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4표차…英, '노 딜' 브렉시트 간신히 피했다

이데일리

[뉴욕=이데일리 이준기 특파원] 불과 4표 차였다.

영국이 아무런 합의 없이 유럽연합(EU)과 헤어지는 이른바 ‘노 딜"(no deal) 브렉시트를 간신히 모면했다.

13일(현지시간) 영국 하원이 의사당에서 ‘노 딜" 브렉시트 반대를 골자로 한 정부 결의안 및 의원 수정안에 대한 표결을 실시한 결과, 찬성 312표, 반대 308표로 집계, 불과 4표차로 가결됐다. 이 수정안은 “하원이 어떤 경우에도 영국이 탈퇴협정 및 ‘미래관계 정치선언" 없이 EU를 떠나는 것을 거부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번 결의안 및 수정안은 법적 구속력을 가지지 않는다. 하지만 국민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의회의 결정인 만큼 영국 행정부는 이를 무시할 수 없다.

따라서 이제 하원은 내일(14일) 브렉시트 연기 방안을 놓고 다시 표결에 돌입한다. 현재로선 가결될 가능성이 크다. 만약 연기안이 부결되고, 브렉시트 데드라인인 29일까지 정부 합의안이 다시 의회의 문턱을 넘지 못할 경우 노딜 브렉시트가 자동적으로 현실화할 수밖에 없는 탓이다.

예상대로 연기안이 가결되고, 27개 EU 회원국들로부터 승인을 받게 되면 영국은 시간을 벌 수 있다. 오는 21~22일 EU 정상회의에서 관련 논의가 진행될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고 브렉시트 연기가 능사도 아니다. 당장 얼마나 EU 탈퇴 시기를 늦출 것인지 불분명하다. 앞서 테리사 메이(사진) 총리는 5월 말 실시되는 유럽의회 선거를 고려하면, 6월 말까지만 연장이 가능하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영국 보수당 평의원 모임 ‘1922 위원회" 의장인 그레이엄 브래디는 “브렉시트가 무기한(endless) 연기될 수도 있다”면서 “브렉시트 연기는 영국 내 기업들의 불확실성을 더욱 심화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EU와의 추가 협상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태인 점도 부담이다. 장클로드 융커 EU집행위원장은 “세 번째 협상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영국 정치권에선 조기총선 가능성도 대두된다. BBC방송은 “메이 총리가 궁지에 몰렸다. 집권당 내부에서도 조기총선 얘기가 오가고 있다. 또 의원들이 메이 총리의 사임을 요구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가디언도 “메이 총리의 퇴출 가능성이 예고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제1야당 노동당의 제러미 코빈 대표은 “메이 총리의 합의안은 이미 명백히 죽은 것이다. 메이 총리는 단지 시간을 끌고 있다”면서 “조기총선을 개최해야 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제2국민투표 가능성도 다시 솔솔 나오고 있다. 메이 총리가 스스로 물러날 수 있다거나 EU에 잔류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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