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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림이 25일 스웨덴 스톡홀름 에릭슨 글로브에서 열린 2021 ISU 피겨스케이팅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점프를 하고 있다. 스톡홀름=EPA연합뉴스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스케이팅 세계선수권대회는 올림픽과 함께 양대 산맥을 이루는 종목 최대 이벤트다. 함께 나서는 세계적 선수들의 존재감에 처음 나서는 선수들이라면 누구라도 중압감을 느낄 무대다. 2021 세계선수권대회가 지난 23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개막한 가운데 한국 피겨의 주력인 여자 싱글에는 김예림(18·수리고)과 이해인(16·세화여고)이 나섰다. 두 선수 모두 좋은 경기력을 여러 대회에서 증명해왔지만 우려도 있었다. 김예림은 이번이 첫 세계선수권 도전이고, 이해인은 심지어 이번이 시니어 데뷔무대였기 때문이다. 심지어 한국 여자 싱글의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출전티켓 획득 여부가 이들에게 걸려있었다. 과연 두 선수가 이런 중압감을 이겨내고 자신의 첫 세계선수권에서 제 실력을 발휘할지 지켜봐야만 했다.

김예림과 이해인이 우려를 딛고 깔끔한 연기로 제 실력을 발휘해냈다. 24일 스웨덴 스톡홀름 에릭슨 글로브에서 열린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실수 없는 ‘클린’ 연기를 펼치며 5위와 8위의 좋은 성적을 낸 것. 프란츠 리스트의 ‘사랑의 꿈’에 맞춰 연기를 펼친 김예림은 자신의 세계선수권 첫 번째 연기에서 침착하고 담대하게 기술들을 은반에 풀어내 기술점수(TES) 40.07점, 예술점수(PCS) 33.56점 등 총점 73.63점을 받았다. 2018년 9월 기록한 자신의 ISU 공인 최고점을 4.18점 경신한 점수다.

김예림은 2020년 종합선수권대회를 통해 그해 세계선수권 출전자격을 따냈지만 코로나19 여파로 대회가 취소되며 아쉬움을 삼킨 바 있다. 1년의 기다림 끝에 나선 이번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지난 시즌보다 훌쩍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며 자신을 지켜본 피겨스케이팅 팬들을 기쁘게 했다.

이해인이 25일 스웨덴 스톡홀름 에릭슨 글로브에서 열린 2021 ISU 피겨스케이팅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연기를 펼치고 있다. 스톡홀름=TASS연합뉴스

이보다 앞서 경기에 나선 이해인도 마찬가지로 깔끔한 연기를 펼쳐 기술점수(TES) 37.29점, 예술점수(PCS) 31.29점을 받았다. 프란츠 슈베르트의 가곡 "‘베마리아’에 맞춰 연기를 풀어낸 그는 첫 번째 점프인 트리플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에서 어텐션(에지 사용주의) 판정을 받으면서 수행점수 1.26점이 깎이는 불안한 출발을 했지만, 이내 안정감을 찾았다. 결국, 실수 없이 자신의 시니어 데뷔무대를 끝마쳤다.

이들의 선전으로 베이징올림픽 출전권 획득에 청신호가 켜졌다. 이번 대회에는 올림픽 여자 싱글 출전권 30장 중 24장이 걸려있다. 출전한 두 선수 순위를 합친 숫자가 13 이하면 베이징 동계올림픽 쿼터 3장을 얻고, 14∼28 이하면 2장을 확보한다. 현재 김예림과 이해인의 순위 합계가 딱 13이다. 27일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프리스케이팅에서 큰 실수만 하지 않는다면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 이어 베이징 올림픽에서도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에 두 명 이상의 선수를 출전시킬 수 있다. 만약 현재의 순위를 지켜낼 수 있다면 심지어 3장의 티켓 획득도 가능하다.

기대도 해볼 만하다. 코로나19로 다수의 국제 대회가 취소된 가운데 어렵게 치러진 이번 대회는 실전 경험 부족으로 세계적 선수들이 실수를 연발하는 등 이변이 속출 중이다. 이날도 안나 셰르바코바(17·러시아)가 81.00점으로 1위, 키히라 리카(19·일본)가 79.08점으로 2위를 차지하는 등 우승후보들이 좋은 모습을 보였지만 또 다른 우승후보인 알렉산드라 트루소바(17·러시아·64.82점)는 12위, 미야하라 사토코(23·일본·59.99점)는 16위에 그쳤다. 프리스케이팅에서도 이변은 얼마든 나올 수 있다. 바꿔 말하면 이는 김예림과 이해인에게도 기회다. 쇼트프로그램에서 보여준 담대함을 또 한번 풀어낼 수 있다면 3장 티켓 획득도 불가능하지 않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