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 금융수장들, 무역마찰·신흥국 자금유출 우려.. 국제공조 강화

이데일리

[발리(인도네시아)=이데일리 이진철 기자] 주요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들이 글로벌 무역마찰 등 세계경제 하방 위험에 국제공조로 대응해 나가기로 했다. 최근 경제 펀더멘탈이 취약한 신흥국을 중심으로 급격한 자본유출이 발생하는 것에 대해선 우려를 표시했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1~12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에 참석해 세계 경제의 위험요인 대응 등 주요 의제를 논의하고 정책방안을 제언했다.

이번 회의에는 주요 20개국 및 초청국의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들과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 주요 국제기구 수장이 참석했다. 이들은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 무역마찰 등 세계 경제의 하방 위험을 점검하고, 성장 전망에 대해 논의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는 무역 마찰, 선진국 통화정책 정상화 및 신흥국 자본유출 등을 세계경제 주요 위험요인으로 언급했다. 특히 최근 주요국간 관세장벽 확대 등 무역마찰이 가시화됨에 따라 세계경제 성장이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IMF는 세계경제 전망(World Economic Outlook)을 지난 7월 3.9%에서 이달 3.7%로 하향 조정한 바 있다.

라가르드 총재는 자유롭고 공정하며 상호 이익이 되는 무역체계를 구축하는 한편, 소통에 기반한 정책공조를 강화해 나갈 것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 회원국들은 최근 세계 경제에 대한 IMF의 진단에 대체로 동의하면서 무역마찰은 정책 불확실성을 확대시켜 국제 투자·무역 및 성장 잠재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규범에 기반한 무역 시스템 구축, 세계무역기구(WTO) 개혁 등과 더불어 G20 차원의 국제공조를 확대해 나갈 것에 의견을 같이했다. 아울러 금융시장 불안이 심화되지 않도록 통화정책 정상화는 소통에 기반해 점진적으로 추진해 나가야 한다는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김동연 부총리는 다소 시간이 걸리고 고통스러운 과정이라도 ‘증상 치유"가 아닌 근본적 관점에서 위험요인을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경제 성장능력 높이기 △성장 건전성 제고 △성장의 균형 3가지를 제시했다.

김 부총리는 “세계 경제의 잠재성장이 둔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단기적 경기부양책은 오히려 경제의 취약성을 심화시킬 수 있다”면서 “구조개혁을 통한 성장 잠재력 확충, 혁신과 규제완화를 통한 생산성 제고, 인적자원 투자 확대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과도한 부채에 의존한 성장은 작은 충격에도 취약하다”면서 “주요국의 통화정책 정상화가 진행됨에 따라 그 위험이 더욱 커질 가능성이 있어 각 국이 정부·민간 부채의 안정적 관리와 금융기관의 건전성 규제 유지를 위하여 노력할 것”을 제언했다.

그는 “글로벌 밸류체인으로 복잡하게 연결된 오늘날에는 통상마찰 등의 부작용이 과거보다 크고 광범위할 것”이라며 “대외적으로 국가간 통상 갈등이 원만하고 질서있게 조율되도록 상호 협력하고, 대내적으로는 경제의 포용성을 높여 성장의 과실을 공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번 회의에서 회원국들은 최근 경제 펀더멘탈이 취약한 신흥국을 중심으로 급격한 자본유출이 발생하는 등 하방위험이 가시화하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시했다. 이에 따라 위기예방과 대응을 위해 보다 견조한 국제금융체제를 구축해 나갈 필요가 있다는데 공감했다.

회원국들은 국제금융체제에 관한 개혁 권고안을 담은 저명인사 그룹(EPG) 보고서를 환영하며, 향후 G20 내의 추가적 논의 및 합의를 바탕으로 개혁안을 검토·이행해 나가기로 했다. 또한 글로벌 금융안전망(GFSN, Global Financial Safety Net)의 중심으로서 IMF가 충분한 대출 재원을 보유할 수 있도록, 제15차 쿼타 일반검토를 내년 4월 기한 내 완료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밖에도 저소득국 부채 지속가능성을 제고하기 위해 채권국과 채무국이 공동으로 노력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회원국들은 민간자본의 인프라 투자 활성화를 위해 지난 3월 장관회의에서 마련된 로드맵의 이행과제별 추진상황을 점검하고 향후 계획도 논의했다.

또한 ‘아프리카 협약" 이니셔티브의 진전상황을 점검했다. 아프리카 협약은 2017년 의장국인 독일의 우선과제로 아프리카 지역에 대한 민간 인프라 투자 활성화를 위해 마련됐으며, 협약 참여국별 규제개선, 구조개혁, 금융지원 등 정책 가이드라인 제시하고 있다.

국제금융공사(IFC)와 아프리카 개발은행(AfDB)이 동 협약에 참여중인 11개 아프리카 국가들의 인프라 투자환경 개선조치를 점검하고 시장반응을 모니터링한 결과, 기업 투자환경이 개선되고 협약참여국에 대한 외국인 직접투자가 증가하는 등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이번 회의는 오는 11월30일부터 12월1일까지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릴 예정인 G20 정상회의 준비를 위해 개최되는 마지막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다. 이에 앞서 11월29일에는 각국 재무장관들이 업무만찬을 가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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