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전문가 자문위원 줄줄이 사임…“승인 결정 동의 못 해”
제약사 바이오젠, 임상시험 두건 진행했지만 약효 입증 못해
FDA, 자문위원 반대에도 승인…‘약효 확인 후속 연구’ 조건부
‘효능 없다’ 지적‧연간 5만6천달러 비용도 논란 부추기는 중


미 FDA의 승인을 받은 알츠하이머병 신약. AP=연합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18년 만에 승인한 알츠하이머병 신약에 대한 효능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FDA의 외부전문가인 자문위원들이 잇따라 사임하는 등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다.

해당 신약은 적지 않은 전문가들이 효능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고, 외부전문가 그룹인 PCNS 자문위가 반대한 바 있다. 그럼에도 FDA는 신약을 승인해 논란을 야기했다.

1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보도에 따르면 FDA 자문위원이자 저명한 하버드 의학전문대학원 교수인 에런 케셀하임은 FDA의 알츠하이머 신약 승인에 반발해 자문위원을 사임했다.

또 다른 자문위원인 신경과 전문의 데이비드 노프먼, 조엘 펄머터 박사도 사임했다는 내용이 워싱턴포스트(WP)와 CNN, 의료전문지 STAT뉴스 등의 보도로 알려지기도 했다.

앞서 FDA는 미국 바이오젠·일본 에자이가 개발한 알츠하이머 치료제 ‘아두카누맙’(Aducanumab)을 승인했다. 이 제품은 ‘애듀헬름’(Aduhelm)이란 이름으로 판매될 예정이다. 

미국 제약사 바이오젠과 일본의 에자이가 공동 개발한 이 신약은 병의 근본적인 원인에 대응하기 위한 약물로는 처음으로 승인받은 것으로 평가됐다.

FDA는 애듀헬름이 단백질 ‘베타 아밀로이드’를 제거하는 효과가 있다는 점에서 승인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알츠하이머는 뇌에 단백질 아밀로이드가 비정상적으로 응집해 퇴적층(플라크) 형태로 쌓이면 나타나는 신경독성으로 인해 발병한다. 하지만 다른 여러 복잡한 요인이 작용한단 점에서, 아밀로이드 플라크를 제거한다고 알츠하이머가 치료되는지는 불투명하다.

하지만 적지 않은 전문가들이 효능에 의문을 제기했다. 특히 FDA는 외부 전문가 그룹인 PCNS 자문위의 반대에도 이를 승인해 논란을 야기했다.

이 약물이 승인되는 과정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제약사 바이오젠은 당초 이 약의 임상시험 두 건을 진행했지만, 약효를 보이지 못하자 2019년 시험을 중단했다. 그러나 불과 몇 달 뒤 추가 데이터 검토를 통해 약효가 확인됐다고 입장을 바꿨다는 게 미국 언론의 설명이다.

FDA 자문위원들은 주사 요법인 이 신약의 승인을 지지할 충분한 증거가 없다고 판단해 FDA에 승인을 권고하지 않기로 작년 11월 결론 내렸다.

당시 자문위는 이 신약이 환자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주장에 반대했고, 또 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관한 의문들에도 불확실하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FDA는 바이오젠 데이터를 토대로 승인했다. 다만 논란을 의식한 듯 바이오젠 측에 약효 확인을 위한 후속 연구를 진행하도록 하는 요건을 부과했다.

애듀헬름을 사용하는 환자들은 연간 5만6000달러(한화 약 6200만원)를 부담해야 한다는 점도 논란을 부추기고 있다.

승인 찬성론자는 필요성이 절박하다는 입장이지만, 반대론자는 신약이 환자를 돕지 못하면서도 바이오젠에 수십억 달러를 벌어다 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FDA의 애듀헬름 승인은 가속승인 형태로 이뤄졌다. 이에 따라 추가 임상에서 효능을 입증하지 못하면 퇴출 가능하다.

이승구 온라인 뉴스 기자 lee_owl@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