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화웨이 5G 야망을 꺾어라"…똘똘 뭉친 美동맹국

이데일리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미국과 유럽 등 서방 국가들이 ‘중국 화웨이의 5세대 이동통신(5G) 야망을 꺾기 위해" 똘똘 뭉치는 모양새다. 화웨이가 에릭슨·노키아 등 기존 강자를 제치고 지난해 세계 최대 통신장비 업체로 등극한 이후 견제는 더욱 심해지고 있다.

미국을 필두로 최근 영국, 호주, 뉴질랜드가 최근 국가안보 우려로 화웨이 5G 장비 사용을 금지한데 이어, 캐나다는 5일(현지시간) 런정페이 화웨이 회장의 딸인 멍완저우 글로벌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체포했다. 대(對)이란 제재 위반 혐의로 추정된다. 미국과 영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는 정보 수집·공유와 관련해 ‘다섯 개의 눈(Five Eyes)"이라는 동맹을 맺고 있다.

◇美·加, 화웨이 회장 딸 체포…對이란 제재 위반 혐의

이언 맥러드 캐나다 법무부 대변인은 이날 “멍 CFO가 지난 1일 벤쿠버에서 체포됐다. 곧 미국으로 인도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멍 CFO가 판사에게 보도 금지를 요청해 추가적인 세부 내용은 공개할 수 없다. 보석 심리일은 오는 7일”이라고 전했다.

캐나다 법무부에 따르면 멍 CFO에 대한 체포는 미국 측의 범죄인 인도요청으로 진행됐다. 정확한 체포 원인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그가 이란 제재를 위반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전날에도 월스트리트저널이 미국 법무부가 화웨이의 대이란 제재 위반 여부를 조사중이라고 보도했다.

화웨이는 성명을 통해 “회사는 멍 부회장의 혐의와 관련된 정보를 거의 제공받지 못했다”면서 “화웨이는 유엔, 미국, 유럽연합(EU)의 대이란 수출 통제 및 제재 관련 법규를 모두 지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캐나다 주재 중국 대사관도 성명을 내고 즉시 석방을 촉구했다. 대사관은 “캐나다 경찰이 미국의 요구에 따라 미국과 캐나다 법을 위반하지도 않은 중국 공민을 체포했다. 심각한 인권침해 행위로 중국은 강력한 반대와 항의를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중국은 양국에 즉각 잘못을 시정하고, 멍 CFO의 인신 자유를 회복해 줄 것을 요구했다”면서 “사태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모든 필요한 조치를 통해 중국 공민의 합법적인 권익을 단호하게 수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체포 사태는 그간 화웨이를 겨냥한 서방 국가들의 견제 움직임과는 달리, 훨씬 심각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멍 CFO가 화웨이 회장의 딸인데다, 미중 무역전쟁이 휴전 합의 후 실무 협상을 앞두고 있는 시점이어서다.

사브리나 멍 또는 캐시 멍으로도 알려진 멍 CFO는 화웨이 이사회 부의장도 맡고 있다. 대학 졸업 후 지난 1993년 화웨이에 입사한 뒤 재무 분야에서 꾸준히 경영수업을 쌓았다. CFO에 오른 뒤 그는 런 회장의 뒤를 이을 후계자로 낙점됐다는 평을 받았다.

CNN은 “미국이 5G 모바일 네트워크 분야에서 글로벌 리더가 되겠다는 화웨이의 꿈에 또 한 번 타격을 입혔다”고 진단했다.

◇영국·호주·뉴질랜드, 화웨이 장비 ‘아웃"

화웨이는 이번 체포 사태 외에도 최근 악재가 끊이질 않았다. 미국 주도로 화웨이 장비 불매 운동이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어서다. 전날에는 파이낸셜타임스가 호주, 뉴질랜드에 이어 영국도 화웨이의 5G 장비 사용을 금지했다고 보도했다. 영국 주요 통신업체인 브리티시텔레콤(BT)은 화웨이를 5G 네트워크 사업에서 제외하는 것은 물론, 3G, 4G에서 사용됐던 화웨이 장비도 교체하기로 했다.

앞서 호주와 뉴질랜드 정부도 5G 상용화 과정에서 화웨이 장비 사용을 금지시켰다. 모두 국가 안보를 이유로 내세웠다. 여기엔 미국의 입김이 크게 작용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달 미국 정부가 ‘이례적으로" 주요 동맹국들을 상대로 화웨이 장비를 쓰지 않도록 설득에 나섰다고 보도한바 있다.

미국은 지난 2012년부터 화웨이를 ‘국가 안보위협"으로 분류하고 자국 내 화웨이 통신장비 거래 및 사용을 금지했다. 미국은 화웨이의 5G 제품이 세계 각지로 보급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화웨이가 자사 제품을 사용한 통신장비를 활용, 미국이나 동맹국들의 기밀을 훔치거나 통신체계를 교란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미국의 화웨이 견제는 2020년 5G 기술 상용화를 앞두고 중국과 주도권 경쟁을 하고 있는 것도 무관치 않다. 무역전쟁과 더불어 궁극적으로 중국의 ‘기술 굴기"를 꺾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앞서 미국 정부는 또다른 중국 통신장비 업체 ZTE(중싱통신)에 대해서도 대북 및 대이란 제재 위반을 이유로 미국 기업과의 거래를 막은바 있다. ZTE는 1조원 이상의 벌금을 물고 나서야 미국과 거래를 재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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