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리스트 징계 0명에 뿔난 연극인 "文 대통령도 나서야"

이데일리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의 블랙리스트 관련자에 대한 ‘징계 0명" 처분 결정에 연극계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도종환 문체부 장관을 사퇴시키고 직접 문체부 내 블랙리스트 관여 공무원에 대한 조치를 취할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연극인을 중심으로 600여 명의 문화예술인이 참여하고 있는 ‘블랙리스트 타파와 공공성 회복을 위한 연극인회의"(이하 블랙타파)는 14일 공연예술인노동조합과 2차 성명을 발표하고 블랙리스트 관련자에 대한 문체부의 처분 결정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들은 성명을 통해 “스스로에게 솜사탕을 만들어 때리는 시늉을 하는 도종환 장관과 문체부 관료들에게 모욕과 분노를 느낀다”며 △도종환 장관은 검열과 블랙리스트 셀프 면책에 책임을 지고 사퇴할 것 △문재인 대통령은 문체부 내 적폐청산을 조직적으로 방해하는 공무원들을 척결할 것을 요구했다.

문체부는 전날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진상조사 및 제도개선위원회(이하 진상조사위)가 발표한 책임규명 권고안을 법률적 검토를 거쳐 7명에 대해 검찰에 수사의뢰를 하고 12명에 대해서만 징계 처분 대신 감사 처분인 ‘주의"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진상조사위가 발표한 책임규명 권고안은 수사의뢰 권고 26명, 징계 권고 105명 등 총 131명이었다.

블랙타파는 “어제 문체부가 발표한 ‘책임규명권고안 이행계획"은 문체부가 더 이상 블랙리스트 사태 해결의 주체가 아닐 뿐만 아니라 이를 옹호하는 집단임을 선언하는 자리였다”고 말했다. 이어 “어제의 발표는 앞으로 아무 것도 변하지 않겠다는 선언이며 도종환 장관은 촛불의 정의가 아닌 적폐세력의 장관임을 공개적으로 천명했다”고 성토했다.

이들은 진상조사위의 책임규명 권고안에 대해 “신중한 법률 검토를 통해 지금 주어진 제도 내에서 해야 할 최소한의 책임 규명안이었다”고 강조했다. 또한 “문체부는 이를 묵살하고 ‘법률적 검토"라는 자의적 절차를 만들어 ‘징계 0명" 이행계획안을 발표했다”며 “부동산 대책 발표로 온 국민의 눈과 귀가 쏠려 있는 때에 시행된 기습 발표였다”고 꼬집었다.

문체부는 징계 대신 주의 조치를 내린 이유에 대해 퇴직자 및 기처분자를 제외하고 내린 결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사무관급 이하 공무원에게는 “상급자의 지시에 따라야 했던 점을 고려해 징계 처분은 하지 않되 관련 없무에서 배재했다”고 설명했다.

블랙타파는 “문체부 공무원들은 시켜서 어쩔 수 없이 한 것이 아니라 조직을 믿고 따랐던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정권은 바뀌었지만 관료들은 그 자리를 그대로 지키고 앉아 국가의 세금으로 녹을 먹으면서 자신들의 범죄에 면죄부를 만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황성운 문체부 대변인은 이번 문체부의 블랙리스트 관련자 처분 결정에 대해 “진상조사위는 순수 자문기구로 운영했기 때문에 조사 결과 또한 자문의견”이라며 “최종적인 결정은 자문의견을 바탕으로 문체부에서 결정해야 하기 때문에 법률적 검토를 거쳐 최종 결론을 내린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황 대변인은 “블랙리스트 피해를 받은 예술계나 블랙리스트 진상조사 위원들의 입장에서는 수사의뢰 및 징계 처분 대상자가 적다는 의견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문체부로서는 고심 끝에 내린 결정임을 이해해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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