해 ‘재판 결과에 대한 불만’을 이유로 징계 신청을 하지 못하게 했다. 미국은 대부분의 징계 신청이 조사 단계 이전에 각하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10년 시민에 의한 판사 징계 청원 제도를 신설한 프랑스도 사법절차의 본인 관련성만 인정되면 사법관이 직무 수행 중에 한 행위에 대해 징계를 청원할 수 있다. 이 역시 판결 내용에 관해선 불가능하며 청원심사위원회를 거쳐 최고사법관회의 회부 여부가 결정된다. 최고사법관회의는 법관 징계를 결정하는 독립적인 기구다. 외국은 법관 징계위원의 임명권을 분산시켜 징계위원 구성도 다양화했다. 대법원장이 외부인사 3명을 포함해 징계위원 7명 모두를 임명·위촉해 ‘폐쇄적’이란 지적을 받는 한국과 차이가 뚜렷했다. 가령 미국 뉴욕주는 법관 징계를 심의하는 법관윤리위원회 위원을 뉴욕주지사, 뉴욕주 대법원장, 뉴욕주 의회가 각각 4명, 3명, 4명을 지명하도록 한다. 11명의 위원 중 적어도 2명 이상은 비법률가로 구성된다. 프랑스 최고사법관회의 내 판사분과위원회 역시 판사와 변호사, 대통령·하원의장·상원의장이 사법부와 의회 바깥에서 2명씩 지명한 외부 인사 등 14명으로 꾸려진다. 징계 처분 범위는 대체로 넓었다. 한국은 최고 수위가 정직 1년이고 파면의 경우 국회 탄핵소추와 헌법재판소 심판 절차가 필요하지만 미국과 영국, 프랑스는 징계 처분으로도 파면까지 할 수 있다. 우리나라 사법체계에 많은 영향을 준 것으로 평가되는 독일의 사법체계도 행정적 절차에 따른 법관 징계는 견책뿐이지만 징계소송을 통해 파면이나 해임이 가능하다. 법관이 형사처벌을 받으면 연금청구권도 잃을 수 있다. 일본은 징계 자체는 계고(경고)와 1만엔(약 10만6000원) 이하의 과료 두 가지밖에 없지만, 국민 누구나 국회 재판관소추위원회에 법관에 대해 탄핵 소추를 청구할 수 있다. 1948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2만2319건의 법관 탄핵 청구가 접수돼 9건이 일본 재판관탄핵재판소에 넘겨졌다. ◆외국도 법관 징계 활발하진 않아… 일본·영국은 법관 윤리의식 엄격 다만 외국이라고 법관의 일탈이 적다거나 징계가 활발한 것은 아니었다. 특히 미국은 법관에 의한 비위가 많은 것으로 평가된다. 대단히 심각한 비위가 아닌 이상 징계로부터 법관을 보호하려는 경향이 강한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음주운전으로 체포된 미국의 저명인사들의 신상과 사건 내용을 알리는 ‘알코올 문제 및 해결’ 사이트를 보면, 미국에서 음주운전으로 체포된 법관은 60명에 이른다. 미국에선 역대 15명의 연방법관이 탈세와 위증, 성범죄 등 사유로 탄핵 소추돼 8명이 인용된 바 있다. 안준성 미국 변호사는 “미국은 선거나 대통령 임명으로 판사가 되기 때문에 판사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우리나라와 근본적으로 차이가 있다”며 “(국민이 기대하는 윤리의식 수준이) 여타 선출직 공직자와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2010년 프랑스에선 부부싸움 도중 배우자를 때리고 흉기로 상해를 입힌 판사가 ‘연금 수령이 중지되지 않는 파면’ 결정을 받기도 했다. 2014년에는 판사가 인터넷에서 만난 12∼13세 아동과 성적인 대화를 하고 화상 카메라 앞에서 음란행위를 요구한 사실이 드러나 해임되기도 했다. 김중호 프랑스 변호사(법무법인 아르케)는 “법관의 징계 과정이 외풍에 영향을 받지 않도록 제도화돼 있지만 (법관 징계가) 외부적으로 이슈화되는 경우가 거의 없으며 실제 판사책임에 대한 무거운 징계가 이루어지는 경우도 많지 않다”고 했다. 하지만 ‘법관 개인의 비위 행위가 사법부 전체의 신뢰를 해칠 수 있다’는 점에 있어서는 대체로 의견이 일치했다. 정해황 일본 변호사(법무법인 오르비스)는 “일본에서는 1981년 이후 부적절한 이익 수수에 따른 탄핵은 한 건도 없었다”며 “적어도 (내가 아는 한) ‘판사가 뇌물을 수수했다’는 취지의 의혹 보도조차 접한 적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소영 변호사도 “판사 임용심사 때 윤리의식을 매우 중요하게 보는 영국에서 판사가 징계대상이 되는 사례는 흔하지 않다”며 “영국에서 변호사와 판사로 수십년간 활동한 동료 변호사한테 물어보니 ‘뇌물수령이나 부패로 징계를 받았다는 사례를 들어본 적이 없다’고 말하더라”고 전했다. ◆제 머리 못 깎는 사법부… 85% “법관에 맞춘 징계기준 필요” “법원 내부 자체 사정활동 강화 차원에서 법관 징계제도를 활성화해야 합니다.” 1993년 5월 열린 전국법원장회의에서 이용훈 서울지법 서부지원장이 “소속 법관들의 집약된 의견”이라며 꺼낸 말이다. 문민정부 출범 이후 몰아닥친 사정 한파 속에서 법원 내부 우려가 담겨 있다. 이런 위기의식이 그해 6월 일어난 ‘3차 사법파동’의 도화선이 됐다. “대법원장인 저는 전국의 모든 법관들과 더불어 사죄의 말씀을 드립니다.” 세월이 흘러 사법부 수장에 오른 이용훈 대법원장은 2006년 9월 ‘법조 비리’ 사태에 연루된 부장판사가 검찰에 구속되자 “자성하겠다”며 고개를 떨궜다. 당시 이 대법원장이 내놓은 대책도 역시 감찰과 징계 강화였다. 30년 가까운 시간이 흐르는 동안 일이 터질 때마다 사법부는 번번이 ‘뼈를 깎는 쇄신’을 약속했다. 지켜지진 않았다. 그동안 폭행과 막말, 성범죄, 음주뺑소니 등 법관 범죄와 비위는 끊이질 않았다. 판사 2명이 억대 뇌물수수로, 전직 대법원장이 사법행정권 남용 혐의로 구속되는 ‘참사’까지 일어났다. 최근 김명수 대법원장의 거짓말 논란과 임성근 부장판사에 대한 탄핵추진도 그 연장선이다. 사법부가 ‘제 머리 깎기’를 주저하는 사이 국민 신뢰를 얻을 기회는 점점 더 사라져만 갔다. 사법부와 법관이 이토록 빈번하게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키는 선진국은 찾아보기 드물다. 사법부 행태에 깊이 실망한 국민은 이제 말뿐인 약속이 아닌 실질적인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법관 징계, 누구보다 엄정해야” 전문가들은 법관 징계제도 개선이 사법부 신뢰회복의 첫 실마리가 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9일 세계일보와 비영리 공공조사 네트워크 ‘공공의창’이 공동기획하고 휴먼앤데이터가 실시한 대국민 설문조사(전국 19세 이상 성인 1000명 대상)에서도 전체 응답자의 70.9%가 범죄 판사에 대한 엄정한 징계가 사법부 신뢰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보았다. 재판 경험이 있는 응답자(76.5%)와 재판 경험이 없는 응답자(69.5%) 모두 긍정적이었다. 법관이 다른 직업보다 월등히 높은 윤리 기준을 적용받아야 한다는 여론은 뚜렷했다. 법관 징계 수준이 ‘다른 공무원보다 더 엄정해야 한다’는 응답(76.6%)은 ‘동일해야 한다’(19.7%), ‘가벼워야 한다’(1.3%)를 크게 앞질렀다. 현실은 정반대다. 세계일보 취재팀이 공무원 징계 및 윤리 전문가들과 역대 법관 징계 43건을 분석한 결과 26건(60.4%)이 다른 공무원과 비교해 ‘솜방망이’로 평가됐다. 징계 결과가 기준 없이 ‘고무줄’로 적용됐다는 지적이다. 법관 징계에 대한 양정기준이 법원 내부에 따로 없기 때문이다. 분석에 참여한 이유봉 한국법제연구원 연구위원은 “(판사들처럼) 일부 공무원만 징계 수준이 유달리 낮다는 사실은 공직사회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며 “판사 업무의 특성을 따져 부적절한 법정 발언 등 사례를 취합하고 유형화해 그에 맞는 징계 기준을 설정해 알릴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설문에서 전체의 85%가 ‘법관에 관한 징계기준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81% “죄지은 법관, 파면돼야” 최근 법원 안팎에서는 국회의 법관 탄핵소추를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헌법에 명시돼 있긴 하지만, 전례가 없었다. 자칫 탄핵이 사법부 독립성을 훼손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징계’의 관점에서 국민들은 법관도 얼마든지 파면 대상이 돼야 한다고 보고 있다. 그동안 다른 부처 공무원이라면 판면될 법한 중대 범죄도 법관이라는 이유로 정직 1년 이하로 비교적 가벼운 징계를 받은 게 사실이다. 국민들은 법관 징계 조항에 파면·해임이 없다는 사실을 다수(65.8%)가 몰랐다고 하면서도 뇌물수수나 음주뺑소니 등 중범죄를 저지른 경우 상당수(60.7%)가 파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른 공무원 징계 수준을 감안해 파면해야 한다’는 응답도 20.3%나 됐다. ‘최대한 자제해야 한다’는 답변은 14.3%에 그쳤다. 다만 법원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징계수위에 대한 온도차가 있었다. ‘법원을 신뢰한다’는 응답자의 50.4%가 ‘파면은 최대한 자제해야 한다’고 본 반면, ‘신뢰하지 않는다’는 응답자들의 22.1%만 자제해야 한다고 봤다. 법원을 신뢰하는 응답자들은 법관 징계제도 강화를 전반적으로 부정적으로 판단했고, 60대 이상일수록 그 기류가 뚜렷해졌다. 국민들은 탄핵 조건과 관련해선 ‘직무와 무관한 범죄나 비위도 조건이 돼야 한다’고 보았다. 찬성(69.6%)이 반대(20.1%)의 3배 이상이었다. 헌법은 ‘직무상 법 위배’만 법관 탄핵의 조건으로 명시하고 있다. 2006년 7월 정부와 국회, 대법원이 모여 개최한 ‘법조비리 근절 당정협의회’에서 법관의 파면·해임 등 중징계 신설이 논의됐지만 실현되지 못한 것은 이 때문이었다. ◆연금 삭감·징계권 분산 등 필요해 개헌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만큼 법조계에선 법원과 국회가 보다 실현 가능한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2016년 대법원이 스스로 제시한 징계 법관에 대한 공무원 연금 및 퇴직수당 삭감이 대안이 될 수 있다. 공직자에게 연금 삭감은 치명적이다. 프랑스 등 일부 국가에서는 법관 징계 수위를 ‘연금이 수령되는 파면’, ‘연금이 수령되지 않는 파면’ 등으로 구분하기도 한다. 이번 설문에서 전체의 77.9%가 ‘정직 6개월 이상 판사의 연금과 퇴직수당을 깎아야 한다’고 응답했다. 법관 징계 강화에 대체로 부정적인 의사를 나타낸 60대와 70대 이상도 이 사안만큼은 각각 76.5%, 67.9%로 찬성 의견이 대다수였다. 이은영 휴먼앤데이터 소장은 “연금 삭감 등 눈에 보이고 구체적인 사안에 대한 긍정 답변이 전체적인 제도 개선 응답률보다 높다는 점이 이번 조사의 특징”이라며 “사법부 독립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대법원장이 사실상 독점하는 징계권한을 분산해야 한다는 지적도 꾸준하다. 지금은 법관 인사권을 쥔 대법원장이 징계위원회 위원장 및 위원 7명을 모두 임명·위촉하고, 불복 절차까지 관여한다. 다른 나라들은 입법·사법·행정부가 징계위원 임명권을 나눠 갖거나 법조계 외부 인사를 무조건 포함하게 하는 방식 등으로 징계위원회를 꾸린다. 강호석 인천시 행정심판위원(변호사)은 “징계위원장을 비롯해 징계위원 과반수가 대법원장 인사권의 영향을 받는 지위에 있는 등 독립성 및 공정성 측면에서 의문이 생기는 구조”라며 “징계위원 구성을 다원화하거나 독립된 징계위원회 설치 등이 방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법원장 등 소수만 가능한 징계 청구권의 확대도 방안으로 거론된다. 프랑스와 영국, 미국 등은 재판 결과에 대한 불만이 아니라면 일반인도 법관에 대한 징계를 제도적으로 청구할 수 있다. 이번 설문에서도 ‘국민이 징계를 청구할 수 있어야 한다’와 ‘법률 전문가 정도는 징계를 청구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응답이 각각 64.5%, 26.7%로 집계됐다. 오정일 경북대 교수(행정학)는 “다른 공무원이었으면 직위해제부터 됐을 범죄도 법관들은 감봉이나 견책만 받는 등 사회의 모범은커녕 실망스러운 모습만 보여왔다”며 “국민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선 법원이 먼저 스스로 바뀌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여론조사는 지난 5일 전국 19세 이상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전화 자동응답(ARS) 조사 방식(유선30%·무선70%)으로 진행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 ◆‘재판거래’ 의혹 피해자 김승하 前 KTX 승무지부장 “법원 이제라도 바뀌어야 신뢰 회복” “법원이 이제라도 제발 바뀌었으면 좋겠어요. 솔직히 더 늦으면 답이 없을 것 같거든요.” 지난달 19일 취재팀과 만난 김승하(42·여·사진)씨는 법원에서 경험한 일을 떠올리며 한숨부터 내쉬었다. “한때는 법원을 철석같이 믿었다”는 그는 2006년 해고됐다가 2018년 복직한 KTX 해고 열차승무원 중 한 명이다. 출산예정일을 며칠 넘겨 만삭의 몸으로 나온 그는 “그때는 너무 순진했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그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재판거래’ 의혹 사건의 당사자다.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특별조사단 조사에서 드러난 법원행정처 비밀 문건에는 그와 동료들이 1·2심에서 승소한 뒤 대법원에서 뒤집힌 사건이 등장한다. 해당 문건에는 “그동안 사법부가 VIP(박근혜 대통령)와 BH(청와대)의 원활한 국정운영을 뒷받침하기 위해 협조해 온 사례”라며 그의 사건을 소개하고 있다. 그때를 떠올렸는지 그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1심 승소 이후 받았던 임금과 법정이자는 1억원 가까운 빚으로 돌아왔다. 판결 보름 뒤쯤 동료 한 명이 세살배기 딸을 남겨둔 채 세상을 등졌다. 시간이 흘러 정권이 바뀌고 종교계 도움을 받아 극적으로 타협해 복직할 수 있었지만 사건의 실체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그는 출산을 앞둔 얼마 전까지 동료들과 진상 규명을 외치며 거리에 나섰다. “사법농단 의혹 판사들이 징계나 법적 처벌 없이 법원을 떠난다는 얘기를 듣고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고 한다. “저도 이제 나이가 마흔이 넘었어요… 이런다고 달라지는 게 별로 없을 것이란 건 누구보다 잘 알죠. 그런데 (대법원 판결 이후) 사람이 죽었잖아요. 가만히 있을 수가 없더라고요. 만약 누군가 잘못이 있다면 최소한 책임은 져야 하는 것 아닐까요?” 그는 출산 이후인 8일 취재팀과의 통화에서 “지금이라도 법원이 반성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막 태어난 아이가 나고 자랄 사회, 그리고 이를 지탱해야 할 법원이 신뢰를 회복했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싫다고 어디 훌쩍 떠날 수도 없는 일이고…. 아이랑 계속 이 사회에서 살아야 되잖아요. ‘최후의 보루’라는 법원이 흔들리면 누구를 믿으라고 할 수 있겠어요.” 그는 법원 스스로 바뀌는 것이 어렵다면 외부의 힘을 받아서라도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에도 그렇고 들려오는 소식이라곤 매번 부정적인 것밖에 없는데 누가 법원을 신뢰할 수 있겠어요. 적어도 대다수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변화가 있었으면 해요. 꼭 좀요.” 법조팀=이창수·송은아·김선영·이창훈·이희진 기자, 도쿄=김청중 특파원 winterock@segye.com

"어린아이 상대 지속적 폭행은 성인과 달리 판단해야"…'정인이 사건' 재판 핵심 쟁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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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개월 된 입양아 정인이를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장모씨에게 검찰이 살인죄를 적용한 것은 폭행의 정도가 사망에 이를 만큼 잔혹했다는 전문가 감정 결과가 결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장씨 혐의가 당초 아동학대치사에서 살인죄로 바뀌면서 정인이의 사망 원인과 장씨의 ‘살해 의도’ 입증이 재판의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살인죄 적용 위해 고의성 입증이 관건 검찰은 13일 오전 서울남부지법 형사13부(신혁재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장씨와 남편 안모씨의 첫 공판에서 장씨에 대해 살인 혐의를 주위적 공소사실로, 기존의 아동학대 치사는 예비적 공소사실로 돌리는 공소장 변경 신청을 재판부에 제출했다. 앞서 지난달 검찰은 아동학대 치사와 아동 유기·방임 등 혐의로 장씨를 재판에 넘긴 후 정인이의 정확한 사망원인 규명을 위해 법의학자들에게 재감정을 요청했다. 법의학자들은 최근 ‘피고인에게 살인의 의도가 있거나 피해자가 사망할 가능성을 인지했을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서울남부지검에 전달했다. 대검 법과학분석과도 장씨에 대한 심리생리 검사와 행동 분석, 임상심리 분석 등을 해 ‘통합심리분석 결과보고서’를 작성했다. 이 자료들을 토대로 검찰은 정인양의 사망 원인을 ‘발로 밟는 등 복부에 가해진 넓고 강한 외력에 따른 췌장 파열 등 복부 손상과 이로 인한 과다출혈’이라고 결론내렸다. 살인의 ‘고의’ 여부에 대해서도 검찰은 “피해자가 사망에 이를지도 모른다는 인식과 이를 용인하는 의사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장씨 측은 “아이를 떨어뜨린 사실은 있지만 강한 둔력을 행사해서 고의적 사망에 이르게 한 것은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검찰은 전문가 재감정을 통해 복부에 ‘넓고 강한 외력’이 가해졌다는 사실은 증명했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경위로 그 충격이 발생했는지는 입증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저항할 힘이 없는 어린아이를 상대로 한 지속적인 폭력은 그 치명성과 일방성을 고려해 성인 폭행과 달리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서혜진 한국여성변호사회 인권이사는 “인형이나 장난감을 던져도 깨지거나 고장 날 걸 아는데, 아이를 그렇게 오랫동안 학대하면서 죽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왜 못하겠는가”라며 “아이가 상당기간 신체적 학대를 당한 사실이 입증된 상황에서는 살인의 고의가 확실하게 드러나지 않더라도 전체 학대기간과 피해자와 가해자의 몸집 차이, 피해자의 연령 등이 종합적으로 검토돼야 한다”고 말했다. ◆과거 유사 사건에서도 살인죄 인정 그동안 아동학대 사망 사건은 대부분 학대치사, 폭행치사 등 ‘치사죄’가 관행적으로 적용됐지만, 사회 관심이 커지면서 살인죄를 인정하는 사례도 점차 늘고 있다. 아동학대 사망에 최초로 살인죄를 인정한 2013년 ‘울산 계모 학대사건’이 대표적이다. 당시 계모 박모씨는 ‘소풍 가고 싶다’는 7세 의붓딸을 마구 때려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으나 1심 재판부는 박씨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하면서 살인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다. 살인 고의성이 입증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7세 아이에게 성인의 손과 발은 흉기나 다름없다”며 형량을 높여 징역 18년을 선고했다. 이 판결은 흉기가 아닌 맨손과 맨발로 때려 숨지게 해도 살인의 고의성을 인정해 아동학대 사망 사건 판결에 큰 획을 그었다. 지난해 9월 천안에서 9세 의붓아들을 7시간 이상 여행용 가방에 가둬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계모 성모씨도 “살인의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당시 경찰은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사건을 송치했으나 검찰은 ‘뜀뛰기’, ‘헤어드라이어 고문’ 등의 추가 범행을 밝혀내 살인죄로 바꿔 기소했다. 73kg인 성씨는 자신의 두 아이와 함께 23kg에 불과한 아이 위에 올라타 뜀을 뛰고, 헤어드라이어로 가방 틈 사이에 뜨거운 바람을 불어넣은 것으로 드러났다. 재판부는 “피해자의 ‘사망’이라는 결과가 발생할 것을 충분히 인식했고, 미필적으로나마 그 결과를 용인했다고 넉넉히 인정된다”며 성씨에게 징역 22년을 선고했다. 김수미·이강진 기자 leolo@segye.com

생후 28일 영아 장애인 만든 학대…'훈육·우발적' 이유로 정상참작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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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부모 학대로 사망한 ‘정인이 사건’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영유아와 어린이 폭행 사망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생후 2주된 아기가 분유를 토했다고 때려 숨지게 한 20대 부모와 2살밖에 안된 딸을 방치한채 이사를 가 사망에 이르게 한 20대 친모가 지난 12일 나란히 구속됐다. 앞서 10일에는 10세 조카에게 ‘물고문’과 매질 등 학대를 가해 숨지게 한 이모 부부에게 구속영장이 발부됐다. 잇따른 아동학대 소식에 철없는 부모를 성토하는 목소리가 높지만, 외부에 알려지지 않은채 끔찍한 학대 끝에 세상을 떠나거나 평생 장애를 겪고,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안고 사는 아이들이 더 많다. 13일 아동권리보장원의 ‘2017∼2019년 아동학대사건 판례집’에 따르면 최근 3년간 각급 법원에서 아동학대와 관련해 선고한 사건은 3000여건에 달한다. 이 가운데 보장원이 아동학대 현주소를 보여주는 사건 156건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갓 태어난 아기부터 사춘기 청소년들에게 주먹과 목검, 야구방망이, 소주병 등을 동원한 구타 뿐 아니라 ‘물고문’, 감금 등 폭력의 수위와 수법은 잔혹하기 이를 데 없었다. 모두 ‘훈육’이라는 목적과 ‘우발적’이라는 동기에서 나왔다. 법원은 이를 정상참작해 감형해주곤 했다. 처참한 아동학대실태는 우리 사회 아동학대인식 수준의 민낯이다. ◆잠 안잔다고 때리고 던지고, 한겨울에 찬물 고문까지 A씨는 지난 2018년 생후 28일 된 아기가 새벽에 잠을 자지 않고 계속 운다는 이유로 주먹으로 머리, 팔, 다리를 수차례 때렸다. 생후 한달도 안된 아기는 친모의 모진 폭행으로 우측 두골 골절 및 경막외 출혈 등의 상해를 입고 결국 인지, 언어, 운동 장애가 생겼다. 대구지법은 “피고인이 아이의 회복을 위해 별다른 노력을 하지 않았으며, 피해아동은 장애를 가진 채 양육시설에서 자랄수 밖에 없게 됐다”며 A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피해아동을 포함한 두 딸을 홀로 키우고 있어 신체적, 정신적으로 매운 힘든 상황에서 우발적으로 한 행위”라며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으로 감형했다. 생후 한달도 안된 아이가 친모의 구타로 평생 장애를 안고 살게 됐고, 다른 자녀 역시 아동학대의 위험에 노출됐음에도 오히려 정상참작 사유로 인정한 것이다. B씨는 남편이 새벽에 출근한 후 생후 8개월인 의붓아이가 깼다가 다시 자지 않고 보챈다는 이유로 90cm 높이에서 안고 있다가 떨어뜨렸다. 당시 바닥에 소음방지매트가 깔려 있긴 했지만, 아이는 급성 외상성 경막밑 출혈과 뇌 손상으로 오른 쪽 팔, 다리가 마비되고 인지 장애 등 영구적인 장애를 갖게 됐다. B씨는 아이를 10cm 높이에서 떨어뜨렸다고 주장했으나, 당시 주치의와 법의학자 분석 결과 훨씬 높은 위치에서 떨어져 강한 충격을 받은 사실이 드러났다. 뿐만 아니라 아이의 온 몸에서 꼬집고 깨물린 상처가 발견됐다. B씨는 6차례 정도 꼬집었다고 했지만, 법의학자는 “피해 아동 몸에 멍이 광범위하고 다양하게 분포, 최소 20차례 이상 외력이 작용한 손상”이라는 소견을 냈다. 대구고법은 B씨가 새벽에 예민해진 상태에서 우발적으로 폭행을 저질렀고, 형사처벌 전력이 없다는 점을 감안했다며 징역 3년을 선고했다. C씨는 동거남의 7세, 5세 두 아이와 함께 살면서 첫째 아이가 집에서 말을 하지 않고 우울해 하고 있다는 이유로 효자손으로 머리와 손바닥 등을 때렸다. 효자손으로 분이 풀리지 않았던 C씨는 벌을 받아야 한다며 한겨울인 12월에 옷을 벗고 욕조에 들어가게 한 후 샤워기로 아이 몸에 찬물을 뿌려댔다. 이듬해 1월에는 자신의 아버지 산소에서 절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두 아이 모두 구타한 후 또다시 벌거벗겨 찬물 고문을 했다. 전주지법은 당시 아이가 법정에 출석해 학대당한 시기와 장소, 방법, 경위 등을 일관되게 진술한다며 B씨의 유죄를 인정, 징역 4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야구방망이, 소주병 휘두르며...훈육이라는 이름의 가혹행위 D씨는 이혼 후 동거녀와 살면서 친딸(15)이 동거녀의 물건을 훔친다는 이유로 학교를 가지 못하게 하고 집에 가뒀다. 외출 할 때는 운동화 끈과 휴대전화 목줄로 딸의 양손과 양발을 묶어 움직이지 못하게 했다. 소리를 지를까봐 스타킹을 입에 물리고 운동화 끈으로 입을 묶기도 했다. 또 버릇을 고치겠다며 주먹으로도 모자라 야구방망이와 효자손으로 얼굴, 머리, 엉덩이 등을 가리지 않고 때려 골절상을 입혔다. 법원 판결문에는 공개되지 않은 ‘위험한 물건’으로 6주간 치료가 필요한 상처를 입히기도 했다. 친아버지의 상습적인 구타에 시달리던 아이는 자해까지 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D씨는 딸이 고등학교에 진학한 3개월간 폭행이 집중됐고, 아이의 일탈행동이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정상참작을 받아 창원지법에서 징역 1년6개월을 선고받았다. E씨는 동거녀의 10세 자녀가 다른 사람의 물건을 훔쳐 훈계한다면서 아이 목에 폭 1.5cm, 길이 약 3m의 쇠사슬을 둘러 침대에 묶어놨다. 아이는 쇠사슬에 묶인채 무려 15시간을 꼼짝없이 혼자 방에 갇혀 있었다. 재판부는 아이가 엄청난 공포 충격을 받아 회복하는데 상당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E씨에게 징역 8개월을 선고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친모와 연락이 끊긴 아이가 보호시설에서 적응하는데 어려움을 겪으며 E씨에게 돌아가길 희망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원심을 파기하고 E씨에게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아내와 떨어져 살던 F씨는 아내가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나자 아이를 데려와 키우면서 폭행하기 시작했다. 한자 시험을 많이 틀렸다는 이유로 9세인 아이가 코피가 날 정도로 뺨을 때렸다. 친구들과 놀다가 늦게 들어온 날에는 아이를 발로 밟고 빈 소주병으로 머리를 내리쳤다. 아이에게 흉기도 집어던졌다. 아이가 13세 되던 해에는 말대꾸하고 심부름을 하지 않는다고 엉덩이에 피멍이 들도록 가죽 혁대로 수십 차례 때렸다. 수원지법은 2017년 F씨의 행위가 훈육을 넘어선 신체적 학대행위에 해당한다고 봤다. 그러나 서울고법은 ‘뺨을 맞고 코피가 잠깐 났지만 밖으로 흘러내리지는 않았다’는 피해자 진술에 따라 “신체의 완전성을 훼손하거나 생리적 기능 장애를 초래하는 상해에 준하는 정도로 보기 힘들다”고 밝혔다. 김수미 기자 leolo@segye.com

재벌도 못 피한 축출이혼… 강자 앞에 무력한 가족법 [특별기획취재 - 가정 못 지키는 가족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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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현대가(家)인 정몽익(59) KCC글라스 회장이 중혼(重婚) 상태인 내연녀에게 수백억원대 자산을 건넨 것으로 확인됐다. 정 회장은 아내 최은정(58)씨와 두번째 이혼 소송 중이다. 정 회장이 내연녀와의 사이에 자식을 두고 이혼을 원치 않는 부인을 상대로 지속적으로 이혼소송을 제기하는 것과 관련, 현행 가족법이 혼인 파탄의 책임이 없는 배우자 보호에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세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정 회장은 2015년부터 최근까지 내연녀 A씨에게 수십억원씩 수차례에 걸쳐 현금 100억원 이상을 증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회장의 모친인 조은주 여사도 2000년대 중반 A씨에게 현금 20억∼30억원 규모를 건넨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증여 사실은 정 회장 부부의 1100억원대 이혼소송 등에서 언급된 적이 없는 내역이다. 이 외에도 A씨는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빌딩, 삼성동의 아파트 등을 보유한 것으로 확인됐다. 강남권 부동산중개업계는 청담동 빌딩에 대해 140억∼150억원 수준, 삼성동 아파트는 15억∼17억원대로 각각 평가했다. 앞서 정상영 명예회장은 2017년 8월 KCC 계열사이던 KAC(코리아오토글라스주식회사, 이후 KCC글라스로 합병) 지분 5만주(0.25%)를 정 회장의 혼외자에게 증여한 사실이 알려진 바 있다. 형인 정몽진 KCC 회장도 2020년 4월 정 회장의 혼외자에게 KCC글라스 지분 17만여주를 증여해 입길에 올랐다. 정 회장의 혼외자는 현재 KCC글라스 지분 19만여주, 약 100억원대를 보유하고 있다. 이런 사실을 종합하면 A씨와 혼외자 가족이 보유한 자산은 수백억원대로 추정된다. 법조계에서는 현금 증여 등의 경우 근거가 있다면 사해행위취소소송을 통해 재산을 원상 복귀시킨 뒤 재산분할의 대상으로 따져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KCC 일가의 A씨, 혼외자에 대한 자산 증여가 본격화한 2015년은 정 회장이 아내 최씨를 상대로 제기한 이혼소송 1심에서 패소하고 항소를 시작한 무렵이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이혼소송의 승패를 불문하고 종국적으로는 재산분할 다툼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염두에 둔 증여일 가능성이 짙다”고 말했다. 또한 법조계 관계자는 “큰 흐름을 보면 정 회장 일가가 A씨에게 여윳돈을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의심된다”며 “재벌가 돈 흐름치고는 독특한 양상”이라고 말했다. 정 회장은 고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의 외조카인 아내 최씨와 1990년 결혼해 1남2녀를 뒀다. 행복했던 것처럼 보이던 결혼생활은 정 회장이 2012년 1월 돌연 가출하면서 파열음이 났고, 이듬해인 2013년 정 회장이 최씨에게 이혼소송을 청구하면서 파탄을 향했다. 정 회장은 이혼소송 항소심에서 △A씨와 2006년부터 교제했고 △2007, 2011년 혼외자 2명을 뒀으며 △2015년 A씨와 결혼식을 올렸다는 사실을 전격 공개하며 “혼인이 사실상 파탄 상태”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최종적으로 대법원은 2016년 혼인 파탄의 책임이 정 회장에게 있다고 판단한 원심 판결에 문제가 없고, 상고인(정 회장)의 상고 주장도 이유가 없다면서 이혼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자 정 회장은 3년 뒤인 2019년 다시 최씨를 상대로 이혼청구소송을 제기했다. “대법원 판례가 곧 변할 것”이라는 게 표면적인 이유였다. 최씨는 그간 “가정을 지키겠다”는 입장을 견지하다가 올해 초 이혼 반소(맞소송)를 냈다. 앞으로 정 회장과 최씨의 이혼소송은 정 회장 등 범현대가의 ‘축출이혼’(잘못이 없는 배우자를 내쫓는 이혼) 여부, A씨 및 혼외자가 축적한 재산의 재산분할 대상 여부 등이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 회장의 재산은 3000억원 이상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와 관련, 취재팀은 정 회장에게 전화와 문자로 사실관계 여부 확인과 해명을 요청했으나 답변을 받지 못했다. 이후 정 회장은 전화기를 꺼놓아 연락이 닿지 않았다. KCC글라스 측은 “회장님의 개인사여서 답변해줄 수 있는 것이 없다”고 밝혔다. ◆정상영 명예회장 빈소에 정몽익 내연녀 참석… 본처는 불참 지난달 30일 정상영 KCC 명예회장이 숙환으로 별세했다. 세상은 ‘현대가(家) 창업 1세대’ 마지막 어른의 치열했던 84년 노정, 산업보국 열정 등을 앞다퉈 평가했다. 작은아버지와 작은할아버지의 마지막 길을 배웅하려는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등 가문 인사들이 일찌감치 빈소를 찾았고 정·재계 유력인사의 발길도 이어졌다. 서울아산병원에서 가장 큰 장례식장 11호실. 취재를 종합하면, 유족과 조문객만 입장이 허락된 2층 빈소 안에선 영화 같은 장면이 이어졌다. 정 명예회장의 아들 삼형제 중 둘째 정몽익(59) KCC글라스 회장(이하 정 회장)의 불륜, 중혼 등으로 얼룩진 가정사 때문이다. 장례 첫날인 1일, 정 회장과 ‘중혼적 사실혼 관계에 있는 배우자’인 A(43)씨가 빈소에 등장했다. A씨는 상복을 입고 있었다. 정 회장 모친과 형 정몽진(61) KCC 회장의 부인이 A씨를 다른 유족에게 소개했다. A씨가 현대가 행사에 참석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정 회장과 2006년부터 교제를 시작한 A씨는 작년 7월 정기선 현대중공업 부사장(정몽준 이사장 장남) 결혼식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당시엔 한복 차림의 가족들과 달리 일상복을 입고 참석했다. A씨는 정몽익 회장과 2015년 양가 부모 등 직계 가족이 참석한 가운데 결혼식을 올렸다. 이날 결혼식 참석을 계기로 가문 전체 차원에서 정식부부로 인정받으려 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그간 현대가 사람들은 정 회장 가정사에 쉬쉬했다. 하지만 빈소에서 마주한 생경한 상황에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20대로 장성한 정 회장의 적자 3남매는 A씨가 유족들에게 소개되는 광경을 묵묵히 지켜봤다고 한 참석자는 전했다. 본처 최모(58)씨는 빈소에 참석하지 않았다. ◆‘현대가(家) 축출이혼’ 사건 “상고를 기각합니다.” 2016년 12월15일, 대법원 2부는 정몽익 회장(당시 사장)이 아내 최씨를 상대로 낸 이혼청구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심리 불속행 기각이었다. 상고 이유나 상고 사유가 적합하지 않아 본안 심리도 필요하지 않다고 대법관 네 명이 의견을 같이 했다. 2013년 5월 시작된 ‘1차 이혼소송’은 그렇게 3년여 만에 끝났다. 그러자 정 회장은 2019년 9월 다시 이혼을 청구하는 ‘2차 소송’을 제기했다. 우리 대법원은 이혼 소송에서 ‘유책주의’를 유지하고 있다. 바람을 피우는 등 결혼생활 파탄에 주된 책임이 있는 배우자는 원칙적으로 이혼청구를 할 수 없다는 원칙이다. 정 회장이 이혼 소송에서 패소한 이유다. 범현대·롯데가 혼맥으로 관심을 끌었던 정 회장과 최씨의 31년 혼인생활은 어떻게 파탄이 났을까. 유일하게 본안을 따진 1차 소송 1·2심 판결문과 취재를 종합하면, 이번 케이스는 범현대가에서 벌어진 ‘축출이혼’(무책배우자를 쫓아내는 이혼)이라는 평가가 가능하다. 책임이 없는 배우자가 지키려 했던 가정이 남편 측의 압박에 파탄에 이르는 과정이 판결문에 담겨 있다. 세계일보가 입수한 판결문에 따르면 최씨는 2012년 5월과 8월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하면서 도합 세 차례 서울아산병원에 실려갔다. 그해 1월 정 회장이 가출한 직후다. 정 회장은 이 사례 등을 이유로 들면서 이듬해인 2013년 이혼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정 회장은 “최씨의 불치의 우울증, 수차례 극단적 선택 시도 등의 사유로 이미 부부로서 애정과 신뢰를 상실했다. 부부관계가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파탄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1·2심 법원은 “우울증 발병 등은 별거 이후에 비로소 발현됐다”면서 “별거 이전에 최씨에게 특별히 정신적 문제가 있다거나 치료를 받은 전력이 없다”고 일축했다. 정 회장은 이 밖에 최씨의 △피고의 독단적이고 폐쇄적인 생활방식, 인격 모독성 발언으로 인한 정신적 학대, 지나친 사치와 쇼핑 중독증 △시댁에 대한 패륜적인 언어폭력, 별거 △13년에 걸친 이혼 요구 △게으르고 편벽된 성격장애 증세 등을 이혼청구 이유로 주장했다. 이에 최씨는 “행복한 가정을 회복할 수 있으리라는 희망을 포기한 적 없다”며 원고 측 주장을 반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씨가 제출한 증거에는 남편의 외도 사실을 모른 채 일상적인 부부처럼 지낸 사실을 확인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재판부는 정 회장의 주장을 입증할 증거, 자료가 없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파탄에 이르렀다 하더라도 그 주된 책임은 일방적으로 별거를 한 원고에 있다. 유책배우자인 원고는 그 파탄을 사유로 이혼을 청구할 수 없다”고 판결했다. ◆정 회장, 항소심에선 파탄주의 주장 1심 패소 이후 정 회장은 항소심 전략을 전면 수정한다. ‘유책 배우자=최씨’란 프레임을 버리고 ‘혼인=파탄상태’임을 주장하는 데 집중했다. 그러면서 법정에서 A씨와의 관계를 전격적으로 공개했다. 자신은 △이미 2006년부터 A씨와 교제를 시작했고 △2007·2011년생 두 아들(혼외자)을 뒀으며 △2012년 1월 최씨와 별거 직후 A씨, 아이들과 동거했고 △2015년 12월 양가 부모가 참석한 가운데 결혼식을 올렸다고 밝힌 것이다. 2심 재판부는 원심과 달리 혼인 상태에 대해 “2012년 원고의 가출 이후 그 실체가 완전히 형해화돼 파탄에 이르렀다”고 인정했다. 그러면서 재판부는 ‘파탄의 책임’에 있어 “일방적으로 별거를 시작하고 성명불상자와 부정행위를 넘어 중혼관계를 유지한 원고의 잘못”이라며 “원고의 청구는 모두 이유 없어 기각한다”고 판결했다. 특히 재판부는 “최씨가 정 회장과 성명불상자의 관계를 비교적 최근에 알게 됐다. 현재에도 최씨의 심적 고통이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최씨는 항소심 법정에서 정 회장의 부정을 처음 알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 회장이 대법원에서 이혼 패소 판결이 확정된 이후 또다시 이혼 소송을 제기하자 최씨는 지난달 정 회장에게 이혼을 청구하는 반소(맞소송)를 냈다. 최씨가 8년 만에 정 회장의 이혼 청구를 수용하기로 마음을 바꾼 이유는 확인되지 않았다. ◆현금 100억대·강남 아파트 주고… 형은 주식 17만여주 증여 정몽익(59) KCC글라스 회장을 포함한 KCC일가가 내연녀 A씨와 그 혼외자에게 건넨 막대한 재산은 정 회장의 이혼소송에서 중대한 법적 쟁점으로 떠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범현대가, A씨에게 증여 집중 21일 재계와 법조계에 따르면 A씨와 그 혼외자가 보유 중인 재산은 수백억원대에 이른다. 우선 순수한 현금만 따지면 정 회장이 100억원 이상, 정 회장의 모친이 약 20억∼30억원의 현금을 증여한 것으로 파악됐다. 여기다 정 회장의 형인 정몽진 KCC 회장은 지난해 4월 ‘기묘한’ 증여를 단행했다. 정몽진 KCC 회장이 KCC글라스 지분 17만여주를 정 회장과 본처 최은정(58)씨 소생의 자녀들이 아닌, 정 회장과 A씨 사이의 혼외자에게 증여한 것이다. 금액은 당시 시가로 50억원에 달하는 주식이었다. 이를 통해 정 회장의 혼외자는 정 회장과 최씨 사이의 다른 자녀들을 제치고 단숨에 대주주로 올라섰다. 정 회장과 A씨 사이의 혼외자가 이런 증여 등을 통해 보유하게 된 KCC글라스 주식은 최근 시가로 100억원에 육박한다. A씨가 현재 소유한 부동산 역시 수백억원대에 달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등기를 열람해 보면 A씨는 2008년 6월 서울 삼성동의 전용면적 152.98㎡ 규모 아파트를 17억3500만원에 구입했다가 2019년 22억8000만원에 매각했다. 2018년 8월에도 같은 아파트 다른 동의 전용면적 59.98㎡ 규모 아파트를 13억5000만원에 매입했다. 이 아파트는 현재 시가로 15억∼17억원 정도로 평가된다. A씨가 이 아파트를 사는 과정에서 등기부에 남긴 주소지가 A씨 소유의 삼성동 아파트가 아니라, 강남구 논현동의 한 최고급 빌라였다는 점이 눈에 띈다. 논현동의 최고급 빌라는 정 회장 소유로, 정 회장이 2015년 8월 37억5000만원에 매입한 것이다. A씨는 2016년 9월에는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토지를 사들여 2018년 4월에 6층 규모의 빌딩을 올렸다. 이 건물에는 현재는 귀금속과 보석류 등을 취급하는 가게 등이 입점해 있다. 부동산 업체 관계자는 “빌딩 시가는 140억∼150억원으로 평가되지만, 부동산 가격 증가세에 따라 건물가격이 계속 오르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재산분할 따른 지배구조 변화 관심 법조계에서는 정 회장이 A씨에게 증여한 100억원은 재산분할 대상이라는 견해가 우세하다. 법무법인 설현의 김도희 변호사는 “남편이 불륜녀에게 현금 등을 증여했을 경우에 이 현금 등에 대해선 예외적으로 본처가 재산 분할 대상으로 삼을 수 있다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례가 있다”고 설명했다. 핵심 쟁점은 A씨가 증여받은 현금으로 빌딩과 아파트 등을 샀을 때, 이 부동산들도 정 회장과 최씨의 이혼소송 와중에 재산분할 대상이 되는지 여부다. 법조계에서는 A씨 소유의 부동산이 실질적으로는 정 회장의 소유일 경우 재산 분할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정 회장이 실질적으로 소유하고 있지만, 명의만 A씨 소유일 때 재산분할 대상이 된다는 얘기다. 다만, ‘명의만 A씨 소유’란 점을 법적으로 입증하기는 쉽지 않다. 앞으로 정 회장과 최씨의 재산분할이 KCC 전체의 지배구조와 상속구도에 영향을 줄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KCC그룹은 창업주 정상영 명예회장의 별세 이후 형제들이 교차로 보유한 계열사 간의 지분 정리가 관건으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표면적으로는 정 명예회장의 세 아들 중 장남인 정몽진씨는 KCC를, 차남인 정몽익씨는 KCC글라스를, 삼남인 정몽열씨는 KCC건설을 이끄는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지분이 서로 교차하고 있다. 정몽익 KCC글라스 회장은 KCC글라스에 대해 20.66%의 지분을 갖고 있어 확실한 1대 주주다. 그러나 장남인 정몽진 KCC 회장도 KCC글라스의 지분 8.56%를, 정몽진 회장이 지배하고 있는 KCC 역시 KCC글라스 지분 3.58%를 보유하고 있다. 정몽열 KCC건설 회장도 KCC글라스의 지분 2.76%를 소유하고 있다. 정 회장의 혼외자도 정몽진 KCC 회장으로부터 증여를 받아 KCC글라스 주식을 상당수 보유하고 있다. 장남 정몽진씨가 회장으로 있는 KCC도 내부 지분이 얽혀 있다. 정몽진 회장은 KCC 주식 18.55%를 갖고 있어 1대 주주지만, 정몽익 KCC글라스 회장도 8.47%, 정몽열 KCC건설 회장도 5.28%의 KCC 지분을 갖고 있다. 삼남 정몽열씨가 회장으로 있는 KCC건설은 KCC가 36. 03%의 지분으로 대주주 지위에 있다. 정몽익 회장 측은 지배구조에 영향을 받지 않기 위해 재산분할 판결을 받더라도 주식을 담보로 맡기고 현금 대출을 받아 최씨에게 현금을 건넬 것으로 재계에서는 전망하고 있다. 이 경우 KCC글라스 주식 가치 평가는 또 다른 법적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KCC글라스 주가가 낮아 정 회장의 주식 총액이 작게 평가될수록, 정 회장은 재산 분할 과정에서 유리해진다. ◆‘현대·롯데家’ 첫 결혼 세간 주목… 한진家와도 혼맥 얽혀 정몽익(59) KCC글라스 회장은 1990년 최은정(58)씨와 결혼했는데 이는 당시 현대가와 롯데가의 첫 결합으로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정 회장의 부친은 이번에 별세한 정상영 KCC그룹 명예회장이다. 정 명예회장은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막냇동생으로 맏형의 각별한 애정을 받았다. 생전에 말투와 외모 등이 정주영 명예회장을 쏙 빼닮아서 ‘리틀 정주영’으로 불렸다. 최씨는 롯데가 일원이다. 모친이 고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의 넷째 여동생 신정숙 여사다. 아버지 최현열 CY그룹 명예회장은 롯데물산, 롯데캐논 등의 대표를 지내며 신격호 회장과 함께 롯데를 일군 창업 1세대다. 신 여사 부부는 2019년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유일하게 고인의 백수(白壽, 99세) 축하자리에 참석했을 만큼 우애가 남달랐다. 참고로 최씨의 언니이자 장녀인 최은영 전 한진해운 회장은 고 조수호 한진해운 회장과 결혼하면서 한진가와도 혼맥을 형성했다. 정 회장과 최씨는 중매 결혼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자산가들의 집을 돌면서 고가 수입품, 골동품 등을 방문 판매하던 사람들이 중간에 다리를 놨다는 것이다. 최씨는 정 회장과 결혼 이후 줄곧 가정주부로 지냈으며 1990년대에 두 딸과 아들 등 3남매를 차례로 낳았다. 정 회장은 내연녀 A씨와의 사이에서 2007년과 2011년 2명의 혼외자를 아내 몰래 얻었다. ◆"이혼 계속 거부 땐 불이익" 엄포 놓은 회장님 ‘축출이혼’ 논란에 휩싸인 정몽익(59) KCC글라스 회장이 아내 최은정(58)씨에게 “이혼을 계속 거부하면 자녀들이 상속분을 받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취지로 경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족법상의 상속 규정조차 무기로 활용하며 이혼을 압박한 것이다. 22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정 회장(당시 KCC 사장) 측은 2016년 대법원이 최씨를 상대로 청구한 이혼청구소송에서 패소 판결하자, ‘사장님이 사모님께 전하고 싶은 메시지’란 취지의 입장을 최씨에게 전달했다. 정 회장 측 메시지의 골자는 ‘정 회장이 새로운 가족(내연녀 A씨와 혼외자들)을 위해 특단의 배려를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최씨가 이혼을 거부하고 계속 버틴다면 새로운 가족을 제대로 보살필 수 없고, 결국 그 같은 상황을 막기 위해 최씨와 3남매에게 ‘특단의 불이익’을 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정 회장 측은 최씨가 A씨 가족을 제대로 보살피지 못하게 하면 상속에서 최씨와 최씨 자녀들에게 불이익을 주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최씨는 물론 최씨 측 자녀들이 상속을 받지 못하는 결과가 될 것”이라는 메시지였다. 정 회장 측은 민법상 ‘유류분’ 청구 절차도 지목하면서 최씨 등이 법정 상속비율대로 상속받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현행 민법은 사망자가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난 유언을 행사해 법정 상속인들의 생계가 위협받을 경우에 대비해 재산의 일정부분에 대해서는 이들 상속인이 상속받을 수 있도록 하는 유류분 제도를 두고 있다. “상속되는 재산에 대해서도 조치를 취해 재산권을 행사하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내용도 담겼다. 이와 함께 정 회장 측은 “대법원 판례변경은 시대의 흐름이고 시간문제”라면서 지금의 상태를 몇 년 더 늦추려다 화를 초래하는 것이 적절하느냐는 취지로 물었다. 대법원은 현재 혼인 파탄의 책임이 있는 배우자의 이혼청구권을 배제하는 ‘유책주의’ 기조를 취하고 있지만 ‘파탄주의’(혼인 파탄 사실만 인정되면 이혼을 허락)에 대해서도 연구 용역을 발주한 상태다. 그러면서도 최씨가 전향적인 태도 변화를 보이면 최선을 다해 돕겠다는 뜻을 밝히는 등 이혼을 집요하고도 노골적으로 종용했다. KCC글라스 관계자는 ‘상속에 불이익을 주겠다’는 협박성 메시지를 보냈는지 여부에 대해 “전혀 확인되지 않는 사안”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정 회장 등 KCC 일가가 A씨 등에게 수백억원대 자산을 부당증여했다는 전날 세계일보의 의혹 제기에 대해서는 “정 회장이 현금을 준 사실은 있지만 그렇게 많지 않다고 한다”면서 “어머니가 준 것도 없다고 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개인사에 관한 내용이고 소송 중인 사안인 만큼 이를 보도하는 것은 문제이고, 이에 대해 정 회장 등이 우려를 표했다”고 밝혔다. ‘축출이혼’ 여부에 대해서도 “그건 비정상적인 사람들에게 적용해야 하는 표현인 것 같다”면서 “구체적으로 밝힐 수 없는 사연이 많아 정 회장도 답답하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생활비 끊고… 사는 집 ‘급매’ 내놓고… ‘협의이혼’ 수용 압박 정몽익(59) KCC글라스 회장은 아내 최은정씨가 “이혼을 원치 않는다”며 맞서자, 최씨가 자녀와 살고 있는 자택을 처분하고 타고 다니던 정 회장 명의 차량을 회수하려 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압박을 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법조계는 정 회장 측의 이 같은 행위가 ‘축출이혼(무책배우자를 고의로 쫓아내는 이혼)의 교과서적인 사례’라고 평가했다. 현행 가족법은 최씨처럼 가정 파탄의 책임이 없고 경제력이 약한 배우자를 보호할 수 있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본처·자녀 사는 집 ‘급매’ 내놓고 차량 회수 시도 22일 세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정 회장은 2013년부터 2017년 사이 최씨와 자녀 3남매가 살고 있는 자택을 ‘급매’로 처분해 달라고 인근 부동산중개업소에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에 위치한 정 회장 명의의 이 아파트는 정 회장이 최씨, 3남매와 20년 이상 거주했던 곳이다. 이혼소송 재판부는 정 회장이 2012년 1월 일방적으로 가출, 별거하기 시작한 것을 혼인 파탄의 여러 이유 가운데 하나라고 판단했다. 정 회장은 가출한 뒤 내연녀 A씨와 거주지를 기존에 최씨와 함께 살던 자택 인근에 마련했다. 이런 정황들을 고려하면 정 회장은 최씨가 ‘협의이혼’을 수용하도록 압박하기 위해 최씨가 살고 있는 자택을 처분하려 한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 상황을 아는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꽤 헐값에 나온 물건이다 보니 금세 구매 의향자가 나타났다”며 “최씨에게 연락했는데 ‘전혀 모르는 사실이고, 집을 내놓은 적도 없다’면서 황급히 매물을 거둔 적이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당연히 안주인(최씨)이 알 거라고 생각해 ‘집을 좀 볼 수 있겠느냐’고 물어봤는데 그분이 몹시 놀라 바로 가게를 방문했던 기억이 난다”면서 “그분은 동네 중개업소마다 확인해서 등록된 매물을 취소하고 다녔다”며 “재벌가 사모님으로 알고 있었는데 ‘별 일이 다 있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자택뿐이 아니다. 정 회장은 최씨와 자녀가 타고다니던 정 회장 명의 차량을 회수하려 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조계와 KCC글라스 안팎에 따르면 이 회사 직원 수명이 5∼6년 전 최씨가 거주하던 집을 찾아가 차량을 가져가겠다고 실랑이를 벌이다가 최씨가 반발하자 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직원들은 최씨에게 차량 열쇠를 요구하다가 거부당하자 견인차량을 부르려 했다고 한다. 직원들은 최씨가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항의하자 돌아갔다. 한 가사 사건 전문 변호사는 “이혼을 압박하는 남편들이 흔히 하는 수법이 아내와 자녀가 사는 집과 차량을 처분하는 것”이라며 “일부 이혼전문 변호사는 이런 ‘테크닉’을 전문적으로 알려주고 돈을 벌기도 한다”고 말했다. ◆본처에 생활비 끊고 내연녀에게 거액 증여 최씨는 1990년 정 회장과 결혼한 이후 줄곧 가정주부로 지냈다. 최씨는 매월 정 회장에게서 생활비를 받아 온 것으로 알려졌다. 최씨의 오랜 지인은 “최씨가 남편이 매월 주는 금액 안에서 생활비를 쓴다고 옛날에 말했다”면서 “집안 일을 봐주는 분, 운전해 주는 분 등 인건비가 가장 크다. 재벌가에서 쓰는 일정 선이 있는데 그 정도 수준”이라고 전했다. 최씨가 사는 동네의 지인도 “최씨가 언젠간 ‘비가 많이 오면 천장에서 물이 샌다. 오래된 아파트여서 종종 수리를 해야 하는데 그러질 못한다’고 말한 적도 있다”고 말했다. 그런데 정 회장은 2012년 1월 집을 나간 뒤 매달 주던 생활비를 끊었다고 한다. 이 지인은 “생활비가 끊긴 이후에는 최씨가 친정엄마의 도움을 받아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최씨는 정 회장이 집을 나간 뒤 세 차례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다. 재판부는 이와 관련, “(최씨의) 우울증 발병과 자살시도는 원고(정 회장)의 일방적인 별거 이후에 비로소 발현된 것”이라며 “별거 이전에는 특별히 정신적 문제가 있다거나 치료를 받은 전력이 없다”고 판단했다. 반면 A씨는 정 회장으로부터 2015년 이후 수차례에 걸쳐 100억원 규모의 현금을 건네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6층짜리 빌딩, 삼성동의 아파트 등도 보유하고 있다. 지금은 정 회장 명의인 제주도의 한 고급 타운하우스에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씨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는 A씨가 이용한 고가의 리조트와 골프장 등의 사진이 올라와 있다. A씨를 잘 아는 한 인사는 “A씨가 메르세데스-벤츠와 벤틀리 승용차, 랜드로버 레인지로버 SUV(스포츠유틸리티차) 등을 고급 차량을 타고 다녔다”고 전했다. ◆유언상속 통해 재산 남기지 않을 수도 정몽익 KCC글라스 회장이 본처인 최은정씨에게 이혼을 강요하기 위해 꺼내든 카드 중 하나는 상속이었다. 실제로 정 회장이 마음만 먹으면 최씨와 자녀들에게 줄 상속 재산을 충분히 축소시킬 수 있다는 게 법조계의 분석이다. 현행 민법상 최씨와 세 자녀들의 법적 상속분은 정 회장 재산의 약 70%다. 민법 제1012조에 따라 최씨와 최씨 소생의 3남매, 정 회장과 내연녀 A씨의 소생인 혼외자 2명을 포함한 5명은 1.5(최씨):1(적자녀1):1(적자녀2):1(적자녀3):1(혼외자1):1(혼외자2)의 비율로 정 회장 재산을 나눠 가질 수 있다. 최씨와 자녀들의 몫은 4.5(최씨+자녀1∼3)/6.5(상속인 전부), 즉 13분의 9가 된다. 하지만 정 회장은 상속 재산을 줄이기 위해 여러 방법을 동원할 수 있다. 법정상속 대신 유언상속을 결정하는 게 먼저다. 정 회장이 사망하기 전 최씨와 자녀들에게 어떠한 재산도 남기지 않겠다는 의사를 표시하면, 자신의 재산 중 65%(17/26)는 최씨와 자녀들에게 상속되지 않는다. 이 같은 ‘보복성 유언’의 가능성을 상정해 법은 유류분제도를 두고 있다. 상속 대상에서 제외된 근친자(상속인)의 생계를 보호하려는 취지이지만, 유류분은 법정 상속분의 절반까지만 인정된다. 재산 자체를 축소시켜 최종 상속분을 줄이는 방법도 있다. 혼외자에게 현금을 주거나 본인 계좌를 대신 쓰게 하는 등 법원에서 입증 가능한 유산을 최대한 줄여 최씨 등이 가져갈 수 있는 상속분을 줄이는 방식이다. 법인을 만들어 ‘재산 줄이기’ 수단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경영컨설팅사의 경우 컨설팅에 대한 시장가치가 애매하다는 점을 이용해 본래 가격보다 높게 거래된 것처럼 꾸미는 수법으로, 부동산 매매사는 개인 명의로 사야 할 부동산을 법인 명의로 구입하는 수법으로 탈법적으로 자금을 이전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혼인 파탄의 책임이 있는 유책배우자들의 상속 재산 축소행위를 차단할 제도적 방법은 없다고 입을 모은다. 김지현 법률사무소의 김지현 변호사는 “주로 재판부가 입증하기 어렵도록 재산을 뒤로 빼돌리는 수법을 쓴다”며 “차후에 재판에서 패소해 빼돌린 재산을 복구해야 할 일이 생기더라도, 평소에 재산을 처분하는 것은 개인의 자유이기 때문에 전적으로 개인의 양심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세무법인 나은의 이원식 세무사도 “업태와는 별개로 법인 이익을 주주 개인적 용도로 사용하거나 주주들에게 우회 증여하는 방식으로 ‘재산 빼돌리기’를 할 수도 있다”며 “다양한 수법으로 법인을 악용해 차후에 법적 문제가 발생할 수는 있지만 사전에 막을 방법은 없는 실정이다”고 지적했다. ◆파탄 책임 없는데 재산분할도 불리… 생활·양육비는 ‘독박’ 의사를 꿈꾸는 남편을 묵묵히 뒷바라지하며 사실상 가장의 역할을 해온 A씨는 지난해 갑자기 날아든 이혼청구 소송 서류에 정신이 아득해졌다. 병원을 개업한 지 얼마 안 된 남편이 “성격이 안 맞아 함께 못 살겠다”며 법원에 이혼청구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남편에겐 이미 오래전부터 사귀어온 여자가 있었다. 남편은 소유 재산들을 차곡차곡 빼돌린 상태였다. 날벼락을 맞은 A씨는 실의에 빠진 채 소송에 대응하고 있다. 우리 가족법은 ‘축출이혼’(유책배우자가 무책배우자를 고의로 쫓아내는 이혼) 위기에 놓인 A씨를 구제하거나 도와줄 수 있을까? 대법원은 혼인 파탄의 책임이 있는 배우자의 이혼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는 판례(유책주의)를 유지하고 있는 만큼 이 판례가 변경되지 않는 한, 남편의 이혼 청구는 기각될 가능성이 높다. 그렇지만 A씨도 남편에게 양육비나 위자료를 요구할 법적 근거도 없다. 별거 상태에 있더라도 법률혼 상태이기 때문이다. 남편이 자녀들 양육비를 건네도록 강제할 법도 없다. 소송이 종료될 때까지는 생활비와 자녀 양육비 등이 모두 A씨 몫으로 남는다. 원치 않는 이혼은 누구에게나 닥쳐올 수 있는 현실이다. 현행 유책주의 관점에서는 이혼 거부라는 강력한 대응책이 있지만 파탄주의가 도입되면 이마저도 사라진다. 축출이혼은 한층 수월해지고 이혼으로 인한 불이익도 없으니 유책배우자는 사실상 면죄부를 받게 되는 것이다. 정몽익(59) KCC글라스 회장이 무책배우자인 최은정(58)씨에게 제기한 이혼소송에서 최종 패소하고도, “시대 흐름상 파탄주의가 도입될 것”이란 취지로 다시 이혼소송을 제기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강자의 부당행위에 법은 속수무책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재산분할은 이혼소송의 핵심 절차이지만 이와 관련된 법원 판례는 일방적으로 이혼소송을 당한 책임 없는 배우자에게 결코 유리하지 않다. 재산분할 기간 산정이 특히 그렇다. 유책배우자의 부정행위로 가정이 파탄 났을 경우, 우리 법원은 파탄 시점 이후라면 유책배우자가 취득한 재산은 재산분할 대상으로 삼지 않는다. 가령 유책배우자가 2020년 말 가정을 버리고 다른 사람과 살림을 차렸더라도 상대인 무책배우자는 2020년까지 형성된 재산에 대해서만 분할을 청구할 수 있다. 2021년부터 벌어들은 수익은 유책배우자 몫이란 뜻이다. 따라서 법률상 혼인관계를 청산하지 못하더라도 일찌감치 배우자를 버리고 ‘딴살림’을 차린 기간이 길면 길수록 유책배우자에게 유리한 실정이다. 우리 민법이 유책배우자의 부정, 부당행위에 취약한 점도 문제로 꼽힌다. 곳곳에 유책배우자가 재산을 빼돌릴 수 있는 구멍이 숭숭 뚫려있다. 최근 유책배우자들 사이에서 ‘핫한’ 수법이 ‘유언대용신탁’이다. 이는 사망자가 금융사에 사후 수익자를 지정하는 계약이다. 자산을 유언대용신탁에 맡긴 뒤 사후 수익자를 정하면 자산의 소유권은 신탁받은 금융기관으로 넘어간다. 거액의 보험상품에 가입한 뒤 내연녀나 혼외자를 보험 수익자로 지정해놓는 수법도 활용된다. 법무법인 SH의 남성태 변호사는 “내연녀와 혼외자에게 아예 현금을 주는 등 법정에서 입증할 수 없는 방식으로 자산을 빼돌릴 수 있지만, 그건 초보적인 수법”이라며 “유언대용신탁이나 보험 등 합법적인 재산 빼돌리기 방법을 동원하면 유류분청구소송 자체가 불가능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억울한 이혼소송을 당한 배우자들이 협의이혼에 응하는 경우도 많다. 이때도 유책배우자는 재산분할 과정에서 상대 배우자에게 가는 몫을 줄이기 위해 민법 조항들을 최대한 활용한다. 법무법인 숭인의 양소영 변호사는 “결혼 역시 민법상 신의성실 원칙이 지켜져야 하는 영역인데도 유책배우자가 이혼청구를 하게 되면 무책배우자는 ‘왜 법은 날 지켜주지 않느냐’는 생각을 가지게 마련”이라고 말했다. ◆섣부른 파탄주의 도입 우려 이처럼 유책배우자들은 각종 편법을 쓸 수 있지만, 남겨진 가족을 보호할 법적 조항은 없는 상황에서 파탄주의 도입은 시기상조라는 지적이다. 해외 주요국의 경우 이혼을 해도 남겨진 가족의 생계 안정을 위해 일정 기간 다른쪽 배우자에게 부양 의무를 부과한다. 이 조항에 기대 육아 등으로 경력이 단절된 가정주부도 직업을 찾거나, 관련 교육을 받는 등 사회에 복귀할 여력을 가지게 된다. 이들 나라는 이혼이 보다 쉽게 결정되는 파탄주의를 채택하면서도 보완조항을 마련하고 있지만, 우리 민법에는 아직 이런 조항이 구비돼 있지 않다. 이혼 위자료 청구 제도도 유명무실해 축출이혼을 사전에 막는 역할을 하기는 어렵다. 현재 법원이 인정하는 위자료의 상한은 5000만원 수준이다. 이는 일반적인 가정을 기준으로 해도 부정을 사전에 억제하거나 남은 가족의 생계를 해결할 수 있다고 보기 어려운 금액이다. 정 회장의 부인 최씨가 법원에 청구한 위자료는 5억원이다. 법조계에서는 최씨가 청구한 위자료도 실제 재판에서는 훨씬 낮은 액수에서 결정될 것으로 전망한다. ◆‘파탄주의’ 도입 여론 떠보는 대법원 대법원은 이혼 사건에서 혼인 파탄에 책임이 있는 배우자의 이혼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이른바 ‘유책주의’를 고수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지만 시대가 변하면서 사실상 혼인관계가 파탄 상태에 이르렀다면 이혼을 허용해야 한다(파탄주의)는 인식도 생겨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대법원도 최근 유책주의 유지와 파탄주의 채택에 관한 사회 인식을 조사하기 위한 연구용역을 발주해 오는 6월 말쯤 결과를 보고받을 예정이다. 법조계에서는 대법원이 이혼 사건 판례를 유책주의에서 파탄주의로 변경하기 위한 사전 정지작업에 나선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 소재 사립대 법학전문대학원 A교수 연구팀은 지난해 10월 대법원이 공고한 ‘이혼원인으로서 유책주의와 파탄주의에 관한 실증적 연구’ 프로젝트를 수주하고 계약을 체결했다. A교수팀은 계약기간이 만료되는 오는 6월20일쯤 연구를 마무리하고 결과를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A교수는 각종 학회나 정책 간담회 등에서 배우자 부양을 제도적으로 보완하는 것을 전제로 파탄주의를 채택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그래서 이번 연구 용역 결과도 파탄주의 도입 쪽에 방점이 찍힐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대법원도 이번 용역을 발주하면서 “유책주의 대법원 판결이 있은 후 5년이 경과했다”며 “이후 우리 사회의 변화와 시민사회 인식을 실증적으로 연구할 필요성이 증대했다”고 연구 배경을 설명했다. 또 연구 제안서에 “유책주의와 파탄주의에 대한 법리적, 법제적 검토에만 머무르지 않고 파탄주의 채택을 전제로 실증적 연구를 진행할 필요성이 있다”고 밝혔다. 다만 A교수가 현행법 체계에서는 무책배우자에게만 가족 부양의 부담이 쏠리게 된다는 한계를 강하게 지적해온 만큼, 파탄주의 도입에 따른 보완책을 완비해야 한다는 견해를 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A교수는 “연구 결과를 정해놓고 진행하지 않는다”며 “유책주의든 파탄주의든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장치를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대법원에서도 파탄주의뿐 아니라 유책주의도 같이 다뤄 달라고 요청했다”며 “실증적 연구를 통해 국민들이 현재 어떻게 생각하는지가 핵심이니 결과를 기다려 달라”고 말했다. 대법원 관계자도 “당장 파탄주의를 채택해 이혼의 자유를 확대하자는 것은 아니다”며 “국민들이 이혼을 어떻게 받아들이는지를 여론조사 등을 통해 확인하려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파탄 배우자에 부양·양육비 지급 강제해야… 약자 보호 시급 ‘바람난 배우자의 이혼 요구는 끝까지 들어주고 싶지 않다. 하지만 현실적 문제들이 닥친다. 피해를 줄이자니 이혼을 할 수밖에 없다.’ 우리 사회에서 무책 배우자가 유책 배우자의 일방적인 이혼 요구를 마주한 뒤 밟게 되는 ‘악순환의 굴레’다. 약자를 보호해야 할 사회적 안전판, 즉 가족법에 이 부분이 ‘입법의 공백’ 상태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혼인 파탄의 책임이 있는 배우자의 이혼 청구를 수용하지 않는 ‘유책주의’ 관점에서는 이혼 거부라는 맞대응이 가능하지만 시간을 끌면 끌수록 재산권 확보 등에서 불리한 형국이 펼쳐진다. 제도적 보호장치 없이 법원의 판결도 파탄주의(사실상 혼인이 파탄났다고 인정되면 이혼을 허락하는 관점)를 받아들이는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무책배우자는 엎친 데 덮친 격이다. 전문가들은 혼인 파탄의 책임이 없는 배우자를 보호하는 방향으로 가족법이 개정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부양·양육 문제 해결이 우선” 24일 법조계, 학계 등에 따르면 파탄주의를 도입한 다른 나라들도 이혼한 본처의 경제적 문제와 자녀 교육·양육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주요 과제였다. 영국의 경우 ‘부양료지급명령’과 ‘재산조정명령’ 제도를 통해 이혼 후에도 생활수준과 자녀의 이익에 손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규정했다. 독일은 ‘잉여공동재산제’를 채택해 재산분할 후에도 직장이나 자산이 없는 배우자에 대한 상대 배우자의 부양 의무를 마련했고, 이혼 후 연금에 대해서도 분할할 수 있도록 제도화했다. 프랑스는 자녀의 복지를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되면 가장 어린 자녀가 일정한 나이에 이를 때까지 무책 배우자에게 혼인주택을 임대하도록 하고 있다. 국내는 최근에서야 ‘이혼 후 부양제도’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부양비 청구권 등을 인정해 재산분할 및 위자료와 별도로 유책 배우자로 하여금 이혼 후에도 일정 기간 생계비를 주도록 강제하자는 제도다.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이동진 교수는 “서구 사회의 모델은 결혼으로 인해 일을 안 하게 되면 이혼 후 다시 취업하기가 어려우니 재취업까지는 버틸 수 있도록 부양비를 주는 개념”이라며 “우리는 아직 논의가 미흡한 초기 단계이고 방식과 기간, 부양비 지급 이행을 어떻게 강제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녀양육비 지급 제도도 손봐야 한다. 법정에서 무책 배우자가 자녀양육비 청구소송에서 승소한들 판결문은 ‘종잇조각’에 불과한 실정이다. 구본창 배드파더스 대표는 “이혼 후 상대방 배우자가 양육비를 주지 않는 사례가 10건 중 8건꼴”이라며 “아직은 양육비를 주지 않더라도 30일 이내에서 구치소에 감치하는 게 고작이고 실제로 감치되는 경우도 찾아보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구 대표는 “이 때문에 유책 배우자가 이혼을 하기 위해 일부러 양육비를 안 주고 괴롭히는 경우도 생긴다”면서 “이는 결국 법적, 제도적인 미비점이 원인인데 시급하게 개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나마 양육비이행법이 개정돼 올해 중순부터는 양육비 지급을 거절하는 악성 채무자에 대해 출국금지·명단공개·형사처벌(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운전면허 정지 등 조치를 할 수 있도록 기반이 마련됐다. 하지만 유책 배우자가 고의로 주소지를 다른 곳에 옮겨놓고 소장을 받지 않으면 감치 판결도 어려운 실정이다. ◆유책에는 합당한 징벌 필요 약자를 중심으로 한 가족보호 대책과 함께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 유책 행위를 억제할 제도적 장치 마련이다. 일찌감치 혼인에 파탄주의 관점을 도입한 서구 국가들도 관련 법에 ‘가혹조항’을 두는 등 축출이혼의 시도를 막고 있다. 가혹조항은 배우자가 이혼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해서 경제적으로나 정신적으로 고통을 줘 가혹한 결과를 초래했다고 판단될 경우, 법원은 이 조항에 따라 이혼을 불허할 수 있다. 파탄주의를 허용한다고 해서 유책 배우자에 대한 법적, 정서적 면죄부를 주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긋는 것이다. 유명무실한 위자료 제도에 대한 지적도 높다. 위자료가 유책 배우자에게 징벌이 되지도 않고 그렇다고 피해자에게 실질적인 도움도 안 된다는 취지다. 우리 민법 제806조는 무책 배우자가 입은 정신적 피해를 구제하기 위한 손해배상청구권을 인정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법원에서 결정되는 위자료는 3000만∼5000만원 수준이다. 자산 상황을 전혀 반영하지 않는 정액 개념의 붕어빵 판결이다. 이혼청구 소송에서 유책 여부를 전혀 고려하지 않는 미국의 경우 유책 배우자의 경제력에 따라 위자료를 책정한다. 상황에 따라서는 막대한 위자료를 감수해야 한다. 무분별한 축출이혼을 예방하는 안전판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법이 금지한 중혼(重婚)이 제약 없이 이뤄지는 점도 문제다. 일찍부터 파탄주의를 채택한 나라조차도 중혼에 대한 처벌 규정을 두고 있다. 대표적으로 프랑스가 1975년 간통죄를 폐지하면서 중혼죄에 대해 구금 1년 및 벌금 4만5000유로 등 처벌조항을 마련한 바 있다. 물론 우리 민법도 ‘배우자가 있는 자는 다시 혼인하지 못한다’(제810조)는 조항이 있다. 가족관계등록 공무원이 혼인신고를 수리할 때 기존 혼인신고가 남아있는 경우 중복 신고가 불가능하다. 하지만 이런 행정처리의 불편함을 제외하면 중혼에 따른 부담은 거의 없는 실정이다. 한 이혼 전문 변호사는 “‘이혼시장’이란 관점에서 보면, 남겨진 아내와 자녀들은 경제력이 약하기 때문에 이들의 주장을 대변할 법률적 목소리가 크지 않다”며 “사회적으로 우월한 지위에 있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한 파탄주의 도입 목소리에 힘이 실리는 편”이라고 전했다. ◆이혼소송 판례 갱신 손놓은 가정법원들 이혼과 상속, 재산분할 등 가사사건을 다루는 가정법원들이 이혼소송 관련 주요 판결을 소개하지 않아 국민들의 알권리를 제한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세계일보가 전국 8개 가정법원 홈페이지의 ‘우리 법원 주요 판결’을 분석한 결과 최신 판례를 제공하고 있는 곳은 부산가정법원 1곳으로 나타났다. 부산가정법원은 이달 18일 최신 판결문을 업데이트해 게시했다. 반면 광주가정법원은 2019년, 서울가정법원과 대전가정법원은 각각 2018년 판결문을 공개한 뒤로 손을 놓고 있다. 수원가정법원과 울산가정법원 2곳은 홈페이지에 올린 판결문이 1건도 없었다. 울산가정법원과 수원가정법원은 각각 2018년 3월과 2019년 3월 개원했다. 이에 비해 대법원은 법원조직법 등에 따라 조사심의관실과 재판연구관실에서 공보할 판례를 선별하고 ‘판례공보’를 통해 국민들에게 알린다. 판례공보에 오른 판결문은 ‘법원 홈페이지 관리·운영지침’ 제9조에 따라 대법원 홈페이지에도 게시된다. 하지만 하급법원인 가정법원은 판결문을 언제, 어떻게 정해 공보할지에 대한 내부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법원 홈페이지 관리·운영지침 별표1’을 보면, 주요 판결 공개에 관한 담당부서는 ‘각급 법원’이라고 정해둔 것이 전부다. 한 가정법원 관계자는 “국민들의 알권리 확대 차원에서 2006년부터 각 법원 홈페이지 ‘우리 법원 주요 판결’ 메뉴를 통해 판결문을 공개한다”면서 “다만 통일된 업무 가이드라인이 있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보통은 월초에 공보판사가 홈페이지에 게시할 판결문을 정하고 이를 업데이트하는 식으로 업무가 진행된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대법원 관계자는 “법원홍보업무에관한내규에 판례공보 관련 원론적인 규정은 있는데 각급 법원 업무까지 구체화된 것은 아니다”면서 “각 법원 사정에 따라 판결문 공보 업무에 다소 편차가 있다”고 설명했다. 가사 판결문은 민사, 형사 사건에 비해 사생활 보호 측면이 강한 점도 가정법원이 판결문 공개에 소극적인 이유다. 이에 대해 한 이혼사건 변호사는 “최근 하급심에서 가사사건 판결 흐름이 변하고 있는 만큼 주요 판결은 개인정보를 익명으로 처리하는 방식으로 판결 정보를 신속히 공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특별기획취재팀=조현일·박현준·김청윤 기자 conan@segye.com

집안일은 여성 몫 아니라면서 현실은… 79% “여자가 하는 일” [심층기획 - 코로나 시대 '가사노동'의 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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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속상한 게 뭔지 알아? 의사 선생님이 밥은 밥통이 해 주고 빨래는 세탁기가 해주는데, 왜 아픈 거냐고 되레 묻잖아. 내가 요즘 별 게 다 속상해. 이상해.” 영화 82년생 김지영의 주인공 지영은 가사로 인한 우울증으로 병원을 다녀온 이야기를 남편에게 조심스레 털어놓는다. 쓰레기를 버리고 아이를 돌보는 게 자신의 인생 전부가 되어버린 김지영의 하루. 집안일을 하다 보면 아파트 창밖으로 노을이 지고 남편이 퇴근한다. 자신의 삶이 가사가 되어버린 지영은 삶을 되찾기 위해 고군분투하지만 경력단절과 육아 및 가사 스트레스로 끝내 그녀는 자신의 꿈을 포기한다. 가사로 인한 부부의 스트레스는 비단 영화 속 이야기가 아니다. 중견 출판사에서 근무하는 김소정씨는 최근 재택근무를 하며 남편과 가사분담에 대해 다시 이야기를 나눴다. 함께 집에서 근무하지만 여전히 남편의 가사 참여가 부족해서다. 김씨는 재택근무를 하면서 남편이 집에 있는 시간이 더 늘어났지만 여전히 대부분의 집안일을 혼자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재택근무로 출퇴근 시간과 약속 시간 등이 줄어든 만큼 남편도 적극적으로 가사 생활에 참여해야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코로나시대 더 많은 시간을 집에서 보내면서 새삼 가사 노동의 중요성이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가사 노동’은 하찮은 일이고 여성의 몫이라는 오래된 인식을 새롭게 바꿀 기회다. ◆코로나19로 늘어난 가사 “이제 가사노동은 공평하게” “재택근무 전에는 아내가 이렇게 집안일을 많이 하는지 몰랐어요.” 대기업 과장 3년차인 이모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재택근무에 들어가면서 최근 아내의 가사 노동을 새롭게 생각하고 있다. 그는 “지금까지 집안일은 밖에서 나가 일하는 근무보다 상대적으로 쉽다고 생각했는데 밥하고 설거지하는 것만 해도 큰 노동인 것 같다”며 “앞으로 가사에 적극 동참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결혼 2년차인 김모씨는 최근 아내와 가사를 두고 크게 다퉜다. 함께 재택근무를 하다 아내가 출퇴근을 시작하면서 김씨에게 가사가 몰렸기 때문이다. 김씨는 “설거지와 쓰레기 분리수거 정도를 했는데 이제는 저녁식사까지 챙기라는 아내의 이야기에 크게 화가 났다”고 말했다. 실제 5일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한 ‘가사 노동’ 인식조사 결과 예전에 비해서는 ‘가사 노동’의 가치를 높게 평가하고, 가사 노동을 여성의 몫으로만 바라보지 않는 시선이 강해진 것으로 나타났지만, 여전히 여성이 느끼는 가사 노동의 부담감은 높은 것으로 조사돼 남성의 가사 참여가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우선 남성보다는 여성의 ‘가사 노동’ 분담 비중이 높은 한국 사회의 현실을 확인해볼 수 있다. 평소 가정 내 가사 노동의 분담 비중을 살펴본 결과, 남성은 자신의 가사 노동 비중(42.7%)보다는 부모와 배우자 등 타인의 가사 노동 비중(57.3%)을 높게 평가한 반면 여성은 스스로의 가사 노동 비중이 더 높다(본인 비중 62.7%, 타인 비중 37.3%)고 바라보고 있었다. 기본적으로 가정 내 가사 노동의 분담 비중은 ‘성별에 관계 없이’ 공평하게(31.5%) 또는 시간적 여유가 있는 사람이(52.2%) 부담해야 한다는 인식이 강하고, 대부분의 사람들(93.5%)이 이제는 더 이상 가사 노동은 여성의 몫이 아니라는 데 공감하고는 있지만, 아직도 사회 전체적으로는 여성이 짊어진 가사 노동의 짐이 훨씬 많은 것이 현실이다. 전체 응답자의 79.4%는 우리 사회는 여전히 가사 노동을 여성이 하는 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는 지적을 하기도 했다. ◆가사노동 부담된다 아내는 50% VS 남편은 20% 재택근무 중인 중견기업 박모 부장은 “당연히 집안일은 아내를 중심으로 하는 것”이라며 “집안일은 여성이 중심”이라고 말한다. 그는 “당연히 과거에 비해 남편의 가사는 중요하지만 남편은 가끔 도와주는 정도가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박 부장의 사례처럼 최근 들어 남성들의 가사 참여가 높아지면서 심리적 부담은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가사의 여성 부담은 높다. 가사 노동 참여자 중에서 가사 노동이 부담스럽게 느껴진다고 말하는 응답자는 지난해 44.2%에서 올해 35.4로 줄어들었다. 다만 여성이 느끼는 가사 노동의 심리적 부담감(부담되는 편 50.9%, 부담되지 않는 편 48.3%)은 남성(부담되는 편 19.7%, 부담되지 않는 편 77.8%)보다 훨씬 높은 수준으로, 가사 노동 참여도가 더 높은 여성의 경우에는 여전히 말 못할 고충과 부담이 큰 것으로 보인다. 결혼 30년차 중년부부인 정모씨는 여전히 가사를 하찮은 일로 보는 남편 때문에 최근 크게 싸웠다. “최소한 주말만이라도 설거지를 해줄 수 없느냐”고 남편에게 이야기한 게 화근이었다. 정씨는 “맞벌이는 아니지만 오랜 시간 가사를 책임지며 큰 일을 했다고 생각한다”며 “하지만 남편은 집에 있는 게 무슨 큰 일이냐며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고 토로했다. 사회가 변했다곤 하지만 개개인의 인식과는 달리 여전히 한국 사회는 ‘가사 노동’의 가치를 제대로 인정하지 않는 것 같다는 지적이 많다. 조사자 전체 83.5%가 우리 사회는 가사 노동을 ‘노동’으로 보지 않는 경향이 있다고 바라보고 있었다. 특히 이러한 비판은 여성의 93.2%가, 남성의 73.8%가 응답해 남녀의 인식 차이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가사 노동을 노동으로 대하지 않는 것 같다는 의견이 지난해 83.8%에서 올해 83.5%라는 점에서, 가사 노동에 대한 사회적 인식 변화가 하루아침에 일어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대다수가 공감하는 것처럼 가사 노동은 아무리 해도 잘 티가 나지 않는 활동이다. 자연스럽게 가사 노동의 ‘경제적 가치’가 제대로 평가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거셀 수밖에 없었다. 김덕호 한국기술교육대학교 교양학부 교수는 “맞벌이 부부라고 하더라도 아내는 남편보다 여전히 더 많은 시간을 가정을 유지하고 아이를 돌보는 데 사용하고 있다”며 “현실적 해결책으로 남편과 아내가 가사노동을 공평하게 분배하고 자녀들이 자발적으로 자신이 할 수 있는 가사노동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전지원 서울대 국제이주와포용사회센터 연구원은 “가사노동의 가치 평가는 여성들의 지위 향상뿐 아니라 해당 분야의 공공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서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건호 기자 scoop3126@segye.com

사전투표한 시민들 "부동산 실망" vs "솔직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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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일부터 3일까지 4·7 재·보궐선거가 시작됐다. 사전투표 민심은 본 선거 예측의 가늠자가 될 수 있다. /이새롬 기자"둘 다 싫지만 투표는 주어진 권리이자 의무"[더팩트ㅣ여의도동=박숙현·연남동=문혜현 기자] "파란만장했잖아요. 약간 굴곡도 많았고 여러 이슈들이 생겼고... 그게 결과로 나오게 되겠죠." "선택하기 어려웠어요. 누구를 찍어야 할지 모르겠어요. 차악을 찍어야 한다는 분위기에요. 어느 쪽이든 (투표) 의지는 보여줘야겠다고 생각했죠." 2일 오전 6시부터 서울과 부산 지역 21개 선거구 722개 투표소에서 4·7 재·보궐선거 사전투표가 시작됐다. 전날(1일)부터 여론조사 공표가 금지돼 오는 7일까지 "깜깜이 선거운동"이 시작되는 가운데 사전투표 민심은 본 선거의 가늠자가 될 수 있다. 투표를 마친 이들은 후보 판단 기준으로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실정 등 정권심판론, 견제론, 인물 도덕성 등을 꼽았다. 거대 양당 후보에 실망한 다수의 시민들은 "차악이라도 뽑자"는 심정으로 투표장에 나왔다. LH사태가 촉발한 부동산 이슈는 확실히 유권자들의 투표 판단 기준 중 하나였던 것으로 보인다. /박숙현 기자점심시간이 조금 지난 오후 2시께 여의도동 사전투표장을 찾는 시민의 발길이 이어졌다. 정장을 입고 온 시민들도 이따금 보였다. 인터뷰에 응한 시민 다수는 정부와 여당에 대해 아쉬움을 숨기지 않았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 사태가 촉발한 부동산 문제에 대한 불만이 컸다.서초구 주민인 김 모(40대 중반·여성) 씨는 "전에는 안 뽑았던 사람을 놓고 고민했다. 아무래도 현 정치권 대책에 대해 만족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어 그 영향이 큰 것 같다. 부동산 대책도 그렇다. 지금 정권과 맞는 사람을 뽑자니 내 집이 망하게 생겼다. 사실 저는 집값 오르길 바라는 사람이 아니다"며 "1가구 1주택인데 세금을 너무 많이 내야 하는 상황이다. 1가구 1주택자와 장기 보유 가구에는 그런(세금 완화) 게 적용돼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그런 게 전혀 없이 무조건 서울 시내 9억 이하 기준으로 (조세 정책)하는 게 가장 불만이다"라고 했다.50대 여성도 "이번 정부에서 여러 가지 복잡한 게 많다. 부동산 같은 경우도 그래서"라며 "후보 믿고 찍었다"고 말했다.선거운동 내내 여권이 강하게 제기해온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의 "내곡동 땅" 의혹도 부동산 이슈를 이기지 못하는 듯했다. 김 씨는 "사실 제 남편도 처가 재산 모르지 않는다. 이야기 안 해도 다 안다. 제가 봐도 오 후보는 거짓말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왜 그걸 거짓말이라고 인정하지 않고 사과를 안 하는지 모르겠다. 다만 서울시장 되는 데 있어 자격에는 크게 상관없다고 생각한다. 본인의 양심 문제"라고 지적했다.그는 이어 "최소 제게는 내곡동이 (선거) 당락하고는 연결되지 않는다"라고도 했다. 그는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 지지자였다. 김 씨는 "솔직히 박 후보를 좋아한다. 팬이다. 얼마 전에도 우연히 지나가다 악수할 기회가 있었다. LH만 터지지 않았어도 굉장히 좋은 위치에서 잘 풀렸을 텐데 유권자로서 안타까운 부분"이라고 아쉬워했다.후보의 도덕성을 민감하게 받아들인 이도 있었다. 사전투표장 근처에 거주하는 A(59세·남성) 씨는 "저는 이번 선거가 정권 심판이냐, 서울 시정에 대한 반성이냐의 구도로 봤다"며 "이번 보궐 선거가 박원순 시장 스캔들이 있어서 사실 민주당을 별로 지지하고 싶지는 않았다. 투표하지 않거나 기대감 상실 상황이었는데 막상 선거를 앞두다 보니 대체 세력으로 나와 있는 분을 파악했을 때 서울시장을 맡기기엔 부도덕하거나 정직하지 못했다"고 했다.그는 "가장 큰 건 내곡동 땅 문제였다고 본다. 솔직히 자기 처가 땅 측량하는 데 입회하는 거 별로 문제 될 것 없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그걸 저렇게까지 할 수밖에 없는 특별한 사정이 있지 않았나. 솔직한 입장을 취했으면 맞는데 오히려 간 적도 없고 알지도 못한다고 하니 신뢰 부분에서 그 사람을 판단하는 데 문제가 있겠다는 마음이 들었다"고 오 후보를 비판했다.정권심판론 분위기도 강했다. 투표를 마치고 나온 조 모(40·남성) 씨는 "오 후보가 무상급식 때문에 서울시장직 걸고 개표도 못했던 불상사가 있었지만, 지금 집권여당이 과반수 이상 차지해서 법안 통과할 때도 너무 견제가 되지 않는다. 정치라는 건 견제돼야 할 것 같은데 견제가 전혀 안 된다"며 "(내년)지방선거 하면서 어쨌든 모든 행정처리는 서울시장 주관하에 진행될 것이기 때문에 고민했던 것 중 하나는 견제가 가능한 당을 뽑는 것이었다"며 "이제 잘하리라 믿고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이번 서울시장 선거에는 총 12명의 후보가 출마했지만, 거대 양당이 단일 후보를 만들면서 유권자들에게는 사실상 양자 대결로 인식된다. 그 가운데서도 제3후보를 택한 이도 보였다. 투표장을 나온 20대 여성은 "일단 1, 2번은 아니다. 양쪽에 권력이 쏠려 있어서 그런 걸 보여줘야 할 것 같아 다른 데 뽑았다"고 했다. 유권자들은 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차분하게 소중한 한 표를 행사했다. /문혜현 기자각종 여론조사를 살펴보면 20·30세대는 과거와 달리 이번 선거에서 야권 진영에 힘을 실어주는 분위기다. 다만 지지가 결과로 나타나려면 투표장에 나와야 한다. 대학가 근처에 있는 마포구 연남동 사전투표에서도 오후 내내 사람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았다. 점심시간대라 주로 근처 직장인, 대학생을 포함해 20대로 보이는 젊은 층이 많이 찾았다.30대 여성 B 씨는 "직장이 여기라서 온 건데, 회사 사람들은 사전투표하자고 해서 거의 다 왔다. 밥 먹을 때도 사전투표 언제 하자고 해서 온 거다. 다들 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연남동 투표장에서도 정권심판 목소리가 나왔다. 한 30대 남성은 "이번 정권이 남 탓만 하는 일관된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에 자기들이 잘못하고 있다는 걸 알려줘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또 다른 30대 남성도 "부동산 정책이나 인사들을 봤다. 정부 정책이 (투표에) 영향을 많이 끼쳤다"고 말했다.거대 양당 후보 사이에서 확신하지 못하고 고민 끝에 한 표를 행사한 이들도 적지 않았다. B 씨는 "다 비슷하고 더 나은 게 없다는 생각이 든다. 더 잘하려고 하기보다 본인과 정당 입장, 표를 위해 이야기한다는 느낌을 너무 많이 받았다"며 "그래서 사실 선택하기 어려웠다. 누구를 찍어야 할지 모르겠다. 차악을 찍어야 한다는 분위기다. (그래도)어느 쪽이든 (투표) 의지는 보여줘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20대 여성은 "(사람들) 70%가 둘 다 싫다고 생각할 거다. 오 후보는 독불장군 같고, 박 후보는 믿음직스럽지 못하다"고 했다. 또 다른 30대 여성도 "현 정부의 부동산 실책과 LH사태로 실망을 너무 많이 했다. 그렇다고 야당이 신뢰가 갈 만큼 대안을 내놓지도 못하고 있다. 투표장에 나서고 싶지 않을 만큼 양 진영에 실망을 많이 했지만, 투표는 내게 주어진 권리이자 의무고, 더 나은 세상을 위한 작은 시작이라는 마음에 신중하게 투표를 하고 왔다"고 했다.정치권에 실망해 아예 무관심층으로 빠진 이들도 있었다. 투표소 앞을 지나친 한 30대 남성은 "20대에 투표권이 생긴 뒤로 민주당을 찍어왔지만 이번 LH사태와 부동산 상승을 보며 투표할 마음이 사라졌다. 그렇다고 오 후보를 뽑기는 싫어서 투표할 생각이 없다. 원래는 기권이라도 찍겠지만 그것조차 싫어졌다"고 말했다. 투표소 앞 카페에서 일하는 20대 남성도 "(두 후보) 딱히 잘한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선거에는 크게 관심 없다"고 했다.한편 사전투표 첫날인 이날 최종 투표율은 9.14%로, 서울은 9.65%, 부산은 8.63%를 기록했다.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진행된 사전투표 결과, 전국 1216만1624명 유권자 중 111만2167명이 투표에 참여했다. 지역별로는 서울시장 선거에 81만3218명이 참여해 전국 평균보다 높은 9.65%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부산시장 선거는 25만3323명이 투표해 투표율은 8.63%였다.이번 재보궐선거 사전투표는 3일까지 이어진다. 투표시간은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unon89@tf.co.krmoone@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