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나스타시야 파블류첸코바가 11일 프랑스 파리 스타드 롤랑가로스에서 열린 2021 프랑스오픈 여자 단식 4강전에서 타마라 지단세크을 상대로 강타를 때리고 있다. 파리=AP연합뉴스

‘테니스 여제’ 세리나 윌리엄스의 노쇠화 이후 세계 여자테니스는 그야말로 ‘춘추전국시대’다. 압도적 강자가 나타나지 않으며 매번 메이저대회마다 우승자의 얼굴이 바뀌곤 하는 것. 심지어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선수가 최후의 승자로 올라서곤 한다.

2021 프랑스오픈도 예상치 못했던 우승자를 맞이하는 대회가 됐다. 우승후보들의 탈락이 계속되며 결국 세계랭킹 10위권 바깥 선수들만의 4강전이 구성됐다. 심지어 네명 모두 메이저 4강 첫 진출이다.

이중 아나스타시야 파블류첸코바(30·러시아·32위)와 바르보라 크레이치코바(26·체코·33위)가 생애 첫 메이저 우승을 놓고 다투게 됐다.

파블류첸코바는 11일 프랑스 파리 스타드 롤랑가로스에서 열린 대회 12일째 여자 단식 4강전에서 타마라 지단세크(24··슬로베니아·85위)를 2-0(7-5 6-3)으로 제압했다. 1세트 게임스코어 5-5까지 맞서다가 연달아 두 게임을 따내 기선을 제압했고, 2세트 시작 후 2-0으로 달아나며 승기를 잡았다.

이로써 생애 첫 메이저 결승에 나서게 됐다. 2011년 13위가 개인 최고 랭킹인 파블류첸코바는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 단식에서 12차례 우승했고, 세계 랭킹 10위 이내 선수를 상대로 37승이나 거뒀다. 세계 랭킹 10위 안에 들지 못한 선수의 "톱10" 상대 최다승 기록 보유자가 파블류첸코바다. 다만, 메이저 4강 이상 성적은 이번이 처음으로 마침내 꿈에 그리던 결승 무대까지 올라섰다.


바르보라 크레이치코바가 11일 프랑스 파리 스타드 롤랑가로스에서 열린 2021 프랑스오픈 여자 단식 4강전에서 마리아 사카리에게 샷을 날리고 있다. 파리=AP연합뉴스

이어 열린 경기에서는 크레이치코바가 마리아 사카리(26·그리스·18위)를 3시간 18분 접전 끝에 2-1(7-5 4-6 9-7)로 물리치고 결승에 진출했다.

이날 3세트 막판 매치 포인트 상황에서 사카리의 포핸드 샷이 길어 그대로 승리가 확정되는 듯했으나 체어 엄파이어가 선심의 판정을 번복해 경기가 계속되는 해프닝을 이겨내고 생애 첫 메이저 결승에 올랐다. 그는 아직 윔블던과 US오픈에서는 본선조차 뛴 경험이 없고, 2018년과 2020년 프랑스오픈, 2020년과 2021년 호주오픈 본선에만 출전해 5번째 메이저 도전 만에 ‘대박’을 만들었다. 

크레이치코바는 카테리나 시니아코바(체코)와 함께 여자 복식 4강에도 올라 있어 2000년 마리 피에르스(프랑스) 이후 21년 만에 이 대회 여자 단·복식 석권에 도전한다.

파블류첸코바와 크레이치코바의 결승전은 한국 시각으로 12일 밤 10시에 시작한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