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마크롱 "유류세 인상 없던 일로"…노란조끼 "너무 늦었다"

이데일리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정부가 5일(현지시간) 유류세 인상을 원점으로 되돌리기로 했다. 전날까지만 해도 6개월 늦춰 시행하겠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국민 반발이 잦아들긴 커녕 더욱 거세지자 하루 만에 백기 투항한 것이다.

프랑스 대통령실인 엘리제궁은 이날 밤 늦게 성명을 내고 마크롱 대통령과 에두아르 필리프 총리가 2019년 예산안에서 탄소세 인상 방침을 없애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유류세 인상을 아예 철회하겠다는 얘기다. 엘리제궁은 또 “앞으로 수주 또는 수개월에 걸쳐 진행될 국민·의회와의 논의에서 환경변화 도전에 맞선 해결 방안을 도출해내야 한다. 국민들의 소비 여력을 보존하면서 대응 자금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 찾아내야 한다”고 설명했다.

프랑수아 드 뤼지 환경부 장관도 이날 BFM TV에 출연해 “마크롱 대통령이 2019년 유류세 인상을 폐기하기로 했다”며 정부 방침을 재확인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전국적으로 일어난 ‘노란조끼" 저항 운동이 마크롱 대통령을 18개월 만에 최대 정치 위기로 몰아넣었다. 끝내 엘리제궁이 물러서도록 만들었다”고 전했다.

당초 유류세 인상에 반대해 시작된 노란조끼 운동 측은 승리를 자축하면서도 “너무 늦었다”는 반응이다. 이젠 다른 정책들까지 바꿔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부유세 폐지도 철회하라는 요구가 대표적이다. 마크로 대통령은 다른 정책들에 대해선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그는 이날 내각 장관 회의에서 “18개월 동안 해왔던 모든 것을 되돌리진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에 노란조끼 운동 측은 오는 8일 또 다시 시위를 예고했다. 엘리제궁은 폭력사태 재발을 우려하며 시위대에 진정을 촉구했다. 수도 파리 시위의 경우 지난 2주 연속 폭력 사태로 번졌다. 샹젤리제 주변 상점이 약탈당하고 차량이 불에 탔다. 개선문도 훼손됐다. 또 전국적으로 그간의 시위 과정에서 총 4명이 숨지고 수백명이 부상을 입었다.

정부는 유류세 철회 요구를 받아들이고 대화를 제안한 만큼, 폭력 시위에는 강경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앞서 마크롱 대통령은 “어떤 이유에서든 폭력은 결코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한바 있다. 파리의 경우 재차 대규모 경찰 병력을 투입해 진압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다시 한 번 무력 충돌이 우려되는 대목이다.

노란조끼 운동은 지난달 17일 유류세 인상에 반대해 시작됐다. 시위 참가자들이 공사장 등지에서 입는 야광조끼를 착용하면서 노란조끼 운동이란 이름이 붙었다. 특정 정치 세력이나 단체가 주도하지 않고,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국민들이 자발적으로 시작한 ‘풀뿌리" 저항운동이라는 점이 특징이다.

첫 시위엔 전국 각지에서 약 30만명이 참가했다. 이후 매주 주말마다 전국적인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전체 참여 인원은 줄어들고 있지만 폭력 시위로 격화되는 양상이다. 외신들은 1968년 5월 ‘파리 학생 폭동" 이후 50년 만의 최대 규모 저항 운동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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