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회장 딸 잡아들인 미국…美·中 관계 다시 얼어붙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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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경민 기자] 멍완저우(孟晩舟·46) 화웨이 부회장이 캐나다에서 체포되면서 미국과 중국의 관계가 다시 얼어붙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무역 전쟁으로 껄끄러웠던 두 나라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만남 속에 90일간의 ‘휴전"에 나선 상태다. 그렇지만 중국 유력 기업 창업자의 딸이 미국의 요청 속에 체포되면서 두 나라 관계에도 다시 먹구름이 낄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세계 최대 통신장비 업체인 화웨이 창업자 런정페이(任正非·74)의 딸이자 이 회사 최고재무책임자(CFO)인 멍 부회장은 이날 캐나다의 한 공항에서 미국 정부의 요청으로 현지 경찰에 체포됐다. 이번 체포는 미국 측의 범죄인인도요청으로 이뤄졌으며, 멍 CFO는 미국의 이란 제재 위반 혐의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체포에 대해 미국 내 반응은 긍정적이다. 미국 의회가 지난 2012년부터 중국 정부가 스파이 활동에 화웨이 장비를 이용했다는 주장의 보고서를 내놓는 등 중국산 통신장비가 미국의 국가 보안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걱정이 컸던 상황이기 때문이다. 미국 정부는 국가 안보를 이유로 화웨이, ZTE 등 중국 통신 장비 업체들의 미국 진출을 막고 있다. 공화당 소속인 벤 새스(네브래스카) 상원의원은 이번 조치를 높이 평가하며 캐나다 당국에 고맙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크리스 쿤스(델라웨어) 상원의원도 “중국 통신업체들은 미국 국가 안보에 잠재적인 위험으로 표현된다”며 “우리는 우리의 안보를 위협하고 불법적인 시도들을 막기 위한 포괄적인 계획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중국 당국은 거세게 항의하며 강경 대응에 나섰다. 이날 캐나다 주재 중국 대사관은 홈페이지에 “캐나다 경찰 당국은 미국 측의 요구에 따라 미국과 캐나다 법을 전혀 위반하지 않은 중국 공민을 체포했다”며 “심각한 인권침해 행위로 이에 중국은 강력한 반대와 항의를 표한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은 두 나라 관계가 회복되기가 쉽지 않음을 보여준다. 일각에서는 무역전쟁 휴전의 진정성이 의심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실제로 90일간의 휴전 직후 미국은 무역협상 대표를 강경파인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무역대표부(USTR) 대표로 교체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글에서 자신을 ‘관세맨(Tariff Man)이다”라며 중국을 압박했다. 미국 캘리포니아 채프먼대학의 지아웬산 교수는 “이번 체포는 중국을 겨냥한 트럼프 행정부의 광범위한 지정학적 전략의 일부”라면서 “미·중 무역 대화의 큰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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